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부터 8개 기관 공익사업 체계로 전환
성과평가 반영 확대…3조 원대 재원 배분 방식 바뀐다
저소득층 주거와 취약계층 복지, 문화·예술 등에 쓰이는 복권기금의 배분 방식이 20여 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기관별로 법에 따라 일정 몫을 보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수요와 성과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기존 법정배분기관의 사업 운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복권기금은 복권 판매로 조성된 수익금을 저소득층 주거·복지, 문화·예술, 국가유공자 지원 등 공익사업에 활용하는 재원이다.
현행법은 2004년 복권발행체계를 일원화하면서 기존 발행기관의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년 복권수익금의 35%를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10개 기금·기관(지자체 포함)에 의무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국내 상당수 복지·공익사업을 떠받치는 주요 재원인 셈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사업특별회계를 제외한 8개 기관을 법정배분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익사업 체계’로 편입하기로 했다. 지원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정 몫을 받는 대신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 규모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개편은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법정배분 비율을 현행 ‘고정 35%’에서 ‘35% 이내’로 유연하게 바꾸고, 성과평가 결과에 따른 기관별 배분액 조정 폭도 현재 ±20%에서 ±40%로 확대한다. 한시 특례가 끝나는 2031년부터는 8개 기관의 사업이 공익사업으로 본격 전환된다. 성과가 낮거나 자금 여력이 충분해 예산이 덜 배분될 경우, 남는 재원은 다른 신규 공익사업에 투입된다.
물론 기존에도 복권기금 사업에 대한 성과평가는 존재했다. 집행률, 성과지표 달성도, 수혜자 만족도 등을 따져 ‘미흡’ 판정을 받은 사업은 이듬해 예산이 깎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별 배분 몫이 법으로 정해져 있던 탓에, 평가 결과가 전체 재원 배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기존 법정배분 사업의 성과가 낮더라도 정해진 금액을 배분해야 했던 한계를 보완해, 평가 결과를 실제 재원 배분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기존 법정배분기관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법에 따라 일정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면 앞으로는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를 보다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성과가 부진할 경우 기존보다 지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사업 목표와 성과지표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실제 수혜자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성도 커진다.
복권기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개편의 영향은 작지 않다. 정부의 2026년 복권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예상 복권 판매액은 8조958억 원이며, 당첨금과 유통비용 등을 제외하고 복권기금 사업에 활용될 수익금은 3조2891억 원에 달한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