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 현장의 실천…신라상회기금이 주목한 사회문제 해결 조직 20곳

213개 신청 조직 중 20곳 대면심사 진출…기후·환경부터 주거·시민참여까지

기후·환경부터 장애인 접근성, 주거까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해 온 20개 조직이 신라상회기금 2기 최종 대면심사에 진출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조직의 규모보다 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과 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신라상회기금은 CTR그룹이 사회문제 해결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기업 필란트로피 기금이다. 올해 2기부터 개별 사업이 아닌 조직 전체의 역량과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공모는 비영리·사회혁신 조직의 활동과 성과 정보를 관리하는 필란트로피 테크 기업 Giboo(기부)와 함께 운영한다.

CTR그룹의 신라상회기금 2기 공모에서 사회문제 해결 조직 20곳이 최종 대면심사에 진출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조직의 규모보다 현장 경험과 성과, 성장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Giboo

이번 공모에는 213개 조직이 최종 접수했으며, 이 중 20곳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경쟁률은 약 10.7대 1, 통과율은 9.4%다.

심사에서는 조직이 해결하려는 문제와 실제 활동, 성과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지를 살폈다. 특히 그동안의 실행 경험이 향후 계획을 뒷받침하는지, 투입된 자원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 냈는지, 기금 지원으로 기존에는 어려웠던 변화가 가능해지는지 등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

재정 규모나 성과 데이터의 양보다 조직이 처한 여건과 문제 해결 과정을 중요하게 봤다. 신청 조직의 약 60%는 연수 입 3억 원 이하였으며, 213곳 중 성과 변화 값을 입력한 조직은 123곳, 참여 전후를 비교한 측정값을 기록한 조직은 12곳에 그쳤다. Giboo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감점하지 않고 현장 경험과 시행착오, 향후 측정 계획도 심사에 반영했다. 목표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도 원인과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우에는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 8개 분야 20개 조직…사회문제 해결 위한 다양한 시도

서류심사를 통과한 20개 조직은 ▲자원순환·폐기물 ▲해양 생태 보전 ▲기후·지역 환경 ▲장애인 접근성 ▲아동·청소년 ▲주거·가족·정서 지원 ▲권리 보호·이주민 ▲시민참여·민주주의 등 8개 분야에서 활동한다.

신라상회기금 2기 공모에서 기후·환경, 장애인 접근성, 주거, 시민참여 등 8개 분야의 20개 조직이 최종 대면심사에 진출했다. 사진은 시민이 수집한 쓰레기 데이터를 활용해 무단투기 문제 해결에 나서는 이타서울. /이타서울

환경 분야에서는 자원순환 체계 구축부터 해양 생태계 보전, 지역의 기후위기 대응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7개 조직이 선정됐다. 자원순환·폐기물 분야에는 이타서울, 다시입다연구소, 창원YWCA가, 해양 생태 보전 분야에는 바다살리기네트워크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가 이름을 올렸다. 기후·지역 환경 분야에서는 공익연구센터 블루닷과 부산어머니그린운동본부가 대면심사에 진출했다.

장애인 접근성 분야에서는 모스픽,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계단뿌셔클럽이 선정됐다. 이들은 의사소통 기술 개발과 정보 접근성 확대, 이동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장애인이 겪는 장벽을 낮춘다. 아동·청소년 분야에서는 교육과 보호 체계에서 벗어나거나 지원이 단절되기 쉬운 청소년의 일상 회복과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민들레, 유스보이스, 청소년범죄예방심리지원협회가 이름을 올렸다.

주거·가족·정서 지원 분야에는 주거 불안과 돌봄 공백, 사회적 고립 등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문제를 다루는 다다다사회적협동조합,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온기가 포함됐다. 권리 보호·이주민 분야에서는 공익소송과 법률지원을 수행하는 두루, 이주민·난민의 언어 장벽 해소에 나선 호모인테르가 선정됐다. 시민참여·민주주의 분야의 빠띠와 뉴웨이즈는 각각 시민의 공적 의사결정 참여와 젊은 정치인의 정치 참여 기반 확대를 위해 활동한다.

Giboo는 이번 공모에서 비영리조직의 운영비 부족과 성과 측정의 어려움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청 조직이 제출한 기존 지원 이력 1153건 중 사업비 지원은 849건으로 74%를 차지했지 운영비 지원은 177건으로 15%에 그쳤다. Giboo는 성과를 측정하고 기록할 여력이 부족한 현실이 개별 조직의 역량뿐 아니라 사업비 중심의 지원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고 봤다.

향후 공모에서는 성과지표 작성 안내를 보강하고 신청 부담을 줄이는 한편, 비수도권과 신청이 적었던 분야에도 공모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고립·은둔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기후 분야의 기금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에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조직에도 적합한 공모와 협력 기회를 안내할 방침이다. 신청 조직에는 공통 심사 경향과 개선점을 정리한 피드백 리포트를 공유했다.

대면심사에 진출한 20개 조직은 오는 5일 사업계획과 기금 활용 방안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Giboo는 최종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 조직의 활동과 문제 해결 가능성이 더 많은 시민과 기업, 재단, 지원기관에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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