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서울서 일하는 여성 절반이 ‘N잡러’··· 생계형 비율 43.2%로 최다

3일 서울시와 여성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서울시 여성의 일자리 수요조사’에 따르면, N잡러의 약 43%가 생계 때문에 여러 직업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시 제공

서울에서 일 하는 여성의 절반 이상이 2개 이상의 직업(멀티잡)을 가지고 있고, 이 중 43.2%가 생계 때문에 멀티잡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여성능력개발원은 3일 서울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만 20∼59세 여성 12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여성의 세대별 일자리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라고 응답한 비율은 55.3%에 달했다. 여러개의 직업을 갖게된 이유에 대해서는 ‘생계형 N잡러’가 4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유자금마련형(32.1%), 자아실현형(24.7%)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멀티잡을 갖게된 세부적인 사유로 ‘한 개의 일자리로는 생활비가 부족해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서’ ‘하고 싶은 일을 통해서는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등을 꼽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생계형은 50대 비율(51.3%)이 가장 많았고 여유자금마련형은 20대 비율(37.9%)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4050세대는 한 개의 일자리로 생활비가 부족한 경우 부업을 추가하고, 2030세대는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직업전망 초창기부터 다양한 직업 자산을 구성한다”고 분석했다.

N잡러의 노동시간은 단일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N잡러 가운데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은 40.4%로 단일직업(22.4%)에 비해 약 2배 많았다. 월평균 26일 이상 일한다고 답한 비율도 19.7%로 단일직업(9.7%)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N잡러들은 무리해서라도 일을 더 많이 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에 체력적 부담감과 심적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N잡러의 85.5%는 온라인을 통해 일감을 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대는 온라인에 자신의 콘텐츠를 게시해 관련 일거리를 구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온라인을 일감 알선 경로로 활용했다. 필요한 경력개발 및 구직 프로그램에 대한 응답으로는 ‘모바일, 온라인 등 비대면 매체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84.6%)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전문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83.1%), ‘관심분야의 전문가 멘토 프로그램’(81.0%)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긱경제(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 방식)’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직업훈련 전략 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용형태의 여성일자리 플랫폼 운영, 직종별 커뮤니티 구축, 이러닝 프로그램 개발, 온라인 교육 인프라 연구 등 새로운 일자리 지형을 반영한 직업훈련과 일자리 정책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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