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기업의 사회공헌… 부가적 선택 아닌 기본적 마음가짐 돼야”

다이애나 로버트슨 교수 인터뷰

다이애나 로버트슨 교수는 "CSR 활동을 펼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의지”라며“CSR을 잘하는 기업이 성과도 높았다는 것이 지난 30년간의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다이애나 로버트슨 교수는 “CSR 활동을 펼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의지”라며“CSR을 잘하는 기업이 성과도 높았다는 것이 지난 30년간의 연구 결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지금의 10~20대가 기업의 활동을 크게 바꾸어 놓을 거라고 믿습니다.”

세계적인 경영전문대학원(MBA) 와튼스쿨(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의 다이애나 로버트슨 윤리경영 교수는 자신있게 말했다.

예전의 와튼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살 것인가를 고민한다고 말이다.

와튼 스쿨은 올해 6개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과목을 개설했다. 모두 “학생들이 원해서”였다. 여름 방학이면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에서 인턴십을 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상당수의 학생들이, 요즘엔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재단에서 모금 계획을 짜고 경영 컨설팅 연습을 한다.

세계적인 MBA를 졸업한 학생들은 미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로 성장한다. 어릴 적부터 나눔과 봉사를 몸에 익히며 커 온 아이들은 기업 문화까지도 바꿀 태세이다.

“지난 30년간 학계는 CSR을 잘하는 기업이 성과도 좋다는 연구 결과를 끊임 없이 발표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실증적’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학자들이 있지요. 특히 재무 쪽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고 대세는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학생 800여명 중 20%가 일종의 ‘윤리 서약’에 서명했다. 이 서약은 ‘관리자로서의 나의 목적은 더 큰 선(the greater good)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학생들도 교수와 학생이 합의해 만든 윤리 규범에 의무적으로 서약한다. 최근 월스트리트 발(發) 전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학생들은, 정직과 신용, 성실 같은 고전적 단어에 다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세대 변화와 함께 기업의 CSR 활동도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CEO의 취향에 따른 단순한 기부나 자선 활동에서 좀 더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지요.”

기업이나 CEO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가 아니라, 그 기업을 둘러싼 정부, 고객, 시민단체 등의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글로벌 차원의 강점과 영향력을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사회와의 소통은 빼놓을 수 없는 숙제가 됐다.

“고객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고객에게 사랑받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CSR은 부가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라, 모든 임직원들의 기본적인 마음가짐(mind-set)이 되어야 합니다.”

다이애나 로버트슨 교수는 특히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른 분야보다 특히 CSR활동은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지금 당장 투자하고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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