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의 산 증인인 ‘고려인’의 국내 정착 돕는 시민단체 ‘너머’

지난달 15일 저녁 9시, 다세대주택이 빽빽하게 이어진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골목길에선 어귀부터 한국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에 체류 중인 고려인을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시민단체 ‘너머’에서 한국어 수업이 한창이었던 것. ‘너머’에선 5년 째 고려인들에게 무료로 한국어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수업을 이끈 강교식(53) 강사가 받아쓰기 문제로 ‘없다’를 내자, ‘업ㅎ다’, ‘업다’, ‘엇다’ 등 학생들의 다양한 오답들이 쏟아졌다. 정답을 공개하자 학생들은 “아~”라는 긴 탄식으로 오답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너머’의 김영숙(49) 사무국장은 “고려인들에게 한국어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들 고려인의 정체성과도 연결돼 있다는 생각에 모국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말했다. 야학이 시작된 건 2012년, 연해주로 재이주하는 고려인의 정착을 지원하던 사회적기업 일원들이 힘을 모으면서였다. 김 사무국장은 “안산에 거주하는 고려인이 한국어를 몰라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어를 가르치는 작은 봉사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는 고려인의 사정상 야학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헀다.   처음 10명이던 학생은 입소문이 나면서 6개월 만에 2배로 늘어 새로운 수업 장소를 물색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야학을 찾아오는 고려인들이 많아지자 생활상담도 늘어났다. 김 사무국장은 “고려인이 한국어가 서툴다보니 임금체불부터 병원, 행정문제로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겠다’ 생각 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를 위해 고려인의 언어장벽부터 국내의 고려인에 대한 그릇된 인식까지 뛰어 넘어보자는 의미의 단체 ‘너머’가 탄생한 것. 현재 ‘너머’는 산업재해 및 체불임금 상담, 의료지원, 고려인 아동·성인 교육 등 고려인들의 전반적인 생활

1세대 활동가에게 듣는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국내 신생 국제개발협력 NGO ‘더 라이트 핸즈’ 손정배 대표 인터뷰   “20년 전만해도 사람들이 ‘국제개발’에 대해 잘 몰라 ‘부동산학과냐? 도시 계획이냐?’라고 할 정도였죠.” 국내 신생 국제개발협력 NGO ‘더 라이트 핸즈’의 손정배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1세대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남도 도울 수 있다’는 욕심에 황무지 같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뛰어들어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장기 해외 사업을 맡았다. 최근엔 직접 NGO를 세우기도 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해선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주인공인 셈. 손 대표에게 국제개발협력 현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작은 호기심,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거듭나게 해 손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남달랐다. 그 해소 창구가 된 건 의료 및 종교단체의 해외봉사활동. 첫 시작으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에 1년간 봉사를 떠났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뛰어 놀던 아이가 며칠 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상처가 굉장히 컸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의 지속적인 삶과 성장을 위해 내가 좀 더 배워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됐죠.” 이후 그는 영국 유학을 결심했다. 영국 유학을 마친 후 2011년, 손 대표는 영국계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입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즈베키스탄 지부장으로 3년간 근무한 시간은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이전까진 국제개발을 책으로 알았던 것 같은데 우즈베키스탄에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노력할게 뭔지, 어떻게 현지와 함께 해결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했죠.”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7기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공익기자 양성 프로젝트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7기의 서류전형 합격을 축하합니다.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2차 면접은 1월 7일(토), 6인 1조로 30분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합격자 및 면접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면접 시작 10분 전까지 도착해주세요.) A-1조 (10시~10시 30분)   B-1조 (10시~10시 30분) 순서 이름 생년월일   순서 이름 생년월일 1 강명* 1989.10.04   1 이안* 1990.06.05 2 김수* 1989.11.22   2 권오* 1990.09.05 3 박철* 1989.12.22   3 이현* 1990.09.09 4 김광* 1989.12.27   4 박윤* 1990.09.25 5 김하* 1990.04.03   5 최서* 1990.09.25 6 문진* 1990.04.28   6 이상* 1990.10.25               A-2조 (10시 40분~ 11시 10분)   B-2조 (10시 40분~ 11시 10분) 순서 이름 생년월일   순서 이름 생년월일 1 현지* 1991.01.24   1 조유* 1992.01.01 2 김민* 1991.02.16   2 권병* 1992.01.06 3 권유* 1991.04.23   3 구서* 1992.01.06 4 이민* 1991.08.07   4 한수* 1992.01.13 5 이혜* 1991.11.25   5 김위* 1992.03.01 6 김인* 1991.12.06   6 나다* 1992.03.02               A-3조 (11시 20분~11시 50분)   B-3조 (11시 20분~11시 50분) 순서 이름 생년월일   순서 이름 생년월일 1 양문* 1992.04.13   1 한수* 1992.11.09 2 허세* 1992.08.13   2 노종* 1992.11.12 3 송봉* 1992.09.02   3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하기 위해 지역민‧학생 뭉친 ‘주민기숙사 협동조합’

김재윤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 부이사장 인터뷰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은 서울 외곽에서 집을 구하고 장거리 통학을 하게 되면서 경비가 많이 드니 또다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들이 저렴하게 학교 근처에 보금자리를 얻도록 주민들과 ‘오작교’ 역할을 하는 게 저희의 ‘사명’이죠.” 지난 11월 16일, 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에 위치한 주민기숙사 1호점에서 만난 김재윤 부이사장이 웃으며 말했다.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은 대학촌 주민에게 방을 공급받아 30만 원 이하 월세로 제공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2015년 8명의 세입자로 시작한 주민기숙사는 입소문을 타고 현재 3호점까지 늘어나 100여 명에 달하는 대학생의 터전으로 성장했다. 입주 경쟁률은 약 3 대 1에 달한다. 하지만 김재윤 부이사장은 “처음 시작할 때 가진 건 노트북 하나밖에 없었다”며 주민 기숙사가 탄생한 배경을 담담히 풀어내기 시작했다.  ◇기숙사 설립 반대하던 대학촌 주민들, 대학생과 상생을 고민하다 주민기숙사의 설립 계기는 2012년, 경희대·고려대·한양대 인근 지역 주민들은 대학촌지역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결성되면서다. 경희대에서 기숙사 신축 논의가 나오던 시기였다. 김 부이사장은 “협의회는 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면서도 대안이 없을까 고민했다”며 “고민 끝에 나온 방법이 주민기숙사 주택협동조합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주민들이 지역에서 임대업을 하던 김 부이사장과 인근 대학의 학생들에게 협동조합 설립을 제안했고, 주민과 학생 그리고 실무가가 의기투합해 운영진을 꾸렸다.  주민기숙사 모델은 간단하다. 먼저 조합원의 추천을 받아 방을 제공하려는 주민이 협동조합 가입을 신청한다. 이후 이사회에서 방의 상태나 학교까지 거리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기숙사에 적합한지 심사해 가입 여부를 정한다. 방이

학생들에게 매번 ‘새로운 수업’ 선물하는 청년들…교육 협동조합 ‘인어스’

“지금까지 개발해서 현장에 적용한 교육 프로그램만 50개, 엎어진 것까지 합하면 백개가 넘어요. 힘들어도 어쩔 수 없죠. 애초에 교육이란 게 사람마다 똑같은 걸 가르쳐 줄 수 없는 거잖아요(웃음).” 지난 9일 인천대에서 만난 청소년 교육 협동조합 ‘인어스’의 강진명(25) 대표는 이달 말 인천 상일여중에서 진행하는 1박 2일 리더십 캠프 프로그램을 학년별로 달리 기획, 진행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조합원들과 머리를 맞대며 회의를 이어갔다. 일년간 인천 지역을 포함해 전국 10여개 학교의 초·중·고생들을 만나 리더십, 진로, 사회적경제 등을 가르쳐온 ‘인어스’는 교육 주제뿐 아니라 학생들의 연령과 상황 등을 고려해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 만들고 실행해왔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강 대표를 포함 총 9명의 구성원들이 각기 다른 배경과 관심 분야를 가진 덕분이다. 인어스의 대표 프로그램인 ‘사회적경제 창업캠프’는 최광헌(24·인천대 경제학과 3년)씨가 전공 수업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해 배우고 관심을 가지면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시작점이 됐다. 최씨는 “강사 혼자 내용을 전달하는 대신, 학생들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자금을 모으는 등 창업 과정을 놀이로 경험하게끔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추구하는 가치와 지원 내용이 각기 다른 여러 가상의 재단들을 만들어 학생들 스스로 사업 내용을 설득하고 재원을 확보하게끔 해요. 부족분은 참가자 전체를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받을 수도 있죠. 마지막 날엔 청년 창업가들을 초청, 학생들이 직접 사업에 대해 질의응답을 나눌 수 있게 합니다.” 그는 “최종 모델까지 조합원들에게 스무 번도 넘게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느라 혼났다”고 고개를 절래 흔들면서도 “함께 해준 덕분에 완성도를 높이고 좋은 성과들도 거뒀다”고 웃었다.

시골 마을의 ‘괴짜 혁신가’… 상식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어

日 국제구호개발 NGO ‘피스윈즈재팬’ 오니시 겐스케 대표 22년간 해외 분쟁 지역서 구호·개발 활동… 한때는 연매출 50억 CEO‘재팬플랫폼’ 설립, 유기견을 구호견으로 키우는 등 혁신 활동 이어가 일본 북서부 지방의 오카야마 공항. 이용객이 적어 활주로가 하나뿐이다. 이곳에서 다시 차로 2시간가량 굽은 산길을 달려 도착한 시골 마을 ‘진세키코겐쵸’. 인적이 드물고 인구 절반이 초고령이라 일본 정부가 한때 ’30년 내 없어질 수 있는 지자체’로 꼽았던 곳이다. 지난달 27일, 현지에서 만난 주인공은 일본 토종 국제구호개발 NGO ‘피스윈즈재팬’의 오니시 겐스케(大西健丞·49·사진) 대표. 피스윈즈재팬은 5년 전부터 이곳에서 활동을 시작, 지역 소득을 전년 대비 20% 증가시키는 등 변화를 만들어 지난 6월 일본 대표 경제지 ‘닛케이’가 혁신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단체나 기업에 수여하는 ‘닛케이 소셜이니셔티브 시상식(NIKKEI Social Initiative Award)’에서 대상을 받았다. 정부도 방치한 시골 마을을 이 NGO는 어떻게 변화시킨 것일까. 1996년 피스윈즈재팬을 설립한 오니시 대표는 22년간 이라크 등 해외 분쟁 지역에서 구호·개발 활동을 해온 ‘베테랑’이다. 이뿐 아니다. 한때 개인 사업으로 연매출을 50억원씩 내며 쌓은 자본과 비즈니스 감각을 그대로 비영리단체에 이식, 끊임없이 변화들을 시도하는 ‘괴짜 혁신가’이기도 하다. 그는 “상식을 벗어나지 않으면 변화를 거두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오니시 대표는 NGO의 혁신을 몸소 보여준 ‘산증인’이다. “1999년 코소보와 동티모르 내전 당시 일본 정부의 개발원조(ODA) 기금이 세계 최대라고 했지만, 모두 유엔 기구 등 영미 대규모 NGO들에 건너갈 뿐 자국의 작은 NGO들엔 지원이 전혀 없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의 실패를 응원하는 사회를 꿈꾼다

청년 커뮤니티 ‘실패를 즐기는 사람들’ 김성빈 대표 인터뷰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가 35억 건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앵그리버드는 핀란드 게임회사 ‘로비오’가 51번의 실패를 딛고 52번째로 만든 게임이다. 계속되는 실패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선 배경에는 실패를 손가락질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있었다. 핀란드에선 매년 10월 13일을 ‘실패의 날(Day for Failure)’로 지정, 이날 만큼은 유명 기업가들뿐만 아니라 네티즌들도 SNS 등을 통해 각자의 실패담을 당당히 공유할 정도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52번째 ‘앵그리버드’가 탄생해 비상할 수 있었을까. 여기 한국판 ‘실패의 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청년 커뮤니티 ‘실패를 즐기는 사람들(이하 실,사)’의 김성빈(26) 대표.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그를 만나 남다른 ‘실패예찬론’을 들어봤다. ◇후배 따라다니며 알게 된 성공비결로 실패의 장(場)을 만들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의 인생이 바뀐 건 같은 과 후배 한 명을 만나고부터다. “성적표가 C+로 도배된 친구가 어느 날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더라고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유심히 관찰했죠. 뭔가 남다른 구석이 있더군요.” 경영학도였던 후배는 ‘소비자의 행동을 직접 관찰하겠다’며 강의실 밖에서 혼자 옷을 팔았다. 입사 지원서도 그냥 내는 법이 없었다. 택배회사 직원으로 위장하고 직접 인사팀에 찾아가 서류를 제출하곤 했다.  김 대표가 발견한 후배의 성공비결은 하나, 도전의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이를 알게 된 후 그는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학점 걱정에 수강신청을 망설이던 스스로를 돌아봤다. 주변을 둘러보니

사회적기업 최초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 착한 여행의 대중화 이끌어

2009년 설립 후 국내외 300여개 공정여행 상품 개발  개도국 현지 법인 설립해 지역 주민 자립도 높이고 관광 비용도 낮춰 4년 간 전년대비 80%씩 성장, 올 해 35억 매출 예상돼 지난달 한 홈쇼핑사의 전남 장흥과 강진 여행상품이 새벽 방송에도 불구, 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주목을 끌었다. 특히 국내여행은 2~3만 원대 값싼 당일치기 상품만 팔리던 것과 달리, 1박 2일에 14만 원가량이라는 다소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예약이 폭주했다. 비결은 원치 않던 쇼핑 일정과 가이드 팁이 전혀 없는 데다,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농산물로 만든 식사를 하고 지역 토박이들이 숨은 명소들을 가이드해주는 꾸밈없는 여행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덕분에 지역민들도 새로운 고소득의 부수입원이 생겼다. “50~60대 관광객들이 ‘여러 번 이 지역을 와봤는데 이런 여행은 처음’이라고 놀라더라고요.” 여행을 기획한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의 변형석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고 대표는 “지역에는 최선의 기여를, 자연엔 최소의 영향을 끼치며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공정여행’”이라고 했다. “여행 경험이 늘면서 대중들도 이제 관광 역시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걸압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차별화된 여행에도 관심이 커지면서 공정여행 개념도 이전보다 훨씬 익숙해졌죠.” 2009년 사회적기업 최초로 공정여행 사업을 시작해 이를 대중화시키기까지, 트래블러스맵의 성장은 곧 우리나라 공정여행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그 험난했던 여정을 자세히 들어봤다. ◇6개월 이상 현지 체류하며 지역 파트너십 다지고 공정 여행 기틀 마련  유엔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6% 이상이 오로지 여행 때문에 발생, 그

“이제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어요, ‘희망’ 담은 커피”

“커피 열매를 제값 받고 팔게 되면서 조그만 땅도 사고, 아이 6명의 의료보험도 가입했죠. 커피 열매에서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르완다에서 커피 열매를 수확, 판매해온 베아트리스(52)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농사를 접을 생각이었다. 구매업자들은 열매 품질에 상관없이 무게로 가격을 일괄 책정해 헐값에 사 갔고, 이마저도 제때 결제해주지 않아 일을 해도 소득이 오르지 않았던 것. 변화가 생긴 건 2년 전, 굿네이버스가 지역에 ‘카페 드 기사가라’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면서다. 이곳에선 열매를 등급별로 나눠 평가해 구매 즉시 대금을 현금으로 줬다. 품질이 좋아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면 추가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이뿐 아니라, 농민들에게 커피 열매 재배와 수확 노하우 등을 교육해줬다. 덕분에 농가들은 고품질의 커피 생두 생산량을 늘려 연평균 소득도 84달러나 늘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베아트리스씨의 커피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굿네이버스는 르완다 커피 생두를 직수입, 일주일에 두 번 로스팅 과정을 거쳐 ‘기부스토어'(www.givestore.kr)에서 판매 중이다. 일주일 내 로스팅부터 배달까지 이뤄져, 소비자들은 가장 신선한 르완다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안형구 굿네이버스 사회적경제팀장은 “판매 수익은 다시 ‘카페 드 기사가라’로 보내져 르완다 농민들의 커피 열매 매입 대금으로 이용될 예정”이라며 “기부스토어를 통해 맛있는 커피도 즐기고 농민 자립도 돕는 ‘일석이조’ 소비를 해달라”고 했다.  

“도움의 손길보단 힘을 실어주세요”

굿네이버스 해외 지부장 4人 좌담회 마을주민이 직접 이끄는 협동조합·사회적 기업에티오피아 ‘밀 조합’·과테말라 ‘직물조합’ 설립태양광·축열기 판매해 캄보디아·몽골 사회문제 해결‘돈’ 아닌 ‘사람’ 키우며 지역 주민의 자존감 높여 ‘가난한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개발도상국 현장을 오랜 시간 경험한 전문가들은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염소·돼지 등을 분양하는 가축은행, 특용작물 재배 등은 모두 농가 소득을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게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다. 주민들이 조합원으로 십시일반 생산품이나 돈을 모아 마을 살림을 꾸리고 시장경제를 만들어간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팔고 번 돈으로 가난한 마을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모델은 응용 버전이다. 모든 주민들이 기업의 경영자이자 수혜자가 된다. 이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서 실행하는 비영리단체가 있으니, 24년간 해외 구호 활동을 해온 국내 토종 NGO ‘굿네이버스’다. 굿네이버스는 2010년 국내 NGO 최초로 개도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시작한 이래, 과테말라·르완다·몽골·캄보디아·네팔 등 5개국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냈다. 해외 21개국에선 1147개 조합도 운영 중이다. 한국 기업마저도 저성장 위기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운 상황, 개도국에서 협동조합·사회적기업을 통해 마을의 자립을 돕는 비즈니스가 정말 가능할까. 지난 13일, ‘2016 굿네이버스 연례회의’차 한국에 모인 굿네이버스 해외지부장 4인에게서 그 해답을 들어봤다. ◇지역 특색 살린 조합 활동… 주민들에게 자립과 상생 알게 해 “예전엔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젠 ‘마을의 자립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합니다. 국제구호개발 활동가들의 화두가 확 바뀐 셈이죠.”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