고등학생 1200여 명이 학교 내 장애학생의 교육기본권과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성명을 28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협동조합 무의와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학교 교사연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지를 표명했다. 이번 성명서는 울산 현대청운고, 대구 경북예고, 전주 상산고 등 8개 사립고교 소속 학생들이 결성한 연합동아리 ‘모.이.자.’의 주도로 작성됐다. ‘모두의 이동이 자유로운 학교를 위하여’라는 뜻의 ‘모.이.자.’는 학교 내 장애학생 교육기본권 보장을 위해 지난 5월 22일 결성됐다. ‘모.이.자.’ 소속 학생 1203명은 성명서에서 “학교 내 이동권과 교육기본권 보장을 위해 경사로·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을 설치해달라”고 교육감에게 요구했다. 이번 성명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교육 기회균등 보장을 위해 집단적 의사전달에 나선 첫 사례다. 학생들은 사립고교의 편의시설, 특수교육대상자 지원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특수학급을 설치한 사립고는 전체 111곳 중 10곳으로 9%에 그쳤다. 올해 특수학급 설치 예정인 학교도 4곳에 불과했다. 반면 국공립고교의 경우 특수학급 설치 비율이 84%에 달했다. 이는 총 1616개의 국공립고교 중 1113개교가 특수학급을 설치했다는 의미다. 서명에 참여한 5개의 특목고·자사고 모두 ‘장애인등 편의법’ 상 5층 이상 건물에 설치돼야 할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상산고, 경북예술고에는 별도의 장애학생 선발 전형조차 부재했다. 사립고교 진학을 희망했으나 학교에 편의시설이 없어 지원을 포기한 유지민 서울 대안학교 거꾸로캠퍼스 재학생은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장애학생의 기본권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애학생은 고교 진학 시 거주지와 가까운 학교 3개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