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일(금)

고위험 임산부 지원… 출산 의료비 도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김민화(30)씨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다음달 초 둘째의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김민화(30)씨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다음달 초 둘째의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아무래도 정상 산모들보다 신경이 쓰이죠. ‘내 병이 아이한테 옮겨지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려움도 있어요. 산부인과에서도 꾸준히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했어요.”

내달 12일 출산을 앞둔 김민화(30·강원도 동해시 천곡동)씨는 ‘베체트병(자가면역질환)’ 환자다. 처음 알게 된 것은 2002년. “침도 못 삼킬 정도로 입안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알게 됐다”고 한다. 입안에 궤양(염증)이 생기고 눈이나 생식기 쪽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병으로, 치료법은 없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잘 관리해서 증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유전될 가능성이 높아 임신했을 때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병이다. 이정재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기 유산율이 높고 당뇨병이나 관절통도 쉽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산전 진찰을 받으며 경과를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김씨는 지난 2011년 8월, 첫아이(2)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이에게 우려했던 유전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굉장히 건강한 편”이라고 한다. 김씨는 출산 이후 내친김에 둘째까지 가졌다. “건강한 친구들도 둘째 갖기를 꺼리는데, 난 자연스레 둘째 출산까지 왔다”면서 “몸만 허락하면 한 명 더 생각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김씨가 10개월에 걸친 임신·출산 과정을 무사히 끝내는 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이 있었다. 산부인과에 붙어 있던 재단의 ‘고위험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 안내문을 본 김씨가 직접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김씨는 이후 재단으로부터 60만원의 산부인과 의료비를 지원받아, 산전(産前) 진찰에 쓸 수 있었다. 김씨는 “‘혹시 아이가 이상하지나 않을까’ 불안한 마음은 많았지만 꾸준히 검사를 받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며 “기형아 검사·초음파 검사 등을 할 수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도움됐지만, 무엇보다 두려움과 불안감을 없앨 수 있어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베체트병은 궤양이 자궁으로 퍼질 확률이 있기 때문에 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김씨는 자연분만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낳게 됐다. 이지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고위험임산부 지원사업 파트장은 “김씨는 둘째 아이 출산에 대해서도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사업 최초의 사례”라며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산모가 둘째 아이까지 건강하게 임신하여 출산을 준비한다고 하니 사업 책임자로서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위험 임신의 경우 1인당 평균 비용(본인 부담금)은 132만원대로 정상 임신인 99만원에 비해 33만원이 많았다(2007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조사 결과, 고위험 임산부들의 평균 비용은 370만원대로 정상 임산부에 비해 4배나 많았다. 산전 검사가 많고, 제왕절개 분만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고위험임산부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고령 임산부(35세 이상)나 빈혈, 임신중독증, 전치태반 등 고위험 요인이 있는 산모가 지원 대상이다. 2009년 134명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215명의 산모에게 1인당 최대 60만원까지 의료비를 지원했다. 올 상반기에 접수된 신청자만 766명에 이른다.

이지영 파트장은 “출산부터 보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없앰으로써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고위험임산부를 위한 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종로구보육정보센터를 통해 출산 전후에 필요한 고위험임산부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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