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5년마다 기본계획
투자·융자·보증 ‘사회연대금융’ 법적 근거 마련
공공기관 우선구매·공공서비스 위탁 때 우선 고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그동안 부처별로 따로 관리돼 온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하나의 정책 체계로 묶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14년 국회에서 관련 기본법이 처음 발의된 지 12년 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안을 재석 의원 181명 가운데 찬성 145명, 반대 25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 법안은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된 뒤 6개월 후 시행된다.

사회연대경제는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협력과 연대를 통해 공동체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이들 조직은 각각 다른 법률과 정부 부처의 관리를 받아왔다.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 협동조합은 기획예산처, 자활기업은 보건복지부, 마을기업은 행정안전부가 담당하는 식이다. 사업별 지원 제도는 있었지만 이를 아우르는 정책 체계가 없어 부처 간 사업이 중복되거나 연계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법은 이런 정책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종의 ‘우산법’이다. 기존 사회적기업육성법이나 협동조합기본법 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기본계획과 조정기구를 통해 각 부처 정책을 묶는 구조다.
법이 시행되면 대통령 소속으로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가 설치된다. 정부와 시·도는 5년마다 사회연대경제 발전 기본계획을 세우고, 각 부처와 지방정부는 이에 맞춰 매년 시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시·도에는 지역위원회를 두고 시·군·구에도 지역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사회연대금융’도 처음으로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회연대금융 전담기관과 중개기관을 지정해 사회연대경제 조직에 투자·융자·보증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별도 계정을 통해 자금을 조성하고 민간 금융기관과 연계해 자금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공공시장 진입을 돕는 장치도 마련된다. 공공기관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회연대경제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위탁할 때도 이들 기업을 우선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설비 지원과 국·공유재산 사용 특례, 교육·훈련, 판로 개척 지원 등의 근거도 담겼다.
정부는 기본법을 사회연대경제 육성 정책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6월 발표한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에서는 돌봄·주거·에너지·농어촌을 4대 중점 분야로 정하고, 미소금융과 신용보증 공급, 민간 금융기관 대출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사회연대경제 관련 대출도 2026~2028년 4조3000억 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법 제정까지는 12년이 걸렸다. 2014년 당시 새누리당 사회적경제특별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의원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을 통합 지원하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처음 대표 발의했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 67명이 발의에 참여했고 야당에서도 별도 법안을 냈지만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이후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명칭을 ‘사회연대경제기본법’으로 바꿔 다시 추진했다. 지난 3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4월 22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정 가결됐지만 본회의 상정이 미뤄져 왔다.
정치권에서는 법을 둘러싼 시각차도 이어져 왔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심사 과정에서 사회연대경제 조직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경우 국가 재정 부담이 늘고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앞서 법안 논의 과정에서 재정 부담 확대와 특혜성 지원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여당과 사회연대경제계는 흩어진 기존 지원을 통합해 오히려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법 시행 이후 효과를 가를 핵심은 시행령과 예산이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범위나 사회연대금융을 통해 공급할 자금 규모 등 상당수 세부 내용은 향후 하위 법령과 정부 정책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법적 틀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자생력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았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앞으로 현장의 다양한 사회연대경제조직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사회연대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