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들, 아동권리·국제개발 전문화에 포커스

대형 NGO 조직 개편 단행 사업 본부 통합하거나 기능 확대하고 전담팀 신설 아동복지 분야 역할 키우고 국제개발 전문성 위해 대륙별에서 사업별로 개편 ‘선택과 집중’. 최근 대형 비영리 단체들의 잇따른 조직 개편에서 보이는 키워드다. 5~6개로 쪼개졌던 본부를 3개 이내로 통합하거나 ‘팀’ 단위로 이뤄졌던 사업을 ‘실’로 격상하는 등 단체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아동 권리 옹호’와 ‘국제 개발사업의 전문성 강화’가 두 축이다. 지난해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은 아동 권리를 위한 ‘옹호사업팀’을 신설했다. 기존에 복지사업본부에서 일부 담당했던 기능을 확대, 전담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영균 어린이재단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재단이 운영하는 전국 70여개 사업 현장에서 아이들의 권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조직 내에 있는 아동복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아동안전지수’ 등 관련 지표와 통계를 발표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나눔 교육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는 기존에 운영되던 ‘아동권리국’을 ‘아동권리본부’로 격상시키고 올해부터 국내 아동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아동 친화 도시’를 선정하고, 관련 정책 및 매뉴얼을 공유할 계획.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팀장은 “국내 후원이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한국 아동에게 꼭 필요한 사회적 이슈를 찾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본부 내에 ‘어린이친화도시 인증위원회’를 설치해 각 지자체의 아동 친화 실태를 조사·평가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역시 2014년 1월을 기점으로 아동권리사업팀을 별도로 조직하고, 인력을 보강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담팀을 중심으로 아동 학대 예방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어려운 주민 누구나 마음 치료해 드려요

성북구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 홍정수 성공회신부·홍두호 예방의학과 전문의 우울증 걸린 주민 위해 2012년 세운 비영리 단체 복지현장서 활동한 홍 신부와 의사 출신 홍두호씨 힘 보태 일대일 상담·치료 캠프 진행 “당시 성북구가 서울에서 다섯째로 자살률이 높은 곳이었어요.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이 계속 일어났죠. 이곳이야말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한 치료센터가 시급했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복지관’에서 만난 홍정수(43) 성공회신부의 말이다. 마음복지관은 2012년 홍 신부가 뜻이 맞는 후원자들과 함께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곳에선 월 80회의 심리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1회 상담 비용은 소득기준에 따라 5000원에서 2만원. 일반 상담소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복지관의 심리상담은 소득 낮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 저소득층을 위해 만든 사업이다. 주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전 8시부터 하루를 꽉 채워 진행해도, 2개의 심리상담실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정부 보조금 없이 낮은 상담치료비와 기부금만으로 마음복지관 운영이 가능할까. 비결은 재능기부다. 홍 신부는 “치료사 30여 명이 조를 짜서 프로보노(재능기부)로 상담치료를 진행한다”고 했다. 마음복지관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작치료, 심리치료, 음악·미술치료 등 각 분야 전문가 10여 명은 ‘사회통합치유연구소’를 만들었다. 심리치료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재능기부로 장애인·노숙인·청소년을 대상으로 일대일 상담, 치료 캠프 등을 진행했다. 홍 신부 역시 ‘사회통합치유연구소’ 일원이었다. 가출 청소년쉼터, 노숙인 상담센터, 나눔의집 등 복지기관에서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심리상담의 힘을 깨달은 홍 신부는 이후 상담대학원을 다니며

돈에서 공간으로… 기업 기부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유휴 공간 기부하는 기업 증가 기업의 연수원·공연장 등 시민단체에 개방하고 문화·소통의 場으로 활용 지난해 한국농어촌공사(이하 농어촌공사) 김포지사에 색다른 공간이 마련됐다. 2층 소회의실을 개조한 이곳엔 ‘농업인 사랑방’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김포시에 사는 농민들은 이곳에 모여 자유롭게 정보를 나눈다. 영농 교육이나 상담도 이뤄진다. 농어촌공사 직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3층 회의실도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했다. 누구든 신청만 하면 100명 수용 가능한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 직원들은 부서별 회의시간을 조정해 시민들의 공간 이용 시간을 확보했다. 인근에서 행사가 있을 땐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공기관이 가진 내부 공간을 기부해, 시민들과 소통의 장(場)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박우임 한국농어촌공사 김포 지사장은 “김포시 내에 대형 회의공간이 없어서 타 기업이나 시청 등에 회의실을 빌려준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공간 기부를 통해 농어촌공사가 김포시민들의 사랑방처럼 친근해졌다”고 말했다. ◇유휴 공간 기부하는 기업들 돈과 시간, 재능을 기부하던 기업들이 이제 내부 자산인 ‘공간’을 기부하는 것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기업이 가진 유휴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거나,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등에 기부하기 시작한 것. 회의실·세미나실·강당을 무료 대관함으로써,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사회공헌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전국 30곳 사옥에서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한순기 국민연금공단 총무지원실 차장은 “각 사옥 건물 운영 상황에 따라 평일 근무시간에는 회의실을 빌려주고, 주차장은 평일 퇴근시간 이후와 주말에 종일 개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도 건물 1층에 있는 회의실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회의에

인력·규모 줄이기 vs 전국으로 발 넓히기

한국 거리모금의 오늘 대형 NGO들 거리모금 통한 후원 줄자 공익 마케팅 연계하거나 직원 역량 강화에 투자 신규 NGO들 “거리모금, 홍보에 필수 “현재 활동 비중 유지하고 지역도 확대하기로 2013년 국내 비영리단체들의 거리모금 캠페인(Face to Face Campaign, 이하 거리모금) 성적표는 어떨까. 대형 NGO들은 거리모금 인력 및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밀알복지재단은 올해부터 거리모금을 점차 줄이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새로운 모금 전략을 세웠다. 황대벽 밀알복지재단 CSR협력팀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거리모금을 하는 단체는 많아진 반면, 후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면서 “거리모금만 하기보다는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과 연결하거나, 지하철에서 도서를 판매하는 공익 연계 마케팅과 연계할 때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 역시 설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기점으로 거리모금 캠페인을 전면 재검토한다. 기존의 거리모금 방식을 중단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 팀장은 “기존엔 후원자를 1명 더 만나는 게 목적이었다면, 올해부턴 유니세프를 통해 후원한 아동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장소 섭외 등의 어려움으로 거리모금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 박영의 세이브더칠드런 홍보팀장은 “대신 거리모금 캠페인을 나가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 해외 사업장 방문 프로그램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밀알복지재단, 유니세프, 세이브더칠드런 등 세 단체의 거리모금 평균 비중은 전체의 10~20%를 차지했다. 대형 NGO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거리모금을 통한 정기후원자 수가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비영리법인은 스스로 돈 벌면 안 된다고요?

비영리법인 수익사업의 면세 범위 “복지 관련없는 수익, 과세”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베이커리·미술관 수입에 강남구청이 재산세 추징 법원이 공익사업 인정해 “재산세 돌려줘야” 판결 비영리 수익사업 늘면서 법률 가이드·지식 부족해 투명성 논란 휩싸이기도 “강남구청은 밀알복지재단으로부터 추징한 3억4339만원을 모두 돌려주라.” 지난 1월 28일 밀알복지재단과 강남구청 간 ‘재산세 소송’을 둘러싼 1심 판결 결과다. 이 사건은 작년 6월 말 언론에 집중 보도돼 ‘비영리법인의 불투명성’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그 결과가 주목받아왔다. 법원은 일단 밀알복지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왜 그랬을까. ◇밀알복지재단 베이커리·미술관 운영…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아 2012년 6월 강남구청은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밀알아트센터 현장 조사를 통해 “공익사업이 아닌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며 5년치 재산세 3억4339억원을 한꺼번에 추징했다. 현행법상 종교시설이나 사회복지 법인의 부동산에는 재산세와 취득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이 부동산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하면 구청에 세금을 내야 한다. 밀알복지재단은 곧 “재산세 부과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밀알아트센터는 특수학교 운영과 장애인 복지를 위한 홍보, 인식 개선이라는 고유 목적에 사용됐고, 일부 음악홀·카페·베이커리 등에서 매출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수익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실제 밀알아트센터(지하 2층, 지상 4층)의 연간 매출액은 9억2870여만원(2011년)에 달하지만, 영업손실이 매년 3억원가량 발생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세금 감면은 비영리법인에 특혜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고, 비과세 건물에서 카페 운영·대관을 하는 건 본래 공익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과세를 한 것”이라면서 “수익사업 과세 문제는 기준이 명백하지 않아 소송이 많은데, 이번 판결 이유를 검토한 뒤

풍선 붙이고 춤추고 편지 쓰고… 기부가 샘솟아요

임직원 기부 참여 높이는 기업들 신한은행 – 회식비 기부하자는 춤 영상… 전 직원 메일로 보낸 이후 기부금 1500만원 모여 태광그룹 – 기부자 책상에 풍선 붙이고 후원받는 아이들 선물 전해 기부직원 25%서 80%로 한화생명 – 사회공헌 사이트 운영… 기부처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지원받는 아이들 소식 전해 #1. 지난해 신한금융그룹 전 직원 메일로 영상 파일 하나가 전송됐다. 파일명은 ‘좋은 날, 좋은 기부’. 영상을 틀자 선글라스를 낀 신한은행 직원 7명이 나타났다. “We are(우리는) 대리 차장 기부맨~!” 이들은 가수 싸이의 ‘젠틀맨’을 개사한 곡, ‘기부맨’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승진 등 좋은 일이 있을 때 1차만 가고, 2~3차 회식 비용을 기부하자’는 가사였다. 영상을 본 직원들이 앞다퉈 사회공헌팀으로 메일을 보냈다. ‘우리 부서는 1차만 가고, 나머진 기부하겠다”출산의 기쁨을 담아 기부하고 싶다”연말 포상금을 기부하겠다’ 등 내용도 다양했다. 기부맨 영상 메일 이후 직원들의 ‘감사 기부금’만 1500만원이 모였다. #2. 오전 7시. 태광그룹 사회공헌팀 직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두 손엔 알록달록 풍선이 가득하다. 이들은 하얀 종이에 적힌 기부자 명단을 일일이 확인한 후, 책상 위에 헬륨 풍선을 하나둘 붙여나갔다. 직원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나무 액자와 손편지도 놓았다. ‘디딤씨앗통장’을 정기 후원하는 직원들을 위한 그룹홈 아이들의 특별한 선물이다. ‘선물 이벤트’는 사내에서 화제가 됐고, 직원들의 정기 후원 참여율은 6개월 만에 25%에서 80%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부한 직원은 특별 관리”… 작은 아이디어로 임직원 마음

서울역 쪽방촌 주민 위한 동자동 사랑방 , 투명성 논란 일어

자활로 주목받던 서울 ‘동자동 사랑방’은 왜… 동자동 사랑방 횡령 사건 주민들 조합 신뢰성 공방 공제협동조합은 임의단체… 사업 중단·청산하게 되면 출자금 보호받을 수 없어 작년에만 조합원 64명 탈퇴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은 겨울이 무섭다. 1인당 기초생활수급비 46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간다. 난방비,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삶이라 이들은 아파서도, 다쳐서도 안 된다. 급하게 병원비를 마련하려 해도, 주민 대부분이 신용불량자라 은행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들에게 최대 100만원까지 금리 2%로 대출을 해주는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은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사랑방마을 공제협동조합은 쪽방촌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자치조직 ‘동자동 사랑방’이 2011년 3월 창립한 협동조합이다. 1계좌당 5000원으로 6개월 이상 꾸준히 납부한 조합원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10개월 이내에 분할 상환하면 된다. 조합원 수는 총 386명. 2013년 1월 현재 전체 출자금은 약 8532만원이다. 동자동 사랑방 조합원들은 풀빵 판매, 후원 주점, 돼지고기 공동구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립을 꿈꾸고 있다. 쪽방촌 주민들의 이러한 자활 활동이 알려지면서, 동자동 사랑방은 협동조합 설립 직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동자동 사랑방 조직 내에 생긴 불신이 조합으로까지 불통이 튀고 있다. 발단은 2011년 말, 동자동사랑방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이었다. 동자동 사랑방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최모씨가 금고 속에 있는 공금을 횡령해 훔쳐 달아난 것. 사무 일을 봐주겠다며 합류한 그는 쪽방촌 주민도 아니었다. 주민들은 분개했다. 또한 공제협동조합이 동자동 사랑방이란 주민자치조직을 통해 만들어졌고, 동자동 사랑방과 조합이 사업을 함께 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도없이 무작정 보급… 노숙인 두 번 울리는 ‘이동식 텐트 프로젝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시의 ‘홈리스 안겨드림’ 프로젝트 노숙인에 보급한 이동 텐트… 허가 없이 사용하면 불법 점거 취급, 과태료 물어 대다수 제대로 사용 못해 “사용 장소나 보호 규정 없이 성급하게 추진했다” 지적 市관계자 “추위 떠는 노숙인 1명이라도 줄이자는 생각” 매년 매서운 한파가 휘몰아칠 때면 노숙인을 위한 대책들이 발표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노숙인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겠다며 발표한 ‘홈리스(Homeless) 안겨드림’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이는 이동식 셸터(간이 텐트) 500개와 겨울옷 4000여점을 노숙인들에게 기증하는 행사였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과가 시민 공모를 받아 이동식 셸터를 개발하고, 삼성물산이 이동식 셸터 비용과 임직원들의 겨울철 의류를 기부하는 민관 협력 사례였다. 새로운 시도였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게다가 이번 겨울 이동식 셸터를 배분받은 노숙인 대다수가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현행법상 노숙인이 지하도·육교·도로 등에서 이동식 셸터를 사용하면 불법 점거가 된다. 허가를 받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까지 부과된다(도로법 2조, 38조, 101조 및 시행령). 이동식 셸터는 장소를 불문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되거나 오히려 노숙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퍼뜨릴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동식 셸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나 보호 규정(조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디자인 개발 및 지원부터 추진한 서울시 프로젝트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노숙인 지원 단체 실무자는 “이대로 나눠 줬다가는 노숙인들이 공무원이나 주민들로부터 쫓겨나는 등 봉변을 당할 것이 뻔하다”면서 “이동식 셸터에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정보가

올해 사회공헌 트렌드는 ‘상생’과 ‘콜라보레이션’

[2014년 기업 사회공헌 전망] – 기업·비영리 단체의 동반성장 주요 그룹 신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보다 ‘동반성장’ 언급 많아져 보여주기식 봉사 줄고 수혜자 중심 프로그램 늘어 – 다양해진 참여 방식 고객이 올린 사연 심사해 지원하는 아모레퍼시픽 임직원의 성과금 10% NGO에 기부하는 삼성그룹 2014년 정부의 국정 목표가 ‘경제 민주화’에서 ‘경제 활성화’로 재설정됐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대내외 경제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에 3조원이 넘어설 정도로 양적·질적으로 확대되어온 국내 기업들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 ‘성장’과 ‘상생’의 기로에 선 기업들의 책임 경영은 지속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2014년 달라질 CSR 트렌드를 짚어봤다. ◇10대 그룹 신년사, ‘기업의 사회적책임’에서 ‘동반성장’으로 압축 지난 2일 주요 그룹 총수들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유독 ‘위기’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됐다. ‘저성장, 불확실성, 경기 침체, 투자 위축’ 등 2014년 찾아올 불황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이러한 위기를 ‘혁신, 신성장 동력, 글로벌 경영’을 통해 도약하자는 문구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지난해 재계 총수들의 신년사에 어김없이 등장했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은 올해 자취를 감췄다. 2013년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의 사회적책임은 더 무거워지게 된다”면서 “사회공헌사업을 더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올해 협력 회사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처음으로 “자원봉사를 늘리자”는 문구를 등장시켰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동반성장’을 강조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역시 ‘중소기업 및 지역 상권과의 동반성장’으로 그 범위를 한정했다. 현대차그룹, LG그룹, 두산그룹, 한진그룹 신년사에도 ‘동반성장’과

케이크 덕분에… 농사일이 달콤하답니다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SPC그룹 농가와 직거래 하는 SPC – 농산물 활용한 제품 출시하며 연간 계약 맺고 선금도 지불… 농가는 품질 향상에만 집중 제품 연구도 나눔으로 – 대학 특허로 신제품 개발… 수익금은 복지기금으로 기탁 “미니사과가 우리 영천 지역의 보물이 됐습니다.” 50년차 농부 최병혁(67)씨는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일손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벼, 콩, 참깨 등 수많은 작물을 재배해온 최씨는 2년 전, 친환경 농법(유기농·무농약)으로 아기 주먹만 한 사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초기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니사과를 영양·당도가 부족한 ‘불량사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년 후, 상황은 급변했다. 그가 재배한 미니사과가 파리바게뜨 케이크에 장식되면서부터다. 전국 파리바게뜨 매장에는 미니사과를 품에 가득 안고 웃는 최씨 사진이 홍보 포스터로 붙었다.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경북 영천 미니사과로 만들어진 ‘가을엔 사과 요거트 케이크’는 일반 케이크 대비 4배 높은 매출을 올렸다. 최씨는 “평소 거래해본 적 없는 식자재 회사들에서도 ‘급식이나 식후 간식용으로 쓰고 싶다’며 연락이 오고, 중간 상인들이 영천군 산지까지 직접 와서 미니사과를 사갈 정도”라면서 “대기업과 직거래로 수익·홍보·판로 확보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대기업·농가 직거래…안정적인 판로와 수익 보장 SPC그룹은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상생 경영을 진행 중이다. 2008년부터 전남·경북·경남·충북 등 총 12개 농가와 계약을 체결하고, 딸기·토마토·청포도·찹쌀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지난해 이렇게 구매한 농산물 양만 1만628메가톤(MT·1메가톤=100만톤)에 이른다. 20년 동안 파프리카 농사를 지은 명동주(53)씨는 1년

“전 세계 나눔문화 배우려 지구 한 바퀴 돌았죠”

세계일주한 모금가 부부 이민구·구지연씨 1년 동안 세계 나눔문화 여행을 다녀온 모금 전문가(펀드레이저) 부부가 있다. 이민구(34·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공헌사업본부 대리)·구지윤(34·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박사)씨다. 200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태스크포스팀에서 함께 일한 이들은 50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탄생한 2011년 10월 결혼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고액 기부 토론하느라 둘 다 집에 못 들어가다보니, 빨리 결혼해서 밤새도록 기부·모금 이야기를 나누자고 결론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100번째 회원이 탄생하던 날, 이들은 한국을 떠났다. 태국에서 시작한 세계일주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5대륙에 걸쳐 이뤄졌다. 세계 기부지수 1위인 호주에선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의 관광열차를 만들어낸 호주 퍼핑빌리 마을,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채식카페 프랜차이즈도 방문했다. 공유 경제의 발상지인 브라질 아라첼리 마을도 찾아갔다. 이 마을에 입주한 기업들은 수익의 3분의 2를 지역 발전을 위해 기부하고, 3분의 1을 기업에 재투자한다. 구지윤씨는 한국에 도입하고픈 기부 이벤트로 영국의 ‘산타런(Santa Run)’을 소개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2000여명의 영국 시민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런던 시내를 달립니다.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두 펀드레이저가 돼서 정해진 트랙을 완주하는 조건으로 지인들로부터 기부를 받아요. 산타 옷엔 기부금을 전달할 단체나 대상을 새겨넣고요. 산타런 거리엔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들의 홍보 부스가 빼곡하게 들어 있고 이를 후원하는 기업들도 셀 수 없이 많아요. 나눔 축전인 거죠.” 이민구씨는 터키에서 체험한 이슬람 나눔 문화를 언급했다. “15억명의 이슬람 신자들은 일출 후 일몰까지 한 달간 금식하는 ‘라마단’ 기간을 철저히 지킵니다. 알고 보니 금식을 통해

8년간 ‘공부하는 리더’ 중요한 건 진정성이더라

권택명 외환은행나눔재단 상근이사 2005년 12월 설립된 KEB외환은행 나눔재단은 국내 은행계에서 최초로 설립된 공익 재단이다. 재단 출범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외환은행의 사회공헌을 이끌어온 인물이 있다. 권택명 상근이사<사진>다. 올해 12월로 임기를 마치는 그는 “기업 사회공헌의 중요한 두 가지는 ‘진정성’과 ‘전략성’인데 그중 제일은 ‘진정성’이더라”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1969년 1월 외환은행에 입사한 권 이사는 지난 45년간 ‘외환은행맨’의 길을 걸어왔다. 7년간 일본 도쿄 외환은행 지점에서 근무했고, 국내로 복귀해 외환은행 사무혁신부장·이사회지원반장·강남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8년간 공익 재단을 이끌어온 권 이사는 ‘공부하는 리더’였다. 국내외 기업의 우수 사회공헌 사례, 국제 개발, NPO 등 공익 분야 전반을 연구하고 관련 세미나·콘퍼런스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설립 당시 20억원이었던 재단 사업비는 260억원으로 8년 새 13배 늘었다. 매월 1만40원 이상을 재단에 기부하는 ‘사랑의 열천사운동’에 참여하는 직원 수도 3700명(전 직원의 47%)으로 확대됐다. 국내외 소외 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어 후원하는 직원도 683명에 달한다. 2009년 보건복지부 장관, 2010년 대통령 표창 등 표창만 6차례에 이른다. 권 이사는 “은행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나눔 덕분”이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외환다문화가정대상’을 꼽았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역경을 극복하고, 봉사·나눔에 기여한 다문화 모범 가정을 선정해 1억300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2009년부터 지속돼왔다. 1974년 등단한 권 이사는 ‘사랑·이후’ ‘예루살렘의 노을’ 등 5권의 개인 시집을 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집안 가득 꽂혀 있는 2000여권의 책을 천천히 읽고, 시를 쓰고, 국내외 사회복지 현장에서 또 다른 ‘섬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