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치성 국악방송 사장] 전수 관련 법과 지자체 간 혼선에 한국 무형문화재로 아직도 미지정
국민들도 요즘 국악 멀리해 문제… 국내부터 전통문화 정비해 나가야
“그간 K팝이 한류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K컬처(K-Culture)가 그 뒤를 이어야 합니다. 한류 열풍을 대중문화 유행에서 그치게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한국 문화를 퍼뜨리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국악방송 채치성(60·사진) 사장의 말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채 사장은 한국방송공사(KBS) 국악 피디, 국악방송 본부장 등을 지낸 ‘국악인’이다. 일평생 우리 음악 속에 살아온 그가 이제는 ‘국악의 대중화·세계화’를 이야기하고 나섰다.
“국악이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국악을 알리기 위해 일해오면서 국악에 대한 많은 편견을 마주했죠. 이대로 가다간 국악이 고립되어 살아남기도 어려울 것 같았고요. 우리나라 국민에게, 또 전 세계에 국악을 비롯한 한국의 전통문화를 잘 알리고 쉽게 다가가는 데 국악방송이 기여해야겠다고 목표를 잡았죠.”
지난 7월, 국악방송은 ‘한류정보센터’를 열었다. 국악 외에도 전통 무용, 공예, 복식, 음식 등 전통 문화예술 관련 전반의 자료를 모으고 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국내외로 전달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함이다. 미국 한인방송협회를 비롯하여, ㈜소리아그룹, 서울예술대 등 다양한 단체들과 협약을 맺고 전통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확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채 사장은 “단순히 ‘관 주도’로만 전통한류의 세계화를 밀고 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자원, 새로운 생각들을 보태 전통문화 콘텐츠로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전통문화 한류 확산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해외에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국내 전반에 전통문화를 확산시키고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 또한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에서 아리랑을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아리랑이 아직도 무형문화재가 아닙니다. 중국에선 진작에 무형문화재로 등록을 해버렸죠. 전수자가 있어야 무형문화재로 지정된다는 법도 문제지만 밀양·정선·진도·영천 등 지방자치단체 간 아리랑의 원조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 대다수가 국악을 멀리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리랑을 비롯해 국내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전통문화를 잘 통합하고 정비하는 것, 그것을 잘 다듬어 국내외로 확산하는 것. 그 역할을 다하는 데 국악방송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