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역할 커진 공익 분야… 그만큼 고민도 늘어

더나은미래팀이 선정한 2013 공익분야 10대 뉴스

올해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은 2조411억원으로 5년 만에 3배가 늘었다.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을 통해 1000개의 가까운 창업팀이 ‘(예비)사회적기업’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년째, 지난달까지 협동조합 신고는 3148건으로 하루에 10건꼴이다. 2013년은 공익 분야의 양적인 성장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더나은미래가 지난 1년간 공익 분야 10대 뉴스를 짚어봤다.

01 고액 기부 전략 시동 건 비영리단체

지난 1월 더나은미래가 모금액 100억원 이상 비영리단체 9곳을 대상으로 ‘향후 5년 한국의 기부·모금 트렌드’ 심층설문을 실시한 결과, 모두 ‘고액 기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아너소사이어티(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 회원은 6명이었지만, 현재 406명으로 올해 초(218명)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02 조세특례제한법 반대 여론 후끈

소득공제 종합한도 대상에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등에 지정 기부금을 포함, 25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인정하는 ‘개정 조세특례제한법'(제133조2항)으로 인한 비영리단체(NPO)의 반발이 뜨거웠다. 고액 기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게 하는 ‘악법’이자 기부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9월,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항목 중 ‘기부금에 대해서는 금액별로 세액 공제율을 차등적용하겠다’고 밝혔다. 3000만원 이하는 15%, 3000만원 초과 기부금은 30%의 공제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03 수면 위 떠오른 사회복지사의 현실

올 초부터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 4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사회복지사의 복지 이슈가 떠올랐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조사 결과, 사회복지 공무원의 95%, 민간 사회복지사 65.2%가 민원인의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였다. 하반기부터는 지자체별로 대책 마련 움직임이 일었다. 인천, 울산, 성남시 등은 ‘사회복지사 처우개선 3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고 2014년도 인건비를 4~6%가량 높이기로 했다.

04 영리·비영리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영리와 비영리 간 영역 이동이 점점 활발해졌다. 미 보석브랜드 ‘티파니앤컴퍼니’ 아태지역 부사장 출신인 김미셸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월드비전 등 대형 NPO에서 잇따라 신문·방송·광고회사 등에서 일한 전문가를 영입했다. 한편 기업은 비영리 공익재단을 만들어 사회공헌을 전문화했다. 올 하반기 포스코는 포스코1%나눔재단을, 라이나 생명은 시그나사회공헌재단을 만들었고, 현대글로비스는 기금 20억원을 출연해 중소기업 지원 물류재단을 설립했다.

05 비영리단체 투명성 이슈

아프리카 케냐 쓰레기마을에서 노래를 통해 새 삶을 찾은 감동사연 주인공 ‘지라니합창단’ 이야기가 거짓으로 판명됐다. 연간 후원금 12억 가운데 학비·식비·의료비는 5%도 안 되고, 비행 청소년이었다가 합창단을 통해 변화됐다는 아이의 사연도 꾸며낸 것으로 밝혀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도 치솟았다. ‘지라니합창단’ 파문으로 불거진 사건은 비영리단체들의 재정 투명성 이슈로 이어졌다.

06 국제개발사업과 적정기술 관심 폭증

2013년 개발원조사업 비영리단체 협의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에 가입한 단체 수는 108개로, 지난해(98개)에 비해 확대됐다. 정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국정 과제로 발표하면서 개발도상국의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6월, 정부는 주요 개발도상국에 ‘과학기술 혁신센터’를 설치해 적정기술을 상용화하고 현지 창업을 연계하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발표했다. “빈곤국의 니즈(needs) 파악 없는 적정기술은 무용지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07 지식 공유형 비영리 활동 증가

공유도시촉진조례를 제정한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3개월 간 일반 시민 100여명을 초청해 공유 경제 기업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물건 공유'(키플, 쏘카, 열린옷장), ‘공간 공유'(페어스페이스, 코자자), ‘지식·재능 공유'(위즈돔, 마이리얼트립)뿐 아니라 해외 유명 강의를 번역해 온라인으로 지식을 공유하는 ‘오픈놀리지’ 등 지식 공유형 비영리 활동도 생겨났다.

08 사회적기업·소셜벤처·협동조합 부각

사회적기업·소셜벤처·협동조합이 기업 사회공헌의 새로운 파트너십 상대로 떠올랐다. 포스코는 회사 건물 내 휴식 공간을 활용해 사회적협동조합인 ‘카페오아시아’를 열었고, KT는 글로벌 사회공헌 파트너로 소셜벤처 ‘공신’을 선택했다. 기업과 사회적기업을 연결해주는 ‘1사1사회적기업 캠페인’에는 현재, 86개의 파트너십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09 100조 복지시대… 사회적 금융 확대

서울시는 올해 초, 사회투자기금 1000억원을 조성했다. 이 기금을 위탁운영하는 한국사회투자는 공익단체 3곳을 최종 선정해 총 60억원의 자금 융자를 결정하는 등 사회적 금융의 물꼬를 틀었다. 소풍(Sopoong), 미스크(MYSC), D3주빌리(D3 Impact Investing Network) 등 민간 사회적 금융기관도 영역을 넓혔다.

10 비영리단체 이끈 큰별 지다

한국 비영리단체를 이끈 1세대 ‘큰별’이 하나둘씩 지는 한해였다. 제1대 대북지원민간단체협의회 회장이자 1997년 한국월드비전 회장을 역임했던 오재식 박사는 향년 80세로 지난 1월 3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은 지난 11월 28일,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치료 도중 세상을 떠났고, 강문규 지구촌나눔운동 이사장도 지난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