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홀맨·펭수 등 MZ세대 인기 캐릭터, 기부 대열에 동참

지난달 30일 홀맨이 캐릭터 활동 수익 전액인 약 4700만원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증했다. /홀맨 인스타그램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기부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부활한 추억의 캐릭터 ‘홀맨’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날 홀맨은 복귀 이후 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 전액인 4728만9884원을 기부했다. 김상균 사랑의열매 사무총장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홀맨을  홍보대사로 맞이해 환영한다”며 “이번 기부금은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퇴소한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홀맨은 2001년 옛 LG텔레콤 홍보 마스코트로 탄생해 10대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표정이 없는 동그란 머리와 짧은 팔다리가 매력 포인트다. 당시 TV광고와 인기 걸그룹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선정한 ‘캐릭터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18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지난해부터는 SNS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기 문자메시지(SMS)로 소통하던 감성을 자극하며, 밀레니얼로 불리는 2030세대에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랑의열매는 지난달 30일 추억의 캐릭터 홀맨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사랑의열매 제공

홀맨이 활동 수익 전액을 기부한 건 우연이 아니다. 2000년대 아날로그 감성에 반응한 밀레니얼에게 홀맨은 선한영향력으로 보답하기로 했다. 홀맨 홍보 관계자는 “홀맨 부활에 한 달 만에 SNS에서 6만여명의 팔로워가 응답했고, 특히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의 팬들은 홀맨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로 생각하며 개인적인 추억과 고민을 DM으로 공유하기도 했다”면서 “MZ세대가 다른 세대와는 달리 선한 기업과 브랜드에 유독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트렌드에 맞춰 홀맨도 바람직한 기부 문화의 토양을 만드는데 뛰어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시장조사 기업 칸타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용감한 브랜드를 찾는다고 답한 세대별 비율은 밀레니얼이 46%로 가장 높았고, Z세대로 42%나 차지했다. 반면 X세대(31%)와 베이비부머세대(22%)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펭수는 타이거JK가 수장으로 있는 필굿뮤직과 함께 제작한 음원으로 발생한 수익 일부를 세계자연기금(WWF)에 기부했다. /EBS 제공

최근들어 기업이나 브랜드를 내세우기보다 캐릭터 자체로 기부에 나서는 사례는 늘고 있다. 자이언트펭TV의 캐릭터 펭수는 지난해 12월 멸종 위기종 동물 보호를 위해 세계자연기금(WWF)에 5031만6305원원을 기부했다. 펭수 캐릭터 활동으로 벌어들인 음원 수익과 달력 판매 수익의 일부를 조성된 성금이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대구 지역에 펭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 2만 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류회사 하이트진로의 ‘진로 두꺼비’ 캐릭터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주류 광고의 불문율을 깨고 최초의 캐릭터 모델로 나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진로 두꺼비는 일제강점기에 민족정신을 이어갈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시작한 기업 정신을 이어받아 애국 기부의 아이콘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하이트진로가 광복 75주년을 맞아 진행한 독립유공자 지원 기념사업에서 ‘태극기 두꺼비’로 기부 캠페인을 독려했고, TV 광고 출연료 전액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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