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파아란 하늘을 돌려줘-⑥·끝] 온실가스 배출 톱10 기업, 미세먼지 배출량 측정 제대로 안해

[파아란 하늘을 돌려줘-⑥] 

주요 기업 10곳에

미세먼지 현황과 대책 물었더니 

 

2014년 4월 16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227㎍/㎥에 달한 날의 사진. ⓒ서울환경연합
2014년 4월 16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227㎍/㎥에 달한 날의 사진. ⓒ서울환경연합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세먼지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나은미래가 온실가스 배출 톱10위 기업에게 미세먼지 배출 현황과 대책을 묻자, 대다수가 “미세먼지를 측정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국내 발전5(한국남동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는 “아직까지 굴뚝 미세먼지 자동 실시간 측정기술 및 장비가 없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중 중부발전만 유일하게 미세먼지 발생량을 측정하고 있다“2016년 발표된 보령 1~8호기의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453톤으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통해 굴뚝에서 시료를 채취해 측정하고 발전소 주변 9개소에 측정기 설치하고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2016년 7월 보령화력을 비롯한 충남도 석탄화력의 직접 배출 미세먼지 측정결과 초미세먼지는 평균 0.8㎎/S㎡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른 발전4사는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총먼지로 측정하고, 굴뚝에서 배출되는 먼지가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하는지 여부를 공단 차원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더나은미래가 주요 기업 10곳에 미세먼지 현황과 대책을 물었다. ⓒ더나은미래 (클릭하시면 더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더나은미래가 주요 기업 10곳에 미세먼지 현황과 대책을 물었다. ⓒ더나은미래

현대제철은 제철소 인근 1~3㎞ 3곳을 선정해 미세먼지 농도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현대그린파워는 대행업체를 통해 매월 1회 측정한다고 밝혔다. 쌍용양회는 “미세먼지를 측정하진 않지만, 굴뚝 배출가스 중 ‘총먼지 배출량’과 대기 중 ‘비산먼지’를 측정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코는 답변을 거부했고, 포스코에너지는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LNG 복합발전소만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발전5사의 정확한 미세먼지 측정은 2019 12월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6 12월에서야 굴뚝에서 미세먼지 자동 측정기술 등을 개발하는 정부 연구과제를 시작, 3년 뒤에야 기술적 성과 등 결과가 나오기 때문. 이에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의 주범을 중국 탓으로 돌리기 이전에, 정확한 미세먼지 측정부터 신경써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에 굴뚝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미세먼지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계측기가 없기 때문. 최근 국회 정책토론에 참여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석탄화력발전소 내에 미세먼지 배출량 측정 장비가 없어 이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측정, 안하나 못하나 

당진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그린피스
당진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그린피스

대다수 기업들이 미세먼지 발생량을 측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현대제철은 “미세먼지는 바람에 의해 외부에서 날아오거나, 인근 시설에서 발생되는 모든 미세먼지를 포함한 측정값이므로 당사만의 미세먼지 발생 총량을 산정하긴 어렵다”면서 자체적으로 찾아낸 대안을 설명했다. 연구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샘플러(하이볼륨 샘플러)’를 이용해 제철소 인근(1~3㎞) 3곳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것. 제철소 내부적으로는 배기가스 배출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환경센터를 설치, 운영 중이란 답변도 덧붙였다. 현대그린파워는 2016년 기준 미세먼지 발생 총량을 약 98톤으로 밝히며, “대행업체를 통해 굴뚝에서 매월 1회 이상 측정한 결과를 반기별로 종합해 충남도청에 신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시설의 배출 허용 기준은 40㎎/S㎡이하다. 

중부발전은 “발전소 주변환경의 미세먼지 측량을 위해 대기오염원격 감시망을 구축했다”면서 “주변 지역 9개소에 측정소 및 측정기를 설치하고, 아황산가스(SO2), 질소산화물(NOX), 총먼지(TSP), 미세먼지(PM10) 등을 측정해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를 포함한 총먼지를 측정한다는 발전4사와는 구별되는 답변이었다.

◇발전 5사 석탄 비중, 평균 75% 넘어

발전·에너지 및 시멘트 업종 기업의 경우 석탄의 비중이 높았다. 각 기업에게 석탄·석유·천연가스·전력 등 최근 3년간 사용한 주에너지원의 사용량과 종류별 비율을 물은 결과, 한국남동발전의 석탄 비중이 주에너지원 대비 96.44%로 가장 높았다.

한국남동발전은 삼천포·영흥·강릉·분당·여수 등 5곳에 발전본부를 두고 있다. 석탄 외 천연가스 비율은 3.06%, 석유(0.24%)와 전력(구입 전력·0.27%)의 비율은 불과 1%도 넘지 않았다. 그 외 한국동서발전(73%), 한국남부발전(69.4%), 한국서부발전(68.8%), 한국중부발전(68.8%)이 뒤를 이었다. 발전5사의 석탄 비중이 평균 75.23%에 달하는 것은, 향후 이들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기후변화 대책이 시급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멘트 제조회사인 쌍용양회의 석탄(무연탄·유연탄) 비중은 51%로, 석유는 0.09%, 천연가스는 0.02%, 전력은 24%로 조사됐다. 현대제철은 “주에너지원은 전력, 부생가스, LNG”라며 “원료로 사용되는 석탄 사용량은 833만2000톤”이라고 밝혔다. 부생가스(99.4%)와 LNG(0.6%)를 주에너지원으로 하는 현대그린파워 역시 석탄의 비중은 0%였다.

◇기업, 미세먼지 대책과 목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 기업의 목표와 대책도 물었다. 발전5사는 지난 2016년 12월 26일 산업부와 체결한 ‘석탄화력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저감을 위한 이행 협약’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및 기존 석탄화력의 친환경 정책을 공통적으로 내세웠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2030년까지 노후 서간발전소 10기 폐지, 기존 석탄발전소 43기 환경설비 전면 교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20기에 총 11조6000억원의 환경 설비 투자를 통해 저탄소·친환경화 추진을 내걸었다. 한국동서발전은 폐지 대상인 발전소를 제외한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단기적으로는 환경설비 성능개선을, 중장기적으로는 환경설비를 전면 교체해 2015년 배출량을 기준으로 2020년에 39% 감축, 2030년까지 약 68% 이상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서부발전은 태안화력의 환경 설비 보강과 운영 개선을 2019년까지 실시하고, 2030년까지 전력 수급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환경 설비 전면 교체를 약속했다. 한국서부발전은 “이를 통해 2030년에는 2015년 대비 설비 용량이 62% 증가되는 반면, 배출량이 61%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중부발전은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명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목표보다 5년 앞당긴 2025년까지, 발전소의 성능 개선을 위해 약 1조원 및 환경설비 개선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 이를 통해 대기오염 배출량을 2015년(3만5600톤) 대비 2025년 약 88%(4400톤)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서천, 신보령화력에는 약 2970억원을 투자해 기존 설계 대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약 67%(배출량 1만4600톤에서 4400톤으로 감축) 추가 감축 목표도 설정했다. 한국중부발전은 “건설 중인 석탄화력이 운영되더라도 2025년 이후 대기오염배출량을 2015년 대비 약 74% 감축해, 정부의 충남 지역 감축목표인 56%보다 17%p 추가 감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제철은 미세먼지 추가 저감을 위해 지난 2월 충청남도와 ‘대기환경개선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주도적으로 체결했다. 약 4600억원의 투자를 통해 배기가스 환경설비 효율 개선 계획을 발표한 것.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최초로 밀폐형 원료하역 시스템, 원료 실내저장 시설을 구축했고, 자체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전광판에 설치해 지역사회에 환경 이슈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린파워는 “자사 주에너지원의 99.4%를 차지하는 부생가스는 제철과정에서 대기로 방산되던 고로가스 등을 포집해 발전연료로 재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다른 화석연료 사용을 감축해 800MW급 화력발전시설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인증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비산먼지 발생 작업시 차단 장치를 설치하는 등 환경 개선 노력도 덧붙여 설명했다.

쌍용양회는 “2016년 총먼지 배출량을 목표로 했던 566톤보다 71톤 더 저감(495톤)했다(2012년 발생한 총먼지는 696톤)”면서 “협력업체의 작업 및 이송 과정에서 비산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각 공장별 환경안전조직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는 미세먼지에 관련된 직접적인 답변 대신 대기관리 전반에 대한 대책과 목표를 설명했다. 포스코는 모바일 환경 감시 시스템을 현장 패트롤에 적용, 환경취약개소를 발견 즉시 개선하는 상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제철소 인근 지역의 대기질 측정소 및 공장 실내외 먼지 측정 기기 추가 운영 등을 통해 지속적인 대기환경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 저감을 위해 설비별로 목표 농도를 부여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에너지는 대기오염 방지시설 설치, 대기환경 감시체제(CleanSYS)를 통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24시간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한국환경공단에 실시간 전송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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