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PN, 선정 기관에 최대 20만 달러 지원
청년 활동가·부모·여성 네트워크 육성
기후와 보건에 집중됐던 아시아의 사회투자 영역에 ‘사회적 신뢰’가 별도의 지원 의제로 등장했다.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가 커지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 세대가 관계를 맺고 협력하는 역량을 사회 기반으로 보고 장기자본을 투입하는 시도다.
아시아 최대 사회적 가치 네트워크 AVPN은 25일 인도 뉴델리에서 ‘다양성 속 조화 기금(Harmony in Diversity Fund)’의 첫 지원기관 4곳을 발표했다. 이 기금은 AVPN이 테마섹재단(Temasek Foundation), 사일런트재단(The Silent Foundation), 나굴렌드란 필란트로피 얼라이언스(Nagulendran Philanthropy Alliance)와 함께 조성했다.

지난 3월 시작된 공모에는 아시아 각지에서 자격 요건을 갖춘 기관 300여 곳이 지원했다. 1차 심사를 통과한 30곳 가운데 8곳이 기금위원회 앞에서 사업을 발표했고, 최종적으로 4곳이 선정됐다. 경쟁률은 75대1을 웃돈다. 선정기관에는 오는 9월부터 2028년 9월까지 2년간 각각 10만~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가 지원된다.
이번 기금은 일회성 문화 교류를 넘어 사회적 결속력을 다지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주목했다. 선정된 4개 사업을 살펴보면 그 대상이 가정과 학교부터 청년, 평화 활동가, 여성 종교 리더 커뮤니티까지 사회 전반을 아우른다. 다양한 집단 간의 접점을 넓히면서도, 외부의 개입이 아닌 해당 지역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공통된 핵심이다.
나이나 수베르왈 바트라(Naina Subberwal Batra) AVPN 최고경영자는 “아시아처럼 다양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사회적 화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 선정된 4개 사업은 청년, 여성, 부모를 갈등 해결의 주체로 삼아 지역사회에 밀착된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필리핀의 ‘크리스 포 피스(KRIS for Peace)’는 차세대 평화 활동가들을 육성하는 2년 과정의 ‘아세안 평화 교류(APEX)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태국 탐마삿 대학교 글로벌연구학부는 청년들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을 성찰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실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도록 돕는 8주 과정의 ‘유스 하모니 코랩(Youth Harmony CoLab)’을 진행한다.
인도네시아의 ‘평화 세대(PeaceGeneration)’는 학교 인성 교육과 가정 교육이 겉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가 먼저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도록 돕는 ‘평화를 위한 육아(Parenting for Peace)’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보드게임 같은 놀이형 교구를 활용해 학부모를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주역으로 길러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의 ‘와히드 재단(Wahid Foundation)’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등 5개국을 아우르는 ‘여성 주도 하모니 허브(Women-led Harmony Hub)’를 구축한다. 종교의 벽을 넘어 여성 리더들의 네트워크를 다지고, 흩어져 있던 풀뿌리 운동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AVPN은 앞으로 2년간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6개월마다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선정 기관들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며 교류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을 적극 지원한다.
이번 펀드에 함께 뜻을 모은 테마섹 파운데이션, 더 사일런트 파운데이션, 나굴렌드란 필란트로피 얼라이언스 등 파트너 기관들은 “소외된 이웃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해야만 단단한 사회적 결속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