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이 122조4538억원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 109조1830억원보다 12.2%(13조2708억원) 늘었다. 이는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2.8%)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복지부 예산안은 ▲약자복지 강화 ▲저출산 극복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확립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 네 가지 분야에 방점을 찍었다. 우선 복지부는 약자복지 강화를 위해 저소득층·노인·장애인에 대한 돌봄서비스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고수준(6.09%)으로 올리면서 생계급여액도 13.16%나 인상했다. 이에 따라 국민기초생활 수급자 중 생계급여 수급자는 내년부터 월 21만3000원 인상된 183만3572원을 지원받게 된다.
복지부는 장애인 돌봄 체계도 구체화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맞춤형 일대일 주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내년부터 전담인력 1500명이 발달장애인의 그룹형 주간활동 참여를 도울 예정이다. 장애아동 돌봄 지원 서비스 시간은 기존 월 80시간에서 90시간으로 확대됐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복지부는 노인 일자리 예산도 전년 대비 4682억원 늘렸다. 추가로 노인 일자리 14만7000개를 확보하면서 내년 노인 일자리는 총 10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복지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급여를 0세 기준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한다. 첫만남 이용권 지원액은 둘째 아이부터 현행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한다. 가정에서 아이를 양육하며 필요할 때 언제든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기관은 1030개에서 2315개로 늘린다. 정원 미달 영아반에 보육료를 추가 지원하는 영아반 인센티브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복지부는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응급환자가 발생 지역에서 신속하게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전달 체계 개편 시범 사업, 질환별 순환 당직제 등 응급 의료 체계를 정비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주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은 “재정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편성된 2024년도 예산안에는 국가가 우선으로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며 “우리 사회의 진정한 약자 보호, 필수의료 확충, 저출산 극복 등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있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고민을 국민 여러분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 보건·복지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