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번째 생일, 첫 기부로 특별한 선물 줘요

한마음한몸운동본부_현준호·남희은 부부 “첫 아이를 낳고 건강한 아기를 주셨다는 감사와 감동이 밀려왔어요. 우리 아이가 건강한 만큼, 다른 아이들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준호·남희은씨 부부는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진행하는 ‘생애 첫 기부’의 최대 참여자다. 2010년 1월, 첫째 유림이(4)의 ‘백일 기부’를 시작으로, 매년 유림이 생일 때마다 축하 잔치 비용을 아껴 30만~5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겨울, 둘째 동훈이(2)가 태어난 이후에도 ‘백일 기부’와 ‘첫돌 기부’는 이어졌다. 벌써 6번째 정기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치료비로 사용되고 있다. 남씨가 첫 기부 때 느꼈던 감동을 떠올렸다. “유림이의 첫 번째 생일날엔 돌잔치를 열었어요. 그때 받았던 선물과 축의금을 모아서 유림이 이름으로 기부했죠. 돌잔치에 오신 분들에게 ‘여러분이 주신 선물을 또 다른 아이의 행복을 위해 기부했다’고 편지를 써서 보내드렸어요. ‘좋은 곳에 사용해줘서 고맙다’ ‘우리 부부도 당장 실천하겠다’는 답장이 많이 왔어요. 1월에 출산 예정인 한 친구는 벌써부터 ‘생애 첫 기부’를 준비 중이고요.” 아이가 자랄수록 부부의 나누는 기쁨도 커졌다. 두 아이가 건강하게 생일을 맞이할수록, 더 많은 아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유림이, 동훈이 생일이 되면 더 많은 축의금을 보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남씨는 “유림이가 기부금 전달식 때 받은 사진 액자를 볼 때마다 ‘아픈 아이들 이제 낫게 돼서 좋아요’라고 말한다”면서 “아이들 맘속에 나눔이 자연스레 자리 잡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다.

기부는 작은 계기일 뿐… 미술로 희망을 그리고 있어요

사단법인 글로벌호프 유희숙씨 “2009년, 인도에서 수십명의 고아를 만났어요. 배고프고, 상처받은 아이들이 돌봐줄 곳이 없어 아파하고 있었어요. 3개월 동안 그 아이들이 생각나서 하염없이 울었어요. 아는 분이 인도에 고아원을 짓겠다고 하셔서 1500만원을 기부하고, 매달 10만원씩 아이들 교육비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유희숙(52)씨는 지난 2010년, 인도·미얀마·몽골 등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단법인 글로벌호프가 설립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돕고 싶었다. 이미 후원하고 있는 인도의 고아들 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인들에게 찾아가 함께 기부하자는 뜻을 알렸고, 20명으로부터 일대일 아동 결연 약속을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기부, 나눔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씨는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다. 자신의 재능을 나눠 더 많은 아이를 돕고 싶었던 그녀는 2009년부터 기부 전시회를 시작했다. 여주 교도소 재소자를 위한 전시회를 비롯, 세 번의 기부 전시회를 통해 판매 수익금의 30%를 기부했다. 매주 목요일에는 경기 안산시 원곡동에 위치한 국제 다문화학교에서 재능 기부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유씨는 “나중에 개도국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고, 미술교육을 진행하는 게 꿈”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여름에는 미국에서 영상예술학을 공부 중인 22세 아들을 설득해, 3개월 동안 글로벌호프에서 재능을 나누도록 했다. 사진을 찍어서 팸플릿을 만들고, 홈페이지에 필요한 영상을 만들었다. 당시 미디어 콘텐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글로벌호프에 꼭 필요한 나눔이었다. 유씨는 “작지만 진정성 있는 NGO를 후원하고, 재능을 기부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랑이 가득한,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결혼기념일

동방사회복지회 문혜정·이준형 부부 부부에게 특별한 날 미혼모·장애인 도와 블로그 통해 소개하자 재능기부 문의 쏟아져 2009년 12월, 동방사회복지회 후원사업부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아기용 치약, 젖병, 인형, 장난감, 산모 머리띠, 동화책 등 365가지의 출산·육아용품들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물건 하나하나에 붙여진 노란색 메모지에는 물품 구입 경위와 사용 방법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선물을 보낸 이는 당시 1년차 부부 이준형(36)·문혜정(31)씨. 이들은 “우리 부부가 결혼한 지 365일이 되는 날을 기념해, 영유아 시설이나 미혼모 시설의 엄마들을 위한 365개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게 됐다”면서 결혼기념일 기부를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동방사회복지회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방송반 친구들과 뜻깊은 봉사활동을 계획하던 문씨는 동방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아동 일시보호소의 문을 두드렸다. 문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 아이들과 책도 읽고, 레크리에이션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저를 엄마라고 부르면서 따르던 일곱 살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는 거예요. 고아원으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IMF 때문에 일시보호소에 맡겨진 아이들 중 상당수가 결국 버려져 다른 시설로 보내지곤 했거든요.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건강하고 예쁜 아이를 낳게 된 감사함을 이 세상에 태어난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2010년 11월 23일, 두 번째 결혼기념일에는 매일 1000원씩 365일 동안 모은 36만5000원을 기부했다. 세 번째 결혼기념일에는 동방사회복지회가 후원하는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판매하는 쿠키 70세트를 구매해, 지인들에게 나눴다. 올겨울에는 좀 더 특별한 결혼기념일을 준비했다. 문씨는 온라인에서 ‘육아 일기’로 유명한 파워블로거다.

영화 창작교실 큰 인기… 해외 진출 현장에서 문화공헌 앞장

[CJ CGV 베트남 사회공헌] 호찌민 토토의 작업실… 4일 간 학생 42명 참가 6편의 영화 직접 제작… 유명 배우도 시사회 참석 베트남 1위 메가스타… CJ CGV서 작년에 인수 영업이익 57% 늘어나 사회적 기여에 힘 쏟아 “꺄아아악~!!” 복도 끝에서 여자아이의 비명이 들렸다. 거울 너머로 하얀색 물체가 스윽 지나갔다. 화장실 칸 너머로 무언가 벽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단발머리 여자아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카메라 렌즈 안에 겁에 질린 학생의 얼굴이 클로즈업됐다. 몇 차례 심호흡을 한 아이는 화장실 문을 벌컥 열고, 온 힘을 다해 교실로 뛰어갔다. “귀신이야!”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내리자, 화장실 칸에 들어가 있던 피안(12)군이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밖으로 나왔다. 숨죽이고 촬영을 지켜보던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화장실 앞으로 몰려들었다.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6박7일) 베트남 호찌민 이타샤 교육센터에서 진행된 ‘2012 호찌민 토토의 작업실’ 현장. 2조 영화 ‘화장실에서 하는 파티’에서 귀신 역할을 맡은 피안군은 “실제 우리 학교 4층 화장실에 나타나는 귀신 이야기를 영화로 찍었다”면서 “이번엔 공포 영화를 찍었지만 나중에 커서 코미디 영화 주인공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외 진출과 동시에 문화공헌 앞장선 CJ CGV ‘토토의 작업실’은 CJ CGV가 국내에서 2008년부터 진행한 영화 창작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역의 작은 분교와 지역아동센터에서 3년간 청소년 영화 창작 교육 노하우를 쌓은 CGV는 지난해 베이징을 시작으로, 올겨울엔 베트남 호찌민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두 번째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프로젝트를 위해 세 기관이

“곳곳에서 전해온 후원 덕에 아이들 가르칠 수 있었죠”

한국인 아버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미팸(38·사진) 코토 대표는 호주에서 자랐다. 23세 되던 해, 모국인 베트남에 돌아와 여행사 가이드를 시작한 그는 관광지에서 수많은 아이를 만났다. 돈을 벌기 위해 거리로 나온 아이들이 하루 16시간씩 코코넛을 팔고 있었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만으로는 빈곤을 해결할 수 없었어요.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어요. 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문 기관이 필요했습니다.” 가족, 지인들로부터 4만달러(약 4300만원)를 빌린 지미팸 대표는 1999년 하노이에 작은 샌드위치 가게를 열었다.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샌드위치 만드는 방법, 가게를 운영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당시 베트남에선 사회적기업이란 단어가 금기어였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돕겠다고 다가가서 사기 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던 거죠. 하지만 1년쯤 지나자 아이들에게 정당한 교육과 월급을 지급하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이 코토를 점차 신뢰했고, 레스토랑 매출도 함께 늘었습니다.” 갈 곳 없고, 먹을 것 없는 거리의 청소년들이었기에 코토는 이들의 숙식은 물론 교육비, 의료비, 용돈까지 책임져야 했다. 1년에 학생 한 명당 1만달러(1081만원)가 필요했다. 학생 교육 및 생활비로만 약 22억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하노이와 호찌민 두 곳에서 레스토랑과 직업교육센터를 운영하고, 60명의 직원을 관리하면서도, 지난 13년간 코토가 꾸준히 자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했다. 지미팸 대표는 “코토를 지지하는 개인 기부자와 전 세계적인 후원이 있었기에 자립이 가능했다”고 답했다. 코토와 업무협약을 맺은 호주의 박스힐(Boxhill) 대학은 2000년, 5만달러를 지원해 코토 직업교육센터 설립을 도왔다.

거리의 청소년 700명, 세계 누비는 일류 요리사로 성장

[베트남 최초 사회적기업 ‘코토’를 가다] 레스토랑·교육센터에서 13년간 청소년 가르쳐 요리사·바텐더로 성장 직업 관련 교육 외에도 자존감 향상 교육 등 사회성 위한 훈련 마련 ‘배운 만큼 나누라’ 철학… 코토 졸업한 학생들 요리 봉사·기금 마련 나눔으로 선순환 이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사이공 강을 따라 한 시간을 달렸다. 다리를 건너자 반듯반듯 구획된 도로 사이로 솟아오른 고층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호찌민의 신도시, 푸미흥(Phu Ny Hung)이다. 고급 레스토랑, 호텔, 대형 쇼핑몰이 즐비한 이곳에 지난해 10월 특별한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베트남 최초 사회적기업인 ‘코토(KOTO)’가 만든 레스토랑이다. 1999년 하노이에서 출발한 ‘코토 레스토랑’이 베트남의 신도시 호찌민에 2호점을 세운 것. ‘코토’는 지난 13년 동안 가난한 청소년 700명을 일류 요리사, 웨이터, 바텐더로 성장시킨 직업교육 전문 사회적기업이다. 레스토랑 외에도 직업 교육을 위한 ‘코토 트레이닝센터’를 하노이와 호찌민 두 곳에 설립했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요리 전문 학교로 꼽히는 코토를 방문해 이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거리의 청소년들을 전문 요리사로 푸미흥 거리의 녹색 간판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니, 검은 유니폼을 입은 한 청년이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안내를 받으며, 야자수로 꾸며진 입구를 지났다. 아이보리색 기둥과 금빛 벽돌로 이뤄진 이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이었다. 왼쪽 벽면 전체는 황토색·검정색·짙은 갈색 벽돌로 채워졌고, 각 벽돌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100달러 이상 기부한 개인과, 400달러 이상 기부한 기업의 이름을 벽돌에 새긴다”고 코토 레스토랑 매니저 리키칸씨가 미소를 지었다. “호찌민에 레스토랑을 연 지

장애청년드림팀 연수보고대회

지난 11월 23~24일 양일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국제청소년센터 유스호스텔에서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연수보고대회가 열렸다. ‘장애청년드림팀’은 꿈을 가진 장애 청년들이 국제사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연수보고대회에서는 지난여름에 진행됐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의 성과를 공유하고, 다음 연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팀별로 7분 동안, 해외연수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부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별 대표 7명은 드림팀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갈등과 고민들을 나누면서, 해결 방안을 공유했다.

마을 주민 기부만 연 2억원… 느티나무에 사랑이 모였다

경기 용인시 ‘느티나무도서관’ 2000년 2월 지하 사립문고로 시작… 주민의 기부로 2007년 도서관 설립 도난방지 시스템 설치하지 않아도 잃어버린 책보다 기부한 책이 많아 주민들이 책 보수·읽기 자원 봉사 후원자 500여명 연간 2억원 모아 기부금으로 작은도서관 3곳 후원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느티나무 도서관’.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커다란 나무 그네에 걸터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왼쪽의 ‘사랑방’에는 세 살배기 자녀와 엎드려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장난감을 쫓아 마루방을 기어다니는 아기들도 보였다. 1층과 2층 사이의 다락방에는 만화책이 가득했고, 뒷문에는 마당으로 곧장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었다. 도서관 곳곳에서 이웃사촌, 옆집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와 학생들로 북적댔다. 하루 평균 600명, 주말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이곳을 다녀간다. 하루 대출 권수도 1000권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이곳엔 도난방지시스템은 물론 그 흔한 CCTV조차 없다.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이사장은 “책 잘 잃어버리는 도서관이 이 도서관의 모토”라며 미소를 지었다. “도난방지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최소 1300만원이 들더군요. 직원들이 ‘차라리 1300만원어치 책을 잃어버리자’고 입을 모았어요. 주민들이 그만큼 책을 읽고 꿈을 꾼다면, 도서관은 1300만원보다 더 값진 것을 얻게 되니까요. 13년간 느티나무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잃어버린 책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책이 훨씬 많습니다.” ◇지하상가의 ‘사립문고’, 용인시의 ‘사랑방’ 되다 2000년 2월, 당시 용인시 수지읍(현 수지구)에는 신도시 개발 때문에 가건물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았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과 신규 유입자들 간의 빈부 격차도 심화되고 있었다. ‘온 동네

음악으로 장애 넘은 청년들, 세상과 하모니를 연주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장애에 대한 편견 깨고 사회자 역할까지 해내 음대 졸업자로 구성된 ‘미라콜로 앙상블’ 창단 꾸준히 연주 활동하며 장애 인식 개선 교육도 대학 입학한 단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로 교수·학생 인식 변화 “저는 엄마가 힘들어하실 때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해드리는데요. 엄마는 제 연주를 들으면 힘이 난다고 하세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지색 조명이 무대 위를 감싸자,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플루트 단원 홍정한(23·발달장애 3급)씨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지 벌써 5년. 무대 위에서 수많은 곡을 연주해봤지만, 6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사회를 본 건 처음이다. 옆에 서 있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트럼펫 단원 송아름(20·발달장애 2급)씨가 용기를 주듯 “정한이 오빠는 이번에 제가 합격한 백석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님”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긴장으로 가늘게 떨리던 손도, 굳게 경직됐던 얼굴도,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내 자유로워졌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제7회 정기연주회 현장. 두 단원의 사회로 객석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연주곡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파랑돌’입니다.” ◇장애 편견 넘어선 새로운 시도, 정기연주회의 감동으로 창단 후 7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는 모든 순간순간이 도전이었다.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 어려운 발달장애청년들의 손에 악기를 쥐어주고, 악보를 익히는 과정이 그랬다. 연주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의젓하게 박수를 받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회공헌활동과 문화예술이 만나 사랑도 두 배

중소기업·예술단체 기부여행 마술쇼·김치 담그기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문화공연·봉사활동 나서 참여하는 임직원 대부분 꾸준히 함께하겠다 다짐 마술사의 손바닥 위로 빨간색 하트 스펀지가 나타났다. 주먹을 쥐었다 펴자, 하트가 두 개로 늘어났다. 또 한 번 손을 오므리자, 세 개의 하트가 손바닥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송경성 마술사가 세 개의 하트를 한데 모은 뒤, 아이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작은 사랑이 하나, 둘 모이면 어떻게 될까요?” 맞잡았던 두 손을 벌리자, 얼굴 크기 만큼 커다란 빨간 하트가 등장했다. “와아~.” 마술쇼를 보던 관객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지난 11월 17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문화센터)에서 특별한 나눔 행사가 열렸다. 매직저스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송경성 마술사와 자격증·공무원 전문 교육기업인 ㈜에듀윌이 다문화 가정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송경성 마술사는 재능을 나누고, ㈜에듀윌은 임직원 40명과 다문화 가족 40명이 함께 만드는 김피 담그기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3년 전, 몽골에서 온 바탄한드(24)씨는 “집에서 혼자 김치를 만들어봤는데 맛이 없어서 실패했었다”면서 “오늘 만든 김치는 맛있어서 남편이 좋아할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에듀윌 임직원들도 중국, 몽골, 베트남 등 아시아의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됐다. 14세 아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한 ㈜에듀윌의 남영택 경영기획팀 이사는 “봉사하러 왔다가 다문화 여성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에듀윌은 지난 2005년부터 탈북 청소년, 미혼모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검정고시 강의 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매월 ‘사랑의 쌀’ 1000㎏을 복지시설에 기증하고 있다.

“참가자들 활짝 웃는 모습에 캠페인 계속 참여하게 돼요”

아모레 카운셀러 이일숙씨 “볼터치만 해도 얼굴이 화사해지셨죠?” 아모레 카운셀러(방문판매원) 이일숙(48)씨가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에 참여한 암환우에게 거울을 비췄다. 메이크업을 마친 뒤에도, 환우의 피부톤에 맞는 베이스와 아이섀도 색을 골라 사용법을 설명한다. 이씨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1회 때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꾸준히 재능을 나눈 ‘최장기 봉사자’다. 올해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봉사상’도 받았다. 이씨의 아모레 카운셀러 경력은 올해로 8년째. 회사에서 지원하는 메이크업 강좌를 열심히 들었던 그녀는 지금껏 배운 메이크업 기술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캠페인 참여를 신청했다. 이씨는 “1회 캠페인 때 대표이사님이 아모레 카운셀러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귀한 봉사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면서 “방문판매하면서 그때처럼 자부심이 느껴졌던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5년간 봉사를 통해 여성 암환우를 만난 이씨는 암환우의 피부 상태와 관리법에 대해 전문가가 됐다. 항암치료 중에 피부에 상처가 나면 세균에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화장할 때도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항암치료 때문에 머리가 빠진 환우 분들에겐 스카프를 예쁘게 머리에 묶는 법도 가르쳐 드리고, 눈썹이 빠진 분들에겐 자연스럽게 아이브로우 펜슬로 눈썹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드려요. 처음엔 어색해하시다가도, 화장한 뒤에는 모두 만족해하세요. 그리고는 이것저것 배워가시죠. 환우 분들이 활짝 웃는 모습을 또 보고 싶어서, 캠페인에 계속 참여하게 돼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에 참여한 아모레 카운셀러들과 함께 지역 복지관을 방문해,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독거 노인분들의 식사와 청소를 돕는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진행하는 핑크 리본 마라톤

화장품 기업 강점 살린 재능 나눔… 여성 암환우 7500명 미소 되찾아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캠페인 5년 총정리 “여성 암환우 외모 가꿔 자신감 되찾아 주자” 아모레퍼시픽 직원 모여 친환경 화장품 만들고메이크업 교육 진행 캠페인 후 엽서 전달해 피드백 받고 다음해 반영 작년부터 중국에도 확대 “항상 칙칙하던 얼굴이 정말 화사해졌어요. 신기해요.” 거울을 들고 이리저리 얼굴을 살펴보던 김경옥(54)씨가 미소를 지었다. 지난 5월 16일, 유방암 수술을 한 뒤로 처음 해보는 화장이다. 가슴에 붉은 반점이 생겨서 피부과에 갔다가, 암 진단을 받게 된 김씨는 “건강한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났다”고 한다. 20년 가까이 식당일을 하느라 화장을 모르고 살던 그녀에게 오늘은 특별한 하루다. “얼굴에 생기가 생겨서인지, 병이 금방 나을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김씨의 웃음은 그칠 줄 몰랐다. 지난 14일 오후 1시, 한양대병원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Make up your life)’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이 여성 암환우를 위해 진행하는 외모 가꾸기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5년 동안 진행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통해 총 7500여명의 여성 암 환우가 메이크업, 피부관리, 헤어 연출법을 배웠다. 순수 캠페인 예산도 2008년 대비 250%나 증가했다. 이윤아 아모레퍼시픽 홍보팀 부장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피부색이 검게 변하고, 건조해져서 화장하기 어렵다”면서 “타인의 시선과 편견 때문에 병원 치료도 안 나가던 분들이 캠페인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밝아졌다”고 말했다. ◇강점을 살리고, 진심을 더하다 5년 전,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1945년 창립 이래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지만, 그동안 국내 화장품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