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이 인간과 지구를 위협하는 시기입니다. ‘더 나은 식품’을 만들기 위해 대안 식품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지난 19일, 신세계푸드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식물성 음료와 치즈 신제품을 공개했다. 유당불내증, 콜레스테롤 등 때문에 유제품이 몸에 맞지 않는 소비자 뿐 아니라 환경과 동물복지를 고려하며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까지 겨냥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오늘날의 축산 방식이 동물뿐 아니라 인간과 지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식물성 대안식품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젖소는 20년까지 살 수 있지만 공장식으로 착유 하면 5.5년 만에 생명이 다한다”며 “이렇게 동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항생제도 많이 쓰이는데, 이는 결국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물성 식품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 발표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15%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많은 양이다.
신세계푸드는 대안 식품에 대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2021년에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2023년에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론칭했다. 송 대표는 “기존의 동물성 식품을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선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한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는 국산 가루쌀과 현미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음료다. 우유의 대안 식품으로 나온 만큼, 기존 우유와 지방·단백질 등 영양 성분도 유사하게 구성했다. 식이섬유와 칼슘은 비교적 더 높은 편이다. 더불어 이는 국내산 가루쌀을 가공한 식품으로, 신세계푸드는 국내 농가에 안정적인 쌀 판로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식물성 음료 시장은 점차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6769억원으로, 5년 전보다 30% 성장했다. 2026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전세 규모는 2026년 239억 달러(한화 약 33조 2162억원)에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소개된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는 귀리와 캐슈너트 등을 활용했다. 신세계푸드는 두 제품을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을 비롯해 카페, 베이커리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소비자와의 접촉 지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자체 브랜드 카페 메뉴에 ‘라이스 베이스드’ 선택지를 포함할 것”이라며 “8월 하반기부터는 노브랜드버거에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식물성 베이스드는 1L에 4980원, 치즈 슬라이스는 10장(170g)에 3980원이다. 흰 우유 1L 평균 가격이 3000원을 웃도는 것을 생각하면 비교적 비싼 축에 속한다. 송 대표는 “생산 및 판매 규모가 커지면 앞으로 가격 단가가 더욱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번 신제품과 이를 응용한 음식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라이스 베이스드’는 색과 식감은 우유와 유사하지만, 마셔보면 곡물 자체의 달짝찌근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는 치즈 특유의 진한 향을 살렸다. 두 제품을 카페라테나 샌드위치 등 음식에 응용했을 때는 실제 우유나 치즈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중식 신세계푸드 R&D담당 상무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더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식물성 크림을 올해 안에 상품화할 계획이 있다”며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과제빵 업계(B2B)에서 높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제품 직접 맛보니… 3人 시식평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 ▲기자: 우유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쌀 맛 음료(아침X살)을 섞은 맛이다. 향은 무취에 가깝다. 쌀가루가 느껴지지는 않아 마실 때 걸리는 것은 없다. ▲비건 푸드를 자주 접하는 20대 여성 A 씨: 개인적으로는 달달한 맛이 좋아 일반 우유보다 맛있지만 대형마트에서 파는 평범한 우유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 선뜻 손이 가지는 않을 듯하다. 오트밀과 어울릴 것 같다. ▲건강 관리가 신경쓰이는 50대 남성 B 씨: 시중에 판매하는 덜 단 두유 맛이 난다. <식물성 체다향 치즈 슬라이스> ▲기자: 맛은 체다 치즈와 유사하다. 식감은 후무스나 비지처럼 바스러지는 느낌이 난다. ▲비건 푸드를 자주 접하는 20대 여성 A 씨: 인공적인 체다 향이 강하다. 체다 치즈를 김치볶음밥이 같은 음식에 자주 넣어 먹는 것을 생각하면 크게 거슬리지 않을 것 같다. ▲건강 관리가 신경쓰이는 50대 남성 B 씨: 일반 치즈와 맛이 비슷하지만 비교적 짠 편이다. |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