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부처·11개 사업 취합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의지가 뜨겁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회적경제기본법’ ‘공공기관 판로지원법’ 등을 제정해 사회적경제 통합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신용보증기금이나 사회적경제 기업 전용 투자 펀드 등 금융 접근성을 높여 사회적경제의 체계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것. 지난 2월엔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사회적경제 수요에 맞게 민간 기금이 확대되도록 정책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현재 사회적경제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어느 정도일까. 더나은미래는 기획재정부 사회적경제과 및 소관 부처별 취재를 통해 부처별로 쪼개진 예산을 취합해 규모와 사업 내용을 짚었다.
부처별 예산을 합산한 결과, 올 한해 총 2157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이 사회적경제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부처, 11개 사업의 예산을 취합한 것으로 지난해 대비 374억원 증가한 규모다. 기존 사업에 사회적경제 주체를 더하는 등 전체 예산에서 사회적경제에 쓰이는 비중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은 제외하고 보수적으로 산출했다.
전체 예산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지원 및 육성 사업’이다. 올해 투입되는 재정은 총 1510억원으로 사회적경제로 들어가는 전체 재정의 70%에 달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체 예산 1510억원 중 인건비 등 사회적기업으로 직접 지원되는 규모가 947억원”이라며 “그 밖에 판로 개척 등에 쓰이는 간접 지원 예산, 부처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됐다”고 했다. 지난해 대비 증가한 163억원엔 사회적 금융 기반 조성을 위한 고용노동부 모태 펀드 조성 자금으로 책정된 75억원도 포함됐다.
협동조합 예산으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 사업(270억원)’과 ‘중소기업협동조합 육성 사업(123억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대비 91억원이 늘었고 여기에는 협동조합 설립 지원 및 중소기업중앙회 예산 등이 포함됐다. 한편 기획재정부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에 투입되는 재정 규모는 43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16개 지역 협동조합 중간 지원 기관 운영비(17억원)를 비롯해 청년협동조합 창업 지원 사업, 교육 및 판로 지원 등에 투입된다.
행정안전부의 ‘마을 기업 육성 사업’은 올해 70억원 예산 규모로 전년 대비 3억원가량 증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2011년 12억원 규모로 시작한 마을 기업 지원 사업은 2013년엔 175억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이 등장하고 마을 기업 지원 수요가 줄면서 정부가 투입하는 예산도 비례해 줄었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에 맞춰 올해 새롭게 시작된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총 1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올해 처음 시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사업’이 대표적으로 97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지자체별로 그 지역의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수요가 높은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활성화 지원 사업’도 올해 새롭게 시작된 사업으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 및 협동조합에 총 10억원을 지원한다. 산림청에선 사회적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통합한 ‘산림일자리발전소 사업’을 시작했다. 마을 공동체를 조성해 산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사회적경제 주체에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8억원의 예산이 새롭게 편성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선 올해 처음으로 ‘사회적 농업’ 지원한다. 농촌에서 취약 계층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비영리 민간단체에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5억원 규모다.
이 밖에도 산림청에서 2014년부터 이어왔던 산림형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 사업(3억원)에는 전년과 동일한 예산이 편성됐다. 부처형 예비 사회적기업은 고용부 사회적기업 예산으로 지원받는 반면 산림청의 예비 사회적기업은 산림 자원을 활용한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산림청 예산으로 운영돼 왔다. 농림부에서 농가 소득 증대 및 일자리 창출, 농촌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 지원하는 ‘농촌 공동체 회사 우수 사업 지원사업’엔 10억원,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사업에는 8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주선영∙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