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7년만에 100억 매출, ‘카레클린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② <끝>

◇대중을 유혹하는 기술… ‘마케팅에 스토리를 입혀라’   -원래 기업에서 제조만큼이나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할애하잖아요. 그런데 샘플 제작으로 비용 대부분을 썼어요. 탁: 마케팅, 홍보도 처절하게 했습니다.(웃음) 무조건 돈이 적게 들면서도 우리 브랜드를 잘 알릴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했죠. 그게 바로 ‘블로그’와 ‘스토리’였습니다. 정: 오준이의 역할이 컸죠. 안 대표가 자동차 관련 ‘파워 블로거’였거든요. 오준이의 블로그를 통해 카레클린트를 많이 홍보했어요. 안: 물론 제 덕도 약간은 있지만, 중요한 건 남들과 다른 ‘스토리’인 것 같아요. 탁: 사실 마음만 먹으면 돈 적게 들이고 마케팅할 수 있어요. 포털이나 신문 TV에 광고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제품 홍보에 더 적합한 환경일지도 모르죠. 블로그, SNS 등등 홍보 채널이 무궁무진해요. 문제는 콘텐츠예요. 아무리 자주 노출돼도 내용이 별로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게 성가셔요. 예를 들어 우리가 페이스북 이용할 때 타임라인에 온갖 광고 페이지가 뜨잖아요. 그런데 이것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이용자가 얼마나 되나요? 대부분 무시하죠. -채널이 아닌 콘텐츠에 집중해라? 탁: 그렇죠. 아무리 홍보 채널이 좋아도 콘텐츠가 별로면 주목 받지 못해요. 우리 블로그의 모토는 ‘출구 없는 블로그’였어요. 들어올 땐 무심코 들어왔을 지 몰라도 양질의 콘텐츠, 이른바 ‘킬러 콘텐츠’로 한 번 들어온 사람들을 홀리자는 것이었죠.  정: 이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글 하나를 올릴 때도 기획이 필요했어요. 일상을 올리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블로그 방문자들이 흥미를 갖고 블로그에 머물게 하는 기획 말이죠. 우리는 카레클린트 가구를

아프리카 사회적기업들의 새로운 도전!

[더나은미래x영국문화원]글로벌 사회적기업 트렌드 읽기   지난 3월, 아프리카 가나 아크라(Accra)에서는 ‘아프리카 기업 회담(the Enterprise Africa Summit)’이 열렸다. 아프리카 기업 회담은 아프리카 개발(발전)에 있어 기업들이 수행하는 핵심 역할을 논의한 것으로, 영국문화원이 기획한 행사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탄력성(resilence)’. 아프리카에서 기업으로 살아남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스스로 강해져야 하며, 또한 속해있는 공동체의 탄력성을 키워줄 수 있을 만큼 강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 정해진 의제다. 기업가 정신은 번듯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야망을 배출할 가치 있는 수단으로서 작용한다. 기업가적 역량을 키워주는 일은 젊은 세대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제적, 또는 다른 역경에 맞닥뜨렸을 때에도 잘 성장하도록 돕는다.  특히 사회적 기업가의 경우,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에 재화와 용역(service)을 공급할 수 있다. 스스로와 동료들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자원과 기술을 활용하는 세 곳의 사회적 기업을 조명해보았다.   가나의 자콜(Zaacoal)   자콜(Zaacoal)은 가나에서 특별히 성공을 거둔 기업들 중 하나다. 자콜의 젊은 창립자 아민 설리(Amin Sulley)는 다면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첫째는 가나 사람들이 요리를 하기 위해 땔감 또는 등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된 이슈는 명백하다. 땔감은 나무로부터 오고, 나무를 태우기 위해 베어내는 일은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아프리카 내 가정의 70-80%가 이런 방식으로 땔감 또는 숯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 아니라, 실내에서 요리를 할 때 발생하는 연기는 건강

“학생이 수업의 중심”… 혁신학교를 가다

경기도 광명시 운산고등학교 현장 르포   “외계 행성 탐사 방법 중 ‘시선 속도법’이 있지요? 멀어지는 물체에서는 빛의 진동수가 감소하고, 가까워지는 물체에서는 증가한다는 ‘도플러 효과’를 응용한 것입니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운산고등학교 1학년 2반에서 지구과학 수업이 한창이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어?” “우리가 스펙트럼으로 관측하면 알 수 있어.” 학생들이 나서서 발표도 하고, 질문도 한다. 교사는 한 발 물러서서 학생들끼리 토론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이후 보충 설명과 내용 정리를 따로 해주지만 일방적으로 내용을 주입시키지는 않는다. 27명 중 졸거나 다른 일을 하는 학생은 없다. 책상 배열 또한 특이하다. 칠판을 향해 일렬로 늘어놓은 대신 ‘ㄷ’자 형태다. 토론하기 쉽게 서로 마주보고 앉은 것이다. 이날 발표를 했던 박지훈(17) 군은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친구들이 발표하고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니 지루하지 않고 이해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수업에서 시작 ‘배움 중심 수업’   혁신 교육의 기본은 수업이다. 운산고의 ‘배움 중심 수업’은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연현정(38) 교사는 “교사가 앞에서 가르친다고 학생들이 다 배우는 게 아니라는 회의감이 들었다”며 “진짜로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배움의 가장 높은 단계라고 생각해, 이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수업 방식이 학생들에게 체화되려면 한 교과의 수업만 바뀌어서는 안됐다. 운산고가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반값 생리대로 여성 위생 인식을 바꾸는 소셜벤처 ‘29days’

대학가가 ‘반값 생리대’로 들썩이고 있다. 동덕여대, 서울여대, 조선대 등 몇몇 대학교에서는 최근 총학생회 주도로 29days 생리대를 공동구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오는 2학기에 공동구매가 예정돼있는 대학교도 4~5군데에 달한다. 반값 생리대에 열광한 건 대학뿐만 아니다. 지난해 연말 이뤄진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에서, 이 생리대는 펀딩 개설 10시간 만에 목표금액(200만원) 100%를 달성했고, 최종적으로 568%를 달성해 1136만8500만원을 펀딩받았다. 후원자들 덕분에 무려 2304팩의 생리대가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됐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반값 생리대를 만든 이들은 누구일까.   ◇여성용품을 만드는 남성 CEO   ‘대한민국 1호 반값생리대’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건 ‘29days 생리대’를 만든 곳은 소셜벤처 (주)29일이다. 회사를 이끄는 이들은 젊은 두 남자다. 홍도겸(CEO), 심재윤(COO) 대표는 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언더독스’를 통해 만나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왜 하필 여성의 생리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물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제약회사·전시기획사 등에서 근무했던 홍도겸 대표는 “소비자로서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다가, ‘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생리대 가격이 비쌀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셜리퍼블릭 창립멤버이자 ‘우리들의 작은 전시회’ 대표를 맡기도 했던 심 대표는 사회문제를 조사하다,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생리대 문제를 한꺼번에 듣게 됐다고 한다. “처음 5분 정도는 민망해하던 여성들이 한 시간 넘게 생리대에 대한 문제점을 수십 가지씩 쏟아내더라고요. 가장 근본적인 생리대의 가격구조를 들여다봐야겠더라고요.”(심재윤 대표) 생리대 한 개당 가격은 미국과 일본이 181원인데 반해, 한국은 331원으로 2배 가량 높았다. 이뿐 아니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소비자 물가지수가 10.6% 오르는 동안,

버려지는 수입 주류병에 ‘멋’을 입히다…청주대 창업동아리 500℃

“고온으로 올라간 유리는 액체가 되기 직전, 가장 뜨거우면서도 단단한 형태를 유지해요. 그 지점이 500℃죠.” 유리의 뜨거움과 단단함을 뜻하는 ‘500℃’는 청주대학교 창업동아리의 이름이 됐다. 500℃의 회장 이승호(26·공예디자인학과)씨는 “유리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유리공예에 전념하자는 뜻으로 500℃라고 이름 붙였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500℃가 다루는 유리는 조금 특별하다. 재활용되지 않는 ‘수입 주류병’이 주재료다. 국산 주류병이 아닌, 수입 주류병에 이들이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주대 창업동아리 500℃를 찾아가 그 답을 들어봤다.   ◇영롱한 빛깔…쓰레기에서 구해낸 수입 주류병   평범한 유리를 재활용해 액세서리를 만들던 500℃는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밤늦게까지 작업이 있던 어느 날이었다. 500℃ 동아리원들은 학교 근처의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 지금까지 보지 못한 파란색 맥주병을 발견했다. 이승호씨는 “국산 주류병은 대부분 초록색이나 갈색인 반면 수입 주류병의 색은 다양하고 디자인도 이국적이었다”고 말했다. 챙겨온 파란색 병으로 접시를 만든 500℃는 그날 이후 수입 주류병의 매력에 빠졌다. 알아보니, 수입 주류병은 ‘골칫덩어리’였다. 국산 주류병과 달리 빈병보증금이 없어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국산 주류병이 수거되면 96%가 재활용되지만, 수입 주류병은 100톤 중 23톤이 수거되고 그 중에서 1톤 정도만이 재활용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수입 맥주시장이 성장해 맥주병 폐기물량도 늘어나고 있었다. 500℃의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이 꼭 필요한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는 달리, 디자인을 새롭게 하거나 활용방법을 바꿔 재활용품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입힌 제품으로 바꿔내는 것이다. 이들은 ‘압축성형(토목)’을 통해 수입맥주병 유리를

[Cover Story] “우리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입니다”

사회적기업육성법 10주년 특집‘세진플러스’ 박준영 대표 & ‘농사펀드’ 박종범 대표 대담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두 선수가 만났다. 발달장애인을 50% 이상 고용한 의류제조업체를 이끌고 있는 박준영(51) ‘세진플러스’ 대표, 농부에게 투자하고 먹거리로 돌려받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농사펀드’의 박종범(37) 대표. 더나은미래는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1세대 사회적기업가와 청년 사회적기업가의 특별 대담을 기획했다. 박준영·박종범 대표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선정한 ’10대 사회적기업’ 중 환경과 먹거리를 대표하는 사회적기업의 수장이다. 지난 2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내 세진플러스 연구실에서 만난 두 대표는 “제대로 인사를 나눈 것은 처음”이라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환경·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가 2인이 만나다 세진플러스는 발달장애인 맞춤형 직무 봉제업으로 의류를 만들고, 최근에는 폐섬유로 친환경 건축자재를 개발한 회사다. 박준영 세진플러스 대표는 발달장애인인 둘째 딸 때문에 사업을 시작했다. 1976년부터 옷을 재단하는 일을 했고, 세진플러스를 설립한 건 2010년이다. 봉제업이 직무별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서다. 박 대표는 “사비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사회적기업’이란 걸 알려주면서 인프라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들은 회사 내에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운동 치료사도 필요하고, 직무뿐 아니라 사회성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통합 지원이 필요했다. 세진플러스는 2013년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2015년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이 됐다. 현재 성북구와 경기도 구리에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등록된 공장이 2곳 있고, 12명의 장애인이 봉제 교육을 받고 일을 한다. 노원구 정민학교의 장애인들을 위한 맞춤형 교복을 만들기도 했다. 박종범 농사펀드 대표는 “2003년부터 농촌과 인연이 이어져왔다”고 했다. 농촌마을 컨설팅업체 ‘농촌넷’에서

창업 7년만에 100억 매출, ‘카레클린트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①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27.3%로, 창업가 10명 중 7명 이상이 5년 내 실패한다.(통계청 2015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 39세 이하 청년창업의 경우, 사정은 더 안 좋다. 30세 미만 창업가의 5년 생존율은 15.9%에 불과했고, 30대 창업가는 25.2%에 그쳤다. 이는 청년들이 창업했을 때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 창업 7년만에 연 100억대 매출을 올린 청년 창업가들이 있다. 창업 당시 이들의 평균 연령은 25.5세. 대학 졸업 직전, 서울 홍대 반지하 사무실에서 시작한 회사는 지금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부산 등 지점 10개로 늘어났다. 원목 가구 회사 ‘카레클린트’의 탁의성(33), 정재엽(33), 안오준(31) 공동대표들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이들이 청년 창업가를 돕겠다고 나섰다. 신청자 또는 팀이 사연을 보내주면, 그 중 몇 개를 채택해 카레클린트의 가구를 선물할 예정이다. “우리도 청년 창업가이기에, 창업의 어려움을 잘 압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으니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을 돕고 싶어요.”(탁의성)  지난 7일, 인터뷰를 하러 간 서울 청담동의 카레클린트 매장에선 커피 향기가 났다. 매장 한켠에선 아메리카노, 라떼, 허브티 등 음료와 디저트를 팔고 손님들은 소파에 앉아 책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이 가구 전시장인가.’ 인터뷰 장소를 잘못 찾아왔다고 생각한 기자는 탁의성 대표에게 전화했다.   “대표님, 카레클린트 매장이 선릉로 00건물 1층 아닌가요? 매장이 아니라 카페인데요.” “제대로 찾으셨어요. 그 카페가 카레클린트 매장이에요.”   카레클린트의 매장은 일반 가구 전시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안쪽으로 기울어진 손잡이가 달린 소파, 울퉁불퉁

머신 러닝으로 공유 사무실을 디자인하다…위워크(WeWork)

뉴욕 위워크(WeWork) 웨스트 브로드웨이점 커뮤니티 매니저 Jackie Lho(재키 로) 인터뷰   바야흐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일하는 시대. 사람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들고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찾아나서고 있다.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가 급성장하는 이유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위워크(WeWork).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회사다. 프리랜서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협업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프라이빗 오피스, 전용 데스크의 오피스 공간과 컨퍼런스 룸, 미팅 룸, 폰 부스 등을 갖추고 있다. 강남점, 을지로점에 이어 3호점인 개장을 앞두고 있다.   ◇140여개의 건물은 각 지역의 문화를 확실히 반영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위워크 공간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뉴욕의 위워크 웨스트 브로드웨이점 커뮤니티 매니저 Jackie Lho(재키 로)를 만나봤다. “위워크는 사람과 공간, 기술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매 지점마다 다르게 디자인돼 있지만, 각각의 빌딩은 사무실과 라운지를 공통으로 갖고 있어 전 세계 위워크가 하나라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려 하죠. 현지의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위워크 만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는 배치와 구성을 모든 지점에서 제공하기 위해서 입니다.”   ◇복도를 일부러 좁게 만들어 멤버들이 더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뉴욕 본사 측에서 투어를 제공해 하루 전날 위워크 사우스 윌리엄스버그 지점을 방문했다.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는 버거운 복도 공간이었다. 물론 오픈 창으로 되어있는 각각의 오피스 공간을 마음껏 엿볼 수 있었다. 곧 앞에서 다가오는 한 남성 멤버가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를 했다.

[TEDFest 참관기 (하)] TED가 시크릿 연사를 두는 이유

TEDFest 참관기 (하) 사전에 미리 공개하지 않는 연사 2017 올해의 시크릿 연사 프란치스코 교황   TEDFest 둘째날 저녁, 네번째 세션의 주제는 건강, 삶, 사랑이었다. 화면에선 바티칸 시 성베드로 광장의 모습이 등장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샷으로 담은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알고보니 작년 TED2016에서 강연한 세계적인 사진작가 스테판 와잌스(Stephen Wikes)의 작품. 곧이어 화면에 등장한 깜짝 인물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좋은 아침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TED가 미리 공개하지 않은 올해의 시크릿 연사는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교황은 TED2017의 주제인 ‘미래의 당신(The Future You)’을 자신의 경험담으로 풀었다. 아르헨티나 이주민 출신인 교황은 “나도 어려운 사람들 중 하나가 됐을 수 있었다”고 했다. 교황은 또 우리 모두에게 연대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밝혔다. “당신의 미래는 현재 만나는 만남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모든 사람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생이란 그 관계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연대를 키워낼 수 있을까. 교황은 평등과 단결, 유연함을 강조했다. “희망을 키우는 작은 불꽃 하나가 어둠의 장막을 깨뜨립니다.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희망은 존재합니다. 또 다른 ‘당신’과 ‘당신’으로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혁명의 시작입니다.” 기립 박수는 꽤 오래도록 이어졌다. 곧 이어 등장한 세계은행 김용 총재와 미래 인류학자 조너선 색스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화합과 통합은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 결국 미래의 ‘당신’이 되려면 지금의 ‘우리’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청년에게 필요한 건 ○○… ‘광화문 1번가’에 모인 청년 목소리

국민 정책제안 플랫폼 광화문 1번가가 연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광화문1번가는 새 정부 국민인수위원회가 국민과의 소통 창구로서 문을 연 것으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공원에는 오프라인 공간도 마련했다. 매주 화, 목요일 저녁 7시, 이곳에서는 시민들의 공론장, ‘열린포럼’이 열린다.  지난달 30일, 열린포럼은 ‘소셜벤처와 창업’을 필두로 첫 발을 뗐다. 이후 청소년, 공동체미디어 등의 주제들이 논의된 가운데, 지난 13일에는 ‘더 나은 일상을 위하여 – 청년에게 필요한 건 ○○’을 주제로 네번째 열린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김희성 서울시 청년 명예시장(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의 사회로 진행돼, 전국에서 올라온 4명의 청년들이 각각 청년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광화문 1번가 열린포럼 청년편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청년에게 필요한 건 ‘모색의 시간’― #청년사회수당(박향진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첫 발제자로 나선 청년 박향진씨는 자신의 ‘실패 경험’을 나누며 같은 청년 세대의 마음을 대변했다. 그녀는 “100-200곳의 회사에 지원서를 넣고도 매번 탈락 소식을 듣고,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지금은 ‘삐끗하면 낭떠러지’인 느낌”이라며 “청년실업, 주거문제,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에 처한 청년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압박감을 해소해주는 것이 청년정책의 시작점”이라 발언했다.   그녀에게 지난해 서울시의 1차 청년수당 사업 중단은 또 한 번의 실패였다. 박씨는 “청년이 원했던 정책인 청년수당의 실패는 청년의 시도가 좌절된 것”이라며 “실패가 나쁜 것 만은 아니지만 100번 넘게 좌절되는 실패는 자존감을 낮추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번 2차 청년수당 사업에 다시 도전한다. 청년수당이 보여준 희망 때문이다. 박씨는 “(작년) 청년수당 덕분에 생활비

대기업 상사맨에서 사회적기업가로의 변신, 홍한종·이참 단골공장 공동대표 인터뷰

클릭 한 번이면 물건이 집 앞까지 배달되는 세상.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많은 물건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내가 산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고민해본 사람은 드물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물건에 담긴 많은 과정들을 우리는 모른 채 살아간다. 한편 제품 뒷면에 숨은 제조회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좋은 제조 회사들을 알릴 방법은 없을까. 두 청년은 새로운 유통 방식을 고민했다. 물건을 만드는 곳과 사용하는 사람 간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것, 소셜벤처 ‘팩토리얼’의 플랫폼 서비스 단골공장은 그렇게 시작됐다. ‘단골공장’은 단골가게처럼 믿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공장을 만들어주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산물, 먹거리 직거래 서비스처럼 공산품도 새로운 유통 방식을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다. 기술력을 가졌으나 직접 물건을 판매하지 않는 제조사들과 물건이 생산되는 공장의 이야기를 궁금해 할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개포디지털혁신파크(지하철 분당선 개포동역) 내 팩토리얼 사무실은 단촐했다. 홍한종(36) 대표와 이참(33) 대표는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보다 외부로 나가있는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직접 공장들을 방문해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좋은 공장이 있는 곳이라면 먼 곳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소비자와 공장을 잇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발품을 파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기업 상사맨, 크라우드 펀딩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다 대기업 상사맨으로 일하던 두 대표는 같은 회사지만 다른 부서로 서로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13년 홍 대표는 퇴사를 결심했다.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우연히 함께 사업을 하게 됐고,

비영리 숲을 만드는 미국의 중간지원기관들

‘오버헤드 미스(Overhead Myth)’라는 캠페인을 아는가. 비영리단체 운영비를 둘러싼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2013년 벌인 대대적인 캠페인이다. 미국의 대표 비영리 중간지원기관인 가이드스타, BBB와이즈기빙 얼라이언스, 채리티 네비게이터 3곳이 함께 뭉쳤다. 이들은 편지를 썼고, 이를 퍼나르도록 했다. 내용은 이렇다. “오버헤드(overhead)라고 불리는 운영비와 모금비만으로 비영리를 평가하지 말자. 그 결과 비영리단체는 운영비를 쓰지 못해 빈곤의 악순환에 빠졌다. 비영리는 오버헤드에 돈을 더 써야 한다. 그 돈은 비영리단체가 원래 목적을 잘 달성하도록 돕는다.” 비영리단체 숫자만 160만개가 넘는 미국에선 이처럼 비영리를 대표해 목소리를 내는 중간기관이 많다. 정책에 대한 개선 의견도 내고, 시민들에게 비영리를 알리거나 오해를 바로잡는 캠페인도 한다. 비영리를 평가하고 인증하기도 하며, 비영리단체 직원을 위한 교육과 콘퍼런스도 대대적으로 연다. 비영리 숲을 만들기 위해 이들은 때로 치열하게 싸우지만, 공통의 목적 앞에선 한목소리를 낸다. 우리가 배울 점은 없을까. 더나은미래는 최근 한국 NPO 공동회의 ‘미국 NPO 해외연수’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BBB 와이즈기빙 얼라이언스, 인디펜던트 섹터, 가이드스타 3곳의 리더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BBB 와이즈기빙 얼라이언스 아트 테일러(Art Taylor) 대표 “원래 BBB는 1912년 설립된 기업평가기관이다.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만 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린 걸 토대로 평가 정보를 구축했는데, 1920년대에 비영리 자선단체도 평가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자선단체는 기업처럼 소비자가 있는 게 아니어서, 다른 평가 기준이 필요했다.”(아트 테일러 대표) BBB 와이즈기빙 얼라이언스(BBB wisegiving alliance)는 홈페이지(Give.org)를 통해 한 해 1만2000개가량의 비영리 평가 리포트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