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대학에서 강의하는 과목 중 ‘CSR과 사회혁신’이라는 수업이 있다. 사회문제를 정의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학습하고 실행계획까지 수립하는 것이 한 학기의 커리큘럼이다. 지난 3월 학기 초반에 학생들에게 한가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우리 사회, 청년들의 사회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때 학생들이 꼽은 문제는 무엇이었을까? 여러 의견 중 가장 많이 나온 이슈가 ‘젠더갈등’이었다. 지난 5월, 조선일보와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2022 대한민국 젠더 의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6%가 ‘한국 사회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는데, 이 중 20대 여성은 무려 82.5%가 갈등이 있다는 것에 동의했고 20대 남녀 평균도 79.8%에 달했다. 2018년에 확산한 미투운동과 n번방 사건 등은 젠더갈등을 촉발했고, 이대남과 이대녀 등의 용어는 젠더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기에 부족하지 않다. 해외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4월 글로벌 온라인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회사인 아마존은 직장 내 인종차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외부감사를 받기로 했다. 미국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 조사 결과, 아마존에서 저임금 시간제 근로자 60% 이상이 흑인이나 히스패닉이지만 사무직·기술직은 18%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상원의원 6명이 아마존에 대해 연방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마존 직원 대부분이 창고에서 일하는데, 이들 중 임신하거나 장애가 있는 근로자를 회사가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물류·포장 업무를 맡은 직원의 경우, 정해진 시간과 할당량 때문에 화장실에 가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포기하고 있고 근로자 본인의 안전조치에 소홀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큰 상황임을 지적했다.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