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진 참사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9조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한다.
EU 집행위원회는 2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 기부자 콘퍼런스(International Donors’ Conference)’에서 두 국가의 지진 피해 회복을 위해 70억 유로(약 9조80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기부자 콘퍼런스는 국제사회의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피해 복구와 재건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EU 집행위와 스웨덴 정부 공동 주최로 개최된 행사다. 인접국을 비롯해 주요 20개국(G20), 유엔 회원국, 국제 금융기관, 비정부기구(NGO)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했다.
70억 유로에는 EU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각각 지원하기로 한 10억 유로, 1억800만 유로와 유럽투자은행(EIB)이 내놓은 5억 유로가 포함됐다. 이번 지원에서는 튀르키예에 더 많은 금액이 투입된다. 시리아는 장기간 내전 상태로 접근이 어려운 데다가 시리아 정권이 EU 등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이다. 전체 지원금 중 60억5000만 유로(약 8조 4700억원)는 튀르키예에 공여와 대출 형태로 제공된다. 9억5000만 유로(약 1조 3300억원)는 시리아의 인도적 지원에 사용된다. 시리아 지원은 직접 지원이 아닌 국제 구호기구를 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튀르키예 피해 규모를 예비 평가한 결과, 공공 인프라와 주거용 건물을 재건하는 데 1000억 달러(약 130조7700억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는 11개 주(州)의 건물 약 29만8000채가 완전히 파괴됐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주택,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적인 주택을 짓기 위해 튀르키예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에는 14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시리아 재건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콘퍼런스가 열린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