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하 기자
[Cover Story] “남 돕기 위해 創業 내가 손해 보니 회사는 더 잘되더라”

美 종합건축회사 ‘팀하스’ 하형록 회장“직원들에게 비영리단체 ‘이사’ 되라고 권해… 봉사활동 원하면 유급 휴가도 줘” 서른 살의 한 남자는 뉴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었다. 병명은 심실빈맥. 심장이 불시에 빨리 뛰어 죽을 수 있는 병이다. 의사는 살아날 확률이 25%라고 말했다. 심장병 환자의 절반은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다 죽고, 남은 절반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감염 후유증으로 죽는다.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도 평균 수명이 10년 남짓. 그는 5개월을 기다린 후 얻은 심장이식수술 기회를 옆 병실 환자에게 양보했다. 한 달 뒤, 알코올중독 병력이 있는 40대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리고 6년 뒤 또 한 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적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은 미국의 종합건축회사 ‘팀하스(Timhaahs)’의 하형록(58·사진) 회장. 건축가 최고의 명예직이자, 미국의 건축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국립건축과학원(National Institute Of Building Science, NIBS)의 이사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심장이식 수술 후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는 기업 철학을 가진 회사를 창업, 20년간 키워낸 삶을 담은 책 ‘P31(두란노)’을 지난해 펴내 종교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정직’과 ‘희생’을 기업의 핵심 가치라고 말하는 하 회장을 만났다.   ◇”내 것을 희생할 때, 비즈니스도 잘됩니다” ―대개 죽음 문턱에 갔다온 사람들은 ‘내려놓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심장이식 수술 후 아예 회사를 새롭게 창업하셨는데,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부산

국내 홈쇼핑 12조 시장… TOP 4의 ‘방송 기부’ 성적표는?

채널 통해 사회적기업·중소기업 판로 지원 GS·현대·롯데·CJ 홈쇼핑社 ‘방송 기부’ 분석 정부, 5년마다 재승인 심사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들 생존 결정할 수도 CSR부서 중심으로 기업 발굴·프로그램 기획… 방송 시간대·빈도는 주 1~2회부터 고정 편성 등 기업 따라 천차만별 12조1000억원. 예상되는 올해 홈쇼핑 시장 규모다(대한상공회의소 추정치). 업체별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업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매출액, 취급액, 영업이익 등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TV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을 이용한 사회공헌 성적표는 어떨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TOP 4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 현황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단순 모금 방송에서 판로 지원까지, 홈쇼핑 업체 방송 기부 변천사 국내 홈쇼핑의 역사는 약 20년 전인 1995년 한국홈쇼핑(現 GS샵)과 39쇼핑(現 CJ오쇼핑)이 개국하며 시작됐다. 2001년에는 롯데홈쇼핑의 전신인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나란히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첫 스타트는 CJ오쇼핑이 끊었다. 2003년 ‘사랑 나눔 대바자회’와 손잡고 결식 아동 돕기 도시락 판매를 시작한 것. 도시락이 판매될 때마다 1000원씩 매칭해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듬해 ‘사랑을 주문하세요’라는 정규 프로그램(토요일 저녁 5시 방송)으로 편성, 13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GS샵은 200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희귀 난치병 아동의 사연을 전하고 ARS 모금을 하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1년까지 131명의 아이들에게 11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현대홈쇼핑은 2009년부터 ‘행복나눔기금’ 적립을 위한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성한 기금은 총 11억원. 롯데홈쇼핑은 2014년 9월부터 매월 하루를 ‘천사데이’로 지정해 당일 판매된 상품의

“결혼 이주 여성이라면 모국어 살린 통역사 어때요?”

소셜벤처 ‘온아시아’의 도전 이상선(37)씨는 열한 살 아이의 엄마이자, 중국이 고향인 결혼 이주 여성이다. 10여년 전, 한국인 남편을 따라 서울에 터를 잡은 후 5년은 ‘육아’에 올인했다. “애가 좀 자라서 취직하려고 보니 나이가 30대 중반이더라고요. 회사는 20대를 선호하고 애 키우느라 4~5년 쉬고 나니 일할 곳이 없더라고요.” 결혼 이주 여성이자 경력 단절 여성. 이씨는 두 가지 편견과 싸워야 했다. ‘뭐라도 배워보자’는 생각에 각종 센터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죄다 받았다. 회계, 세무, 컴퓨터, 의료 통역 이렇게 4년의 시간만 흘렀다. 이씨가 ‘전문 통번역사’로서 사회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작년. 결혼 이주 여성 전문 통번역사를 배출하는 소셜벤처 ‘온아시아‘를 만나면서다. 이제 이씨는 온아시아를 통해 통번역 일을 맡으면서, 중국어 전문 통번역사로서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결혼 이주 여성분들 상당수가 아이를 키우느라, 정기적으로 출근하는 것이 어려워요. 본인들도 부담스러워하고요. 더구나 이들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기도 어렵습니다. 이분들의 강점이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아시아 언어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있었고요. 낮에는 아이를 보고, 밤에는 번역일을 할 수 있잖아요? 2~3일 정도 단기 통역도 가능하거든요. 이분들 입장에서는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일하는 것이 ‘일’과 ‘가정’ 두 가지가 양립할 수 있는 길이겠다 싶었어요.” 온아시아 이현선(31) 대표가 ‘결혼 이주 여성 전문 통역사’ 모델을 생각해낸 이유다. 이 대표는 경력 8년의 전문 통역사. 북경어언대 번역학과, 한국외대 일반대학원 중어중문과를 졸업한 재원이다. 대학원 재학 당시, 삼성 계열사에서 통번역 단기

교통 약자도 버스로 서울 시내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을까요

‘교통약자 서울버스’ 앱 스토리 “버스가 정류장에 오면 진동이 울린다고요?” “(내가 탈) 버스 예약이 가능하다고요?” “GPS로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이 찾아진다고요?” 지난 7일 오후 한국 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시각장애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한국교통약자버스이용협동조합(이하 교통약자협동조합)이 제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교통약자 서울버스’ 시연 현장. 이한혁(39·시각장애1급)씨는 음성 안내에 맞춰 버스 검색, 정류장 검색, 버스 예약까지 모든 단계를 완벽하게 실행했다. “처음 이용하는 건데도 꽤 편하네요. 시각장애인용 앱은 토크백(Talkback·스마트폰 화면 상황을 읽어주는 기능) 접근이 핵심인데, 훌륭하게 잘 만든 것 같아요. 100점 만점에 90점 정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각장애인은 집을 나와 버스를 타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이 타려는 버스가 어디에 정차했는지 확인할 수 없고, 버스 입구나 하차 벨 위치도 가늠하기 어렵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임산부, 노약자도 교통 약자에 속한다. 이들은 저상버스가 아니면 탑승이 어렵고, 정류장이 복잡할 때면 기사가 슬로프를 내려주지 않아 외면받기 일쑤다. 2005년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 증진법’에 따라 저상버스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이용에는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부터 교통약자협동조합은 이들의 이동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통 약자 서울버스’ 앱을 제작하고 있다. 교통약자협동조합은 서울대 학생들 중심으로 교통 약자 이동권 개선을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교통 약자가 앱을 통해 탑승할 버스를 예약하면, 서울교통정보센터를 통해 버스 기사에게 승차 대기 정보가 전달된다. 버스 기사는 다음 정류장에 교통 약자가 탑승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고, 교통 약자는 버스가 정류장에 진입하기 100m 전부터 진동으로

소심한 서울대생 기자회견 나선 까닭

지체장애인 이화영씨 대중교통은 그녀에게도 ‘숙제’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도 아기 가진 부모도 누구나 교통 약자 될 수 있어… 저상버스 프로젝트 사례로 약자에게 ‘희망의 불씨’ 됐으면” “죄송한데 장소를 바꿔도 될까요? 그 카페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요.” 이화영(27·사진)씨와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장소를 두 번이나 바꿔야 했다. 그녀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오후, 서울대입구역 근처 카페를 물색했다. 휠체어가 들어가기 쉬운 1층에는 카페가 별로 없었고, 2·3층에 위치한 카페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빌딩 하나가 통째로 카페인 유명 커피숍에도 이씨가 앉을 만한 자리는 없었다. 빈자리는 노트북 부대가 선호하는 높은 테이블뿐. 몇 번이고 실패를 거듭하다, 1층 빵집 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차 한 잔 하기 참 어려웠다. 서울대 통계학과(09학번) 출신 취업준비생 이씨를 만난 건 ‘서울대 저상버스 5516번을 되살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서울대에 도입된 5516번 저상버스는 1년 만에 폐지됐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내부에는 버스 노선 3개가 다녀요. 그중 한 노선이 2012년에 처음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하기로 했어요. 장애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었죠. 반가움도 잠시, 2013년 저상버스가 전면 폐지됐어요. 교내에 과속방지턱이 너무 많고 높아서 위험하다는 게 이유였어요. 학교 측에서는 교내 과속방지턱을 모두 공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죠. 1년 만에 없던 일이 됐어요.”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본부까지는 2.58㎞로, 도보로 40분이 걸리는 언덕길이다. 저상버스가 사라지자 휠체어를 타는 학생들이 지하철역까지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콜택시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울 장애인 콜택시는 474대, 평균 대기 시간은 약 30분이다. 이용객은

“사회적기업은 취약하다? 35개국서 러브콜, 53억 투자까지 받아”

사회적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 준비하는 제너럴바이오 1년 만에 손익분기점 달성 바이오 식품·화장품 등 분야 확장 미국·중남미·유럽 등 글로벌 수출 사회적기업 판로 개척 주도 유통회사 ‘지쿱’ 설립 사회적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곳으로 유명한 제너럴바이오. 지난해 12월 31일 이곳은 미래에셋벤처투자, L&S벤처캐피탈,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대표 벤처캐피털로부터 5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기업이 전문 벤처펀드로부터 투자받은 사례는 이곳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에는 키움증권과 업무 협약도 체결, 1500억가량의 기업 가치액을 평가받았다. 2017년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한다는 제너럴바이오의 전북 완주군 사업 현장을 찾아가봤다. “여기 설비 투자액만 14억원이에요.” 지난달 찾은 사회적기업 제너럴바이오의 전북 완주군 연구소 반응실. 흰색 가운의 연구원들은 갈색 스포이드병을 손에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고부가가치 원료 개발을 이곳에서 해요. 친환경 세제 원료라든지, 건강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들이요. 우리 회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사람들이 연구소 장비 보면 ‘이걸 다 어떻게 했냐’고 물어요. 중소기업에서 이 정도 설비투자 과감하게 못하거든요.” 서정훈(42·작은 사진) 제너럴바이오 대표는 LG 계열사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평생을 일벌레로 살다보니 아이가 천식으로 고생하는 걸 몰랐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 필요했다. 2007년 회사를 그만두고 동료 한 명과 함께 먼저 완주로 내려왔다. “가족을 데리고 내려오려면 기반을 닦아놔야 했어요.” 1년간의 야전침대 생활 끝에 의약품 개발에 성공했다.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시골에서 피어난 글로벌 사회적기업의 꿈 “시골에 와서 편해지니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성당에 다니면서 봉사는 종종

딱딱한 자선파티? 공연 즐기는 이색 자선파티!

청년 펀드레이저 마이크 김 “왜 부자들만 자선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걸까.” 한인 2세인 마이크 김(32·작은 사진)씨가 의문을 가진 건 8년 전. 당시 미국의 유명한 자선 파티는 돈 많은 자산가의 전유물이었다.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펀드레이징(모금) 파티는 없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김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형식의 자선 파티를 기획했다. 이름하여 ‘레거시 커미티(legacy committee)’. 젊은이들이 지속적으로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유산’을 물려주자는 뜻이다. 의미는 좋았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처음 행사는 완전 망했어요(웃음). 57명을 초대했는데 10명만 왔으니까요. 혼자서는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힘들더라고요. 다음해에는 팀을 꾸렸어요.” 금융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사회적기업가 등 청년 6명이 모였다.’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 “파티에서 중요한 건 흐름(flow)입니다. 음악이 나오다가, 마이크 들고 말을 하면 분위기가 다운되잖아요. 바다에서 물고기 잡을 땐 그물을 던져서 최대한 많이 건져야죠. 우선 물고기를 모아야 회를 뜰 수 있지 않겠어요? 먼저 우리의 뜻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을 많이, 많이 모아야 해요.” 턱시도나 드레스를 입고 참여하는 여느 자선 파티와 비슷해 보이지만, 딱딱한 순서는 없앴다. DJ와 공연, 댄스까지 참가자들이 즐기도록 했다. 입장료(85~150달러 가량)를 내는 것만으로 기부자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짠 것이다.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250명, 400명, 500명.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는 늘었고, 이제는 매년 1000명이 참여하는 젊은이들의 축제가 됐다. 술, 음식 등 물품 협찬을 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요청도 늘었다. 개인 입장료, 기업 기부금 등으로 모인 수익금은 샌프란시스코의 글라이드 재단(glide

편견 없는 이곳… “우린 장애인 고용해 장려금도 받아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르포 모기업 출자 지분 50% 넘고 직원 30% 이상 장애인 고용 전문 교육 및 수화 통역사도 배치, 병원·IT 기업 등 일터 다양해져 3420억원. 기업들의 한 해 장애인고용부담금 총액이다(2014년 기준).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직원의 2.7%를 장애인으로 고용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2008년 1월부터 장애인의 직접 고용을 보완하기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를 시행했다. 출자 지분이 50%를 넘고, 직원의 30%(중증장애인 비율 5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운영하면 된다. 자회사의 고용 장애인은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돼, 기업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줄어든다. 또한 정부는 이 사업장에 대해 최대 10억원의 지원금과 고용장려금도 지원한다. 현재 37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50대 기업 중에서는 11개 기업이 표준사업장 14곳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그 현장을 방문해봤다. 편집자 “휴일이 되면, 월요일이 기다려져요.” 이현숙(58·뇌병변 3급)씨는 매일 아침 6시가 되기 전 집을 나선다. 정식 출근 시각은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 도착한다. 회사 오는 길이 그렇게 즐겁단다.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던 이씨는 10년 전,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려졌다. 이후 왼쪽 신경이 모두 마비됐다.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에 심하게 시달렸다. 지인의 추천으로 2014년 7월부터 ‘오픈핸즈(삼성SDS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지원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뒤뚱뒤뚱 걸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는데 이곳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편견을 가지는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우리가 몰랐던 그들 마음속 숨겨둔 이야기

편견… 우리가 몰랐던 사람들 우리는 편견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익숙치 않은 모습을 보면 손가락질 하고,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곤 합니다. 에이즈 환자, 고령지 예술인, 아마추어 작가, 여성 택시기사 등 우리가 접하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못 읽는다고?’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할 뿐, 글 읽는 건 문제없을 거야’…. 보통 사람들이 흔히 하는 일반적 생각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떨까. 청년 기자들이 만난 우리 이웃 중에는 편견과 통념을 깨는 이야기를 털어놓은 이가 많았다. 편집자 주 #1 “안마사 말고 교육자 되고 싶어” -중도 시각장애인 김태연씨 김태연(43)씨가 시각장애 1급 진단을 받은 것은 28세 때. 설상가상으로 백내장도 진행됐다. 형광등 불빛이 숟가락에 반사되는 것도 견디기 어려웠다. 부모님과 같이 살 수가 없었다. 창문에 선탠지를 바르고, 암막 커튼을 치고 혼자 4년을 살았다. 실로암 복지관의 문을 두드린 것은 ‘할 일’을 찾기 위해서였다. “시각장애인도 대학에 갈 수 있어요.” 복지관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동료의 한마디가 뇌리에 박혔다. 김씨는 사범대에 진학해 영어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시각장애인이 되기 전, 학습지 선생님으로 활동했었던 경력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김씨는 불혹(不惑)의 나이에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재’ 문제였다. 학기 초가 되면 비상이다. 김씨는 “점자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하거나 볼 수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시각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는 점자를 읽을 수 있는 분들이 정말 적다”고 했다. 실제 점자를 읽고 해독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전체 시각장애인의 5% 정도(2014년 기준). 많은

“소화제 팔아 독립운동 지원… 이젠 물 부족 국가 아이들 ‘생명 살리는 물’로”

동화약품 ‘활명수 118주년 한정판’ 기부상품 출시 소화제 ‘활명수’는 국내 최초의 신약이다. 1897년, 조선시대 왕의 경호 무관(선전관·宣傳官)이던 민병호가 궁중 비방에 서양의학을 접목시켜 개발한 것. 한국기네스협회는 1996년, 활명수와 이를 개발한 ‘동화약품(당시 동화약방)’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와 상품명으로 공식 인정했다. 사실 활명수가 개발된 당시에는 급체, 토사곽란(갑자기 토하고 설사가 나며 심한 고통이 따르는 위장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도 있었다. 상품명처럼 그야말로 ‘활명수(活命水·생명을 살리는 물)’였던 셈이다. 한약은 달이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먹기도 불편한 반면, 병에 든 활명수는 손쉽게 먹을 수 있어 효과도 빨랐다. 그런 활명수의 연간 생산량은 1억병으로, 지금까지 약 84억병이 판매됐다. 활명수를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25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올해로 창립 118주년, 동화약품의 ‘활명수’의 사회공헌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독립운동 자금줄에서 물 부족 국가 아이를 살리는 물로 활명수는 태생적으로 공익과 깊은 연관이 있다. 동화약품의 창립지(서울시 중구 서소문로9길 14)에는 ‘서울연통부’를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일제 강점기 시기 상해 임시정부와의 비밀 연락기관인 ‘서울연통부’를 회사 내에 설치했기 때문. ‘서울연통부’의 당시 행정 책임자는 동화약방의 사장인 민강으로, 그는 활명수를 개발한 민병호의 아들이다. 활명수를 팔아 독립운동가의 활동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활명수 한 병 값은 50전으로, 설렁탕 두 그릇에 막걸리 한 말을 살 수 있는 ‘비싼 가격’이었다. 독립운동가들이 중국으로 건너갈 때, 돈 대신 활명수를 휴대했다가 현지에서 판매해 자금을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독립운동 자금을 대던 소화제는 이제 118년의 역사를 가진 최장수 브랜드로 자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아주 특별한 투자’ 온다

서울시, 경계선지능 아동 위한 ‘사회 성과 연계 채권’ 도입 “가정에서 소외된 아이 5~7명이 모여사는 공동체인 그룹홈에는 경계선지능(IQ 71~84)아동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 아이들이죠. 하지만 그 아이의 속도에 맞춰서 교육을 진행하면, 일반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어린아이들이 언어, 정서교육 등을 통해 사회성을 제대로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면 10년 후 미래가 달라질 겁니다.” 한은교 서울시 아동공동생활가정지원센터장의 말이다. 만약 그룹홈 아동 한 명이 자립하면, 얼마의 예산이 줄어들까. 연간 기초생활수급비와 복지시설 운영비 등만 따져도 최소 1억5000만원이 될 것으로 서울시는 분석한다. 현재 서울 지역 내 그룹홈은 60여곳.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는 300명이 넘는다. 이들 중 100명이 자립에 성공한다면, 최소 100억이 넘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더구나 경계선지능 아이들은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 사이에 끼여있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경계선지능 아동의 경우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할 때,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아동의 1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3년 기준). 서울시는 그룹홈 내 경계선지능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방 차원 복지 사업의 첫 신호탄을 올렸다. 지난 4월, 서울시가 아시아 최초로 ‘사회 성과 연계 채권(Social Impact Bond·이하 SIB) ‘을 도입하기로 한 것. SIB는 민간 투자로 공공 정책 사업을 수행한 후, 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정부가 사업비에 이자를 더해 민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정부는 성공한 사업에만 예산을 집행하게 되어,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SIB를 통해 성과 중심 행정으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지역 사회 문제 해결, 우리는 ‘축구’로 합니다

“축구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느냐고요? 물론입니다(Absolutely). 저는 어렸을 때부터 늘 키가 작아서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축구를 잘하게 되니깐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의기소침해 있던 제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된 계기가 바로 축구였습니다. 축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영국의 프로축구팀 ‘퀸스파크 레인저스(Queens Park Rangers·이하 QPR)’ 구단의 사회공헌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앤디 에번스(Andy Evans·47·사진)씨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160㎝를 조금 넘은 작은 체구였지만, 눈빛과 손짓에는 당당함이 가득 차 있었다. ‘박지성의 클럽’으로 한국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QPR 구단은 20년 넘게 지속한 지역 사회공헌의 성과로 업계에서 회자되는 유명 구단이다. 이 구단이 설립한 QPR 재단(QPR in the community trust)은 연간 평균 130만파운드(약 23억원)를 모금해, 매년 유소년 2만5000명을 지원하고 있다. 총 100명의 직원이 사회공헌을 전담해 전문성을 더한다. 주한영국문화원과 FC안양의 초청으로 방한한 앤디 에번스 대표를 만나 프로축구의 사회공헌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난 1994년 QPR재단을 창립한 멤버로, 2009년부터 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1년에 두 번, QPR 홈구장엔 특별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다운증후군 장애인입니다. 홈경기 오프닝 때 터지는 이들의 골 세리머니에 로프터스 로드(Loftus Road) 경기장은 떠나갈 듯 환호성이 터집니다.” 에번스 대표는 QPR 구단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2009년 시작한 ‘타이거 컵스(Tiger Cubs)’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는 런던 서부 지역의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이 축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만 매주 300명. QPR구단은 매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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