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법이 31년 만에 전면 개정된다. 지난 1991년 관련 법이 시행된 이래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오는 26일 ‘동물보호법 전부개정법률’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개정법률은 하위법령 개정을 거쳐 공포 후 1년이 지난 2023년 4월 27일부터 시행된다. 일부 제도는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2024년 4월 27일부터 적용된다.
개정법률에 따라 내년 4월 27일부터는 반려동물 방치도 학대행위에 추가된다. 반려동물 방치는 최소한의 사육공간·먹이 제공 등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해 반려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도 도입된다. 유실·유기동물과 피학대동물을 임시로 보호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을 운영하려면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고 운영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더불어 일정 규모 이상의 동물실험 시행 기관은 보유한 실험동물의 건강·복지증진 업무를 전담하는 수의사를 둬야 한다. 동물실험에 대한 심의·감독 기능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는 동물실험은 중단될 수 있다.
장기 입원, 군 복무 등을 이유로 사육 포기한 동물을 지자체가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농식품부는 동물수입업·동물판매업·동물장묘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했다. 무허가·무등록 영업에 대한 처벌 수준도 이전보다 강화된다. 기존에는 무허가·무등록 업체에 동일하게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됐다. 법률 개정 후에는 무허가 업체에 대해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무등록 영업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된다. 다만 종전에 동물수입업·판매업·장묘업을 등록한 자는 개정법률에 따른 영업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
준비기간과 조율이 더 필요한 제도는 2년 뒤에 시행된다. 2024년 4월 27일부터 동물보호법에서 규정한 맹견 5종(도사견·로트와일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 테리어)과 그 잡종의 개에 대해 맹견사육허가제가 도입된다. 맹견을 키우려는 이는 동물등록, 책임보험 가입, 중성화 수술 등의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때 기질평가를 거쳐 해당 맹견의 공격성 등을 판단한 결과를 토대로 사육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이는 최근 이어진 개물림 사고 관련해 사회적 논란이 불거지자 제도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행동지도사 국가자격도 신설했다. 반려동물의 행동분석, 평가, 훈련 등에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은 자격시험 등을 거쳐 국가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시험과목, 합격기준 등의 세부내용은 하위법령 개정 과정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김원일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이번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이 동물 보호·복지 제도에 대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하위법령 개정과 같은 필요한 조치를 차진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