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활용한 기부 사례들
“좋은 이웃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메시지 형태로 쉽게 기부현재 4만4966명 동참
모든 결정 온라인 투표 입금·지출 등 모두 공개
“웹상에서 일어난 작은 날갯짓이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입을 연 순간부터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소통과 나눔의 장(場)으로 확산시킨 ‘좋은 이웃 메신저’들. 둥글게 모여 앉은 공간은 이들의 평범한 듯 색다른 기부 이야기로 가득 채워졌다.
지난 9월 23일, 김종수(33)씨(me2day.net/goigoi)는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조카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미투데이(me2day)’를 활용해 조카의 ‘탄생 기부’를 실시한 것이다. 방법은 간단했다. 사람들이 종수씨의 축하 글에 ‘미투(친구가 올린 글에 공감하거나 좋아한다는 뜻)’한 개수만큼 기부하는 것이었다. 18일 만에 무려 777명이 ‘미투’를 누르며 종수씨의 뜻에 동참했고, 그는 ‘미투 개수’에 100원을 곱한 금액만큼 기부를 했다.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어요. 의미 있는 일에 함께하고 싶다면서요.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축하지만 제 조카는 그분들 덕분에 태어나자마자 나눔을 경험한 행복한 아이가 됐죠.” 종수씨처럼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활용해 기부나 자원봉사를 하는 ‘e-나눔’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올해 9월(1~3분기)까지 SNS를 통해 기부에 참여한 사람 숫자가 4만4966명(월 1만원 기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23% 증가한 수치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지난 9월부터 SNS 전용 기부 캠페인 ‘소셜 100원의 기적(http://sns100.gni.kr)’을 실시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탑재된 홈페이지에서 직접 기부는 물론, SNS 사용자들이 펀드레이저(Fund-raiser)가 되어 모금을 기획할 수 있다.
이수진(34)씨(twitter.com/wingoffree)는 굿네이버스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매달 월급의 5~10%를 기부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예전엔 돕고 싶어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기 어려웠어요. 방법도 몰랐고요. 지금은 신문 보듯이 트위터 글을 확인해요. 굿네이버스를 비롯해 다양한 NGO를 팔로우하면 실시간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거든요.”
옆에 앉아있던 박희원(38)씨(angel band.co.kr)가 “SNS는 간단한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최고의 나눔 공간”이라며 수진씨의 말을 이어받았다. 희원씨는 지난 1년 동안 ‘미투밴드(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미투데이의 그룹 공간)’ 회원들과 함께 해외 빈곤 아동 두 명을 후원하고 있다.
밴드 가입자만 벌써 130명(11월 17일 기준)에 이른다.”‘소액으로라도 함께 뜻을 모아 기부해보고 싶다’는 글을 올렸는데 다들 선뜻 입금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천사밴드’란 이름의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사랑의 밴드를 붙여주자는 의미예요. 정기적으로 계속 기부해보자는 의견이 많아서 지금은 매달 정기 모금을 통해 아동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모금의 특성상 투명한 절차는 생명이다. 희원씨와 함께 ‘천사밴드’를 운영하고있는 이연주(27)씨(me2day.net/emiemi83)가 SNS 기부를 진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전했다. “저희 커뮤니티는 기부에 관한 모든 결정을 온라인 투표로 진행합니다. 소액이더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거죠. 인증샷을 올릴 때도 조심해야 해요. 이름과 금액이 그대로 공개되면 부담을 가질 수 있거든요. 저희는 입금액, 지출액, 잔액을 그대로 올리되 이름은 비공개로 합니다. 결산 보고나 중요한 회의는 직접 만나 진행하죠.”
SNS 기부는 좀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스토리랩 강학주(38) 소장(www.facebook. com/ebizstory)이 SNS 활용법을 몰라 주저하는 이들에게 몇 가지 팁을 전했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 각 SNS의 특성에 맞는 활용이 필요해요. 페이스북에는 개인이 다양한 테마로 이벤트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최근 성남에 사는 한 어린이가 희귀병 때문에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페이스북에 파티 이벤트를 걸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잉벤트에 참석해 헌혈증과 소정의 기부금을 전달해주셨습니다.”
‘나눔’을 매개로 삭막한 온라인 문화를 따뜻하게 바꿔나가고 있는 ‘좋은 이웃 메신저’들. SNS 기부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동일했다 “기부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트위터로 리트윗(RT)하는 것도, 응원 글을 남기는 것도 기부입니다.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나눔에 동참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답니다. SNS 기부,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