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8일(수)

“한국의 글로벌펀드 1억 달러 공여 약속, 세계 본보기 된다”

지난 10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 다이아몬드홀에서 ‘한-글로벌펀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고위급 심포지엄과 조달포럼’이 열렸다.

9월 10일 서울 중구에서 ‘한-글로벌펀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고위급 심포지엄과 조달포럼’이 열려 160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했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포럼은 외교부와 글로벌펀드(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가 공동 주최한 것으로, 국제감염병을 예방·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글로벌펀드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39개의 보건 산업 기업을 포함해 160여 명이 참석했다.

글로벌펀드는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에 앞장서는 세계 최대 국제보건 조달 기구다. 매년 20억 달러(한화 약 2조6900억원) 규모의 의약품과 기자재를 개발도상국에 전달하며, 작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5900만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글로벌펀드에 기부한 금액은 1억7062만 달러, 한화로 약 2300억원.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제7차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기조연설에서 2023~2025년에 1억 달러(한화 약 1345억원)의 기여금을 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글로벌펀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기업에 5억800만 달러(한화 약 6813억원) 이상의 의약품과 기자재를 구매하기도 했다.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의 대표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환영사에서 “이 포럼이 생사 문제에 함께 지혜를 모아 대비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이를 정책으로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함께 포럼을 이끄는 이재정 의원은 “포럼이 대한민국의 높아진 국제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개회사에서 “국제사회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감염병이 자유와 인권, 경제발전에 직결된 것을 경험했다”며 “미래 팬데믹을 예방하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정부는 직접 지원뿐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의료 제품이 세계에 공급돼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9월 10일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한-글로벌펀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고위급 심포지엄과 조달포럼’에서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피터 샌즈 글로벌펀드 사무총장은 기후위기와 분쟁이 감염병 위기를 더욱 심화하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선 다자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샌즈 총장은 “작년 나이지리아 북부의 카노주를 찾았는데 기후 변화로 말라리아가 극심해져 매주 3500명의 아동이 말라리아로 사망하고 있었다”며 “또한 방글라데시의 다카 슬럼지구에는 기록적인 태풍으로 고향을 떠난 기후 이주민들이 있는데, 이들은 결핵에 매우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전을 겪는 수단에서는 총과 칼보다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위기 상황일수록 민관 협력의 중요성이 커진다. 저렴한 가격에 백신과 치료제를 널리 보급하려면, 공여국의 자금 지원부터 기업의 의약품 개발까지 폭넓은 협력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샌즈 총장은 한국의 1억 달러 공여 계획이 한국의 질병 퇴치 의지를 보여주며, 다른 공여국도 이를 본받기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보건 분야 조달 과정 체계와 조달 참여 전략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마틴 오튼 글로벌펀드 조달기획부장은 글로벌펀드의 조달 시스템을 비롯해 조달을 희망하는 기업이 준비해야 하는 사항을 안내했다.

최명근 코이카 조달팀 과장은 코이카의 2024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2조원에 달하며, 수원국의 요청을 바탕으로 ODA 사업을 구성한다고 말했다. 신승환 코이카 기업협력사업팀 과장은 코이카가 보건 분야 기업을 지원하는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를 소개하며, 말라리아 진단 키트를 개발한 노을(NOUL)을 예시로 들었다.

9월 10일 진행된 ‘한-글로벌펀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고위급 심포지엄과 조달포럼’에 참여한 보건분야 기업이 글로벌펀드와 개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보건애드보커시

한편, 이번 포럼이 한국 보건산업 기업의 국제 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기업의 참여도 활발했다. 39개 기업이 포럼에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펀드는 21개 기업과, 코이카는 22개 기업과 1:1 면담을 진행했다.

13개 보건 분야 기업은 청중 앞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참여 기업은 ▲레모넥스 ▲큐라티스 ▲신풍제약 ▲오톰 ▲움틀 ▲바디텍메드 ▲바이오니아 ▲인비트로스 ▲루닛 ▲로지체인 ▲엔젠바이오 ▲핵심가치 ▲아이메디신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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