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채발행 줄인다…이형일 “필요 시 추가 감축 검토”

정부가 시장금리 안정화를 위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인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취임 후 첫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이 부총리를 비롯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자금이 금융·부동산시장을 이동하면서 시장 간 상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에 금융시장과 주택시장뿐 아니라 가계의 자금 흐름과 부채 등 잠재 위험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잠재위험이 어디서 시작해 어디로 확산될 수 있는지 미리 살피면서 관계기관의 대응수단과 역할까지 사전에 협의하는 회의체로 운영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채권시장 점검에서는 높은 금리가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짚었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이후 중동 정세와 유가 불확실성,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기대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0%를 웃도는 등 시중 금리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고채 외에도 채권시장 금리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신용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신용스프레드는 회사채와 국고채 등의 금리 차이로, 확대될수록 기업이 부담하는 자금조달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 부총리는 “향후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차환 부담이 커질 우려도 있다”면서 관계기관이 함께 채권시장 금리와 발행 여건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만기가 돌아온 채무를 새로 빌린 돈으로 갚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전날 발표한 대로 이달 발행 물량을 5조 원 축소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축소를 검토하고, 긴급바이백 등 시장 안정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다.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공급 선행지표 개선과 실제 입주 사이의 시차를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완화되고,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인허가·착공 증가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급 증가 효과를 국민이 체감하려면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주택시장 동향을 살피면서 기존 공급 대책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현장 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

금윤호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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