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월)

현장에 도움 되는 모금 전문가 배출 시급해

문화예술단체 재원조성·인력양성
공연시설 자립도 31.7% 전체 수입 비중에서 기부·후원금 3.4% 불과
대학·병원에서는 모금전문가 따로 채용
문화예술단체 위한 모금·재원조성 관심 있는 사회지도층 배출돼야

비영리단체, 대학교, 의료법인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모금(fundraising) 컨설팅과 교육이 문화예술 단체에도 확산될 것인가. 지난 2월 26일 서울 대학로에서 이뤄진 ‘문화예술 분야 재원조성과 인력 양성’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비케이 안(Bekay Ahn)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 김성규 한미회계법인 대표 등은 “문화예술 단체에도 모금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868개 공연시설의 전체 수입은 2009년 6932억원에서 2011년 928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재정 자립도는 31.7%에 불과했다. 공공 지원금이 같은 기간 3907억원에서 617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반면 외부의 기부·후원금은 349억원에서 317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전체 수입 중 공공 지원금 비중은 66%인 데 반해 자체 수입은 30%, 기부·후원금은 3.4%에 불과하다.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실시한 문화예술단체 대상 모금 스쿨.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실시한 문화예술단체 대상 모금 스쿨.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정재왈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공공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부나 후원금 등 외부 재원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며 “이미 많은 전문 예술 법인과 단체에서 모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새 정부의 100대 과제 중에도 문화예술단체의 재원조성이 포함돼있는 등 모금 전문인력 양성은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편 500개에 달하는 전문 예술법인·단체의 기부·후원금은 2009년 241억원에서 2011년 379억원으로 3년 연속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기부·후원금의 양극화, 집중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전문 예술법인·단체의 기부금 수입 평균은 9231만원이었는데, 설문에 응답한 411개 중 143개 단체가 기부금이 없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268개 단체 중 상위 20개 단체가 기부금 총액의 79%에 해당하는 300억원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규 한미회계법인 대표는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의 특성상 지금까지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투명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었으나, 외부 재원 조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전제조건은 투명성”이라고 밝혔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은 “최근 대학과 병원에서 모금 전문가들을 따로 채용해 이들을 중요 직업군으로 인정해주고 있다”며 “문화예술 단체를 위한 모금스쿨 등 모금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교육에만 그치지 말고, 현장 배치까지 연결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케이 안 소장은 또 “김용 총재가 ‘자선의 리더십’을 통해 의사를 넘어 세계은행 총재가 되었듯 미국은 공공기관 혹은 문화예술 단체의 위원장이나 이사로 봉사한 경력을 인정받아 하원의원 등 정치권에 출마하는 이들이 많다”며 “문화예술 단체를 위한 모금과 재원 조성에 관심을 쏟는 사회 지도층이 한국에도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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