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시민사회 AI 지원 나선다…첫 1억 달러는 C형 간염에 [글로벌 이슈]

‘시민사회·필란트로피를 위한 AI’ 출범…美 4개 주서 C형 간염 치료율 2배 목표
재단 개편 후 250억 달러 투자 계획…사회문제 해결·AI 위험 대응에 집중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시민사회·필란트로피의 AI 활용 지원에 나선다. 첫 사업으로 1억 달러(약 1417억1000만 원)를 투입해 C형 간염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인다. 지난해 오픈AI 재단 재편 이후 의료·지역사회부터 일자리와 AI 안전까지 AI를 중심으로 공익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픈AI 재단은 13일(현지시간) 시민사회·필란트로피의 AI 활용을 지원하는 ‘시민사회·필란트로피를 위한 AI’를 출범하고, 첫 사업으로 C형 간염 치료 접근성 개선에 1억 달러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오픈AI 재단

오픈AI 재단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시민사회·필란트로피를 위한 AI(AI for Civil Society and Philanthropy)’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비영리단체와 학계, 지역사회 조직, 재단 등이 AI를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하도록 자금과 기술 전문성, 파트너십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은 이날 지역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들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혜택을 누리는 데 뒤처져 왔다고 짚었다. AI에서도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도구 제공을 넘어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1호 사업은 미국 보건 협력체 커먼 헬스 콜리션(Common Health Coalition)과 추진하는 ‘혁신에서 실행까지(B2F)’다. 재단은 1억 달러를 투입해 효과적인 치료법이 실제 환자의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의료체계의 공백을 줄인다. 첫 대상은 C형 간염이다. 앨라배마·일리노이·루이지애나·매사추세츠 등 4개 주에서 시작해 참여 지역을 늘리고, 2년간 이들 지역의 C형 간염 완치을 최소 두 배로 높이는 것이 목표다.

AI는 의료체계에서 이탈한 환자를 찾아 다시 치료와 연결하고, 흩어진 환자 기록을 종합하며,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쓰인다. 의료진을 대체하기보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놓치지 않도록 기존 의료체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향후 HIV 예방과 일부 완치 가능한 암 등 다른 보건 문제에도 같은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 AI로 사회문제 해결하고, AI 위험 줄인다

오픈AI는 지난해 10월 기존 비영리법인 ‘오픈AI(OpenAI, Inc.)’를 ‘오픈AI 재단’으로 개편하고 공익 지원을 확대했다. 재단은 영리법인 오픈AI 그룹 PBC 지분 26%를 보유한다. 현재 지분 가치는 약 1800억 달러(약 255조780억 원)다. 2024년 외부에 지급한 지원금은 약 760만 달러(약 107억7000만 원)였다. 지난해에는 5000만 달러(약 708억5500만 원) 규모의 비영리 지원 기금을 새로 마련하는 등 지원 규모를 키웠다.

재단은 개편과 함께 질병 치료와 AI 위험 대응에 장기적으로 250억 달러(약 35조43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3월에는 향후 1년간 최소 10억 달러(약 1조4200억 원)를 생명과학·질병 치료, 일자리와 경제적 영향, AI 회복탄력성, 지역사회 사업 등에 투자하겠다고 구체화했다. 오픈AI 재단은 주요 역할을 AI를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과 AI 발전에 따른 위험·충격 대응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편한 오픈AI 재단은 질병 치료와 AI 위험 대응에 장기적으로 2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올해부터 향후 1년간 최소 10억 달러를 의료·지역사회·일자리·AI 안전 분야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뉴시스

사회문제 해결 분야에서는 비영리단체 지원과 의료·과학 연구에 AI를 접목한다. 지역 단체의 AI 활용과 서비스 접근성 개선을 돕는 ‘사람 우선 AI 기금(People-First AI Fund)’을 통해 작년 208개 비영리단체에 4050만 달러(약 573억9300만 원)를 지원했고, 올해도 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한다. 4월에는 ‘알츠하이머를 위한 AI(AI for Alzheimer’s)’를 통해 6개 연구기관에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AI로 질병 경로와 진단·예측에 활용할 생물학적 지표를 찾고, 신약 후보와 기존 의약품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탐색한다.

AI가 불러올 위험과 경제·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투자도 병행한다. 5월에는 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과 경제 변화를 다루는 ‘AI 시대의 경제적 미래(Economic Futures in the Age of AI)’에 760만 달러(약 107억7000만원)를 투입하기로 다. AI가 고용·임금·생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전환을 지원한다. AI로 생긴 경제적 이익을 폭넓게 공유할 제도도 모색한다. 6월에는 AI 위험에 대응하는 사회적 역량을 구축하는 ‘AI 회복탄력성(AI Resilience)’ 사업을 내놓고 관련 기관에 1억3000만 달러(약 1842억2300만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생물안보와 사이버안보, AI 모델 안전, 아동·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분야다.

한편 막대한 자산 규모에 비해 실제 지원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단이 보유한 오픈AI 지분 가치는 약 1800억 달러지만, 향후 1년간 밝힌 투자 계획은 최소 10억 달러다. 미국 자선전문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는 오픈AI 재단이 명칭과 달리 법적으로는 공익자선단체(public charity)여서 일반 사적재단에 적용되는 연간 5% 수준의 의무지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짚었다. 다만 재단 자산 대부분은 비상장 오픈AI 지분이어서 평가액이 곧바로 집행 가능한 현금을 뜻하지는 않는다.

재단의 자산과 지배구조가 모두 오픈AI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독립성이 충분한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산 대부분이 오픈AI 지분에 묶여 있어 회사 가치가 하락하면 재단도 영향을 받는다. 재단 이사진 대다수는 오픈AI 이사회도 겸한다. 시민 감시단체 ‘아이즈 온 오픈AI 연합(Eyes on OpenAI Coalition)’은 재단에 자산 다변화와 지원 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해 왔다. 오슨 아길라 라티노프로스퍼리티 CEO는 이번 1억 달러 의료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좋은 지원 활동이 더 큰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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