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이별·헌신의 손길” 영웅들 한자리에…라이나50+어워즈

생명존중·사회공헌·창의혁신 3개 부문 수상자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희의 사명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라이나전성기재단의 ‘제8회 라이나50+어워즈’ 현장. 올해 생명존중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갈바리의원’의 최로사 원장수녀는 담담하고 단단하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한 사람이 품위 있고 외롭지 않게 세상을 떠나게 하려면 많은 자원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후원자까지 모든 분이 함께라서 가능했음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 생명존중상에 갈바리의원, 사회공헌상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

1965년 개원해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길바리의원은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소속 수녀들이 운영하는 아시아·한국 최초의 호스피스 기관이다. 갈바리의원은 외래 환자의 급감과 전문의 채용 증가 등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에서도 임종 환자에 대한 무료 간병 병상을 지원해 왔으며, 강릉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을 순회하며 의료 혜택이 부족한 환자들에게 돌봄을 제공해 왔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점에서 호스피스 문화를 정착하고 확산시킨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지난 22일 열린 ‘제8회 라이나50+어워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사회공헌 부문 수상자 이두익 백령병원 원장은 서해 최북단 의료 취약지 백령도에서 10년 넘게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켜온 인물이다. 초고령화 지역인 백령도는 그가 25세에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첫 진료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백령병원의 전신인 김 안드레아 병원에서 노년의 원장을 보며 귀감을 얻은 그는, 정년 후 41년 만에 백령도로 돌아와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이 원장은 “임상은 침대 곁으로, 환자에게로, 사람에게로 가는 것”이라며 “건강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마지막 환자까지 백령도에서 진료하겠다”고 말했다.

◇ 50+세대 ‘더 나은 삶’을 책임지는 혁신 스타트업

창의혁신 부문 1위는 ‘코넥티브’가 차지했다. 코넥티브는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완치가 어려운 근골격계 질환의 진단·치료 방식을 바꾸는 스타트업이다. 관절 질환을 디지털화한 뒤 AI로 진단부터 수술 계획까지 수립하고, 수술 로봇까지 개발한다. 조한나 이사는 “올해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아 시장에 진입한 첫해인 만큼 더 뜻깊다”며 “시니어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창의혁신 부문 2위에는 ‘인드림헬스케어’, 3위는 ‘드림팩’이 각각 선정됐다. 인드림헬스케어는 다제약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약 목록을 입력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과 부작용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여러 약을 복용하는 고령층 환자에게 상호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약물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강병주 인드림헬스케어 대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다제 약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높이 평가해 주셨다고 본다”며 “의료 데이터 통합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를 향해 앞으로도 ‘꿈길’을 걸으며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드림팩은 자궁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등 복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법과 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새로운 항암화학요법인 ‘가압 복강 에어로졸 항암 화학 요법(PIPAC)’ 관련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말기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미션이다.

김희승 드림팩 대표는 “다음 달부터 의료기기에 임상시험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환자가 호스피스에 들어가기 전 3개월에서 6개월만 가족과 집에서 자기의 삶을 아름답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지난 22일 열린 ‘제8회 라이나50+어워즈’ 시상식 현장의 모습. /라이나전성기재단

한편, 2017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8회차를 맞은 라이나50+어워즈는 50+세대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됐다. 시상 부문은 ▲생명존중 ▲사회공헌 ▲창의혁신 총 세 가지이며, 부문별 수상자에게 1억원, 창의혁신 부문 2·3위에게 각각 5000만원, 3000만원을 수여되는 총상금 5억원 규모의 시상이다.

이날 시상식에는 어워즈 수상자를 비롯해 라이나전성기재단 관계자와 심사위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김용덕 사회연대은행 이사장,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 민규식 토닥 대표, 노상철 에이앤폴리 대표, 김나영 탈로스 이사 등 역대 수상자들도 참석했다.

홍봉성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은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은 라이나50+어워즈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든든한 버팀목인 50+세대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재단의 염원이 담긴 사업”이라며 “그동안 수상자가 이룩한 공적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여정에도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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