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제3회 미래지식 포럼] ③보이지 않는 기회를 잡은 사람들
경제·식량·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기후변화, 양극화 등 사회문제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모든 불평등과 불균형을 바로잡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을까. 현대차정몽구재단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주최하는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이 10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로 개최됐다. ‘기회는 누구의 몫인가’라는 큰 주제 아래 여섯 개의 강연이 진행됐다. ▲경영학 ▲심리학 ▲고전문학 ▲농업경제학 ▲경제학 ▲사회학 분야의 학자가 전하는 통찰을 공유한다.

행운의 여신 ‘티케(Tyche)’와 관련한 속담이 하나 있다. 바로 ‘행운의 여신에겐 뒷머리가 없다’는 말이다. 행운의 여신이 앞에 왔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10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의 1부 마지막 연사로는 유광수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가 나섰다. 그는 이 속담을 소개하며 “기회는 보이지 않을 뿐, 항상 눈 앞에 있지만 사람들은 지나고 나서야 ‘기회였구나’ 아쉬워한다”며 “기회가 있어도 그것을 ‘의미화’해야 비로소 진정한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유광수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는 10일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보이지 않는 기회'를 충실히 잡아 의미화 하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유광수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는 10일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보이지 않는 기회’를 충실히 잡아 의미화 하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유 교수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회의 영역’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저를 예로 들게요. 저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나 농구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운동에 관해서는) 제 영역이 작기 때문이에요. 제가 더 (노력해서) 영역을 키우면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고 선수가 될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커지겠죠. 사실은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그만큼 만들지 못하는 겁니다.”

두 번째로 ‘자신을 믿는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내 복에 먹지’ 설화를 소개했다. 딸을 셋 둔 부잣집에서 아버지는 막내딸을 쫓아낸다. 막내딸이 “아버지 덕이 아니라, 내 복에 산다”고 말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막내딸은 가난한 솥 장수와 결혼하지만, 지혜를 발휘해 솥 장수가 솥으로 만들려던 돌멩이가 황금인 것을 알아보고 부자가 된다. 한편 막내딸을 쫓아낸 아버지는 그 사이 가난해졌다. 유 교수는 “이 설화에서 중요한 점은 막내딸을 쫓아내고 아버지의 집이 몰락했다는 점”이라며 “추측건대 막내딸은 집이라는 조직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복이 크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복이나 기회를 기다리는 것보다 자신을 믿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유광수 교수는 ‘보이지 않는 기회를 잡은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3회 현대차정몽구재단 미래지식 포럼’에서 유광수 교수는 ‘보이지 않는 기회를 잡은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아울러 유 교수는 조선 후기의 문인 송지양이 지은 다모전(茶母傳)을 소개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회를 잡은 경험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다모는 금주령을 어긴 사람들을 단속하는 업무를 하던 노비였다. 어느 날 그녀는 밀주를 빚는다는 신고를 받고 양반가를 단속하러 간다. 술을 빚던 할머니는 ‘남편이 술 없이는 음식을 소화시킬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술을 만들었다’고 실토한다. 다모는 딱한 사정을 듣고 눈감아 준다. 하지만 할머니의 시동생이 포상금을 노리고 밀고하려 했고, 이에 분노한 다모는 양반 신분인 시동생의 멱살을 잡고 폭력을 행사한다. 유 교수는 “다모는 노비의 신분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지만, 그녀의 의로운 행동으로 예의와 도리가 사라진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며 “다모는 눈에 보이지 않은 기회를 잡은 것이고, 그 덕분에 나중에 일어날 큰일을 방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기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의 한마디를 건넸다. “여러분은 성공할 기회, 남들이 고맙다고 말할 만한 기회, 뿌듯한 기회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사회가 아직 살 만한 이유는 다모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를 잡아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 보이지 않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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