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램프가 절실한 빈민촌 햇볕 안 드는 판자촌 쪽방 대형화재 위험은 물론 사다리 통해 다니다보니 밤에 움직이다 다치기도 “이젠 막내아이가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꼭 촛불을 끄고 잡니다.” 지나 알마리오(38)씨의 말이다. 그녀는 자전거 인력거를 끄는 남편 빅토르(42)씨와 여섯 명의 자녀를 뒀다. 이곳은 필리핀 나보타스시의 빈민촌인 굴라얀 지역. 지나씨의 집안은 대낮임에도 동굴같이 어두웠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무 사다리는 폭이 넓어 아이들이 오르내리기엔 위험해보였다. 2층엔 외벽이 없이, 나무 기둥 사이로 천막을 이어붙여 놓았다. 집밖에서 보니 2층 나무 기둥 사이로 빨랫줄을 연결해 아이들 빨래가 가득 널려있었다. 유일하게 햇볕을 받을 수 있는 게 빨랫줄이었다. “남편이 자전거를 끌어 하루 150~200페소를 벌지만, 매일 자전거 주인에게 100페소씩 주고 나면 수중에 남는 돈이 별로 없어요.” 1개 8페소(216원 가량)짜리 초를 사서 촛불을 켜는데, 그녀는 이 촛불 때문에 두 번이나 화재를 당했다. 작년 6월 촛불을 켜놓은 채 깜빡 잠이 들어, 플라스틱 촛대와 나무 바닥까지 태웠다고 한다. 지난 2월에는 밤에 촛불이 쓰려져 2층 천막을 다 태워버렸다고 한다. 이후 잘 때면 절대 촛불을 켜지 않지만, 답답할 때도 많다. 지나씨는 “2층에 자던 막내가 깜깜한 밤에 볼일을 보러 내려오다 발을 헛디뎌 1층 바닥으로 떨어져 팔 한쪽이 3㎝가량 찢어졌다”고 했다. 굴라얀 빈민촌 주민들에게 빛은 생명과 직결된다. 300가구 중 정식으로 전기를 끌어다쓰는 가구는 20가구뿐. 전기 없는 가구 중 보조계량기를 달아 전기를 빌려쓰는 가구가 194가구. 86가구는 아예 전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