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신고 하려면 거주 등록 필요하지만 가난으로 집 못 구해 가축 창고에서 생활… 학교도 못보내 한숨만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에서 한 시간 떨어진 샤이낙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황량한 거리 위로 싸늘한 모래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회색 담벼락을 지날 무렵, 어디선가 후다닥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온몸에 흙먼지를 가득 묻힌 여덟 살 줄피아이양이었습니다.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한겨울 날씨, 줄피아이는 하얀색 반팔 티셔츠만 걸치고 있었습니다. 줄피아이가 가진 유일한 옷입니다. “춥지 않으냐”고 묻자, 아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수줍은 미소를 보입니다. 줄피아이는 2년 전, 샤이낙 마을로 이사 왔습니다. 예전 마을에서 몇 달치 방세를 내지 못해 쫓겨났기 때문입니다. 당시 식용유 공장에서 일하던 줄피아이의 아빠는 한 달 월급으로 6만원을 벌었습니다. 네 식구가 하루 두 끼로 버텼지만, 매달 방세 4만원을 내는 건 무리였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적장애를 가진 줄피아이의 아빠가 공장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네 식구는 머물 곳 없이 몇 달 동안 일거리를 찾아 헤맸습니다. 다행히 이들의 처지를 딱하게 여긴 지인의 소개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샤이낙 마을의 한 목장에서 소를 80마리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줄피아이의 아빠는 목장을 청소하고, 엄마는 소젖을 짭니다. 그렇게 매달 10만원을 받습니다. 엄마 자밀라씨는 두 아이에게 “항상 미안하다”고 합니다. 옷 한 벌, 신발 한 켤레 사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특히 벌써 2년째 학교에 못 가고 있는 줄피아이에게 더 미안하다고 합니다. 줄피아이는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려면 거주 등록을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