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이공계 출신 비중이 최근 3년 연속 상승하며 ‘기술 경영’ 트렌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경제학도를 제치고 화학공학 전공자들이 전공별 순위 2위로 올라서는 등 산업 현장에 엔지니어 출신 CEO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2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공 확인이 가능한 대표이사 969명 중 이공계 출신은 46.6%(452명)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2021년(46.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공계 CEO 비중은 2010년 43%에서 2019년 51.6%까지 치솟았다가 2022년 44.9%로 주춤했다. 그러나 2023년(45.4%)과 2024년(45.5%)을 거쳐 올해까지 3년째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학부 전공별로는 경영학이 22.8%(221명)로 여전히 독보적인 1위를 지켰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 등이 경영학도 출신의 대표적 인사들이다.
주목할 점은 2위권의 변화다. 그간 경영학과 함께 CEO의 ‘양대 산맥’으로 꼽혔던 경제학(8.3%, 80명)이 올해는 화학공학(8.5%, 82명)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화공학도가 경제학도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 박우동 풍산 대표 등이 화공학 출신 CEO 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어 전기·전자공학(7.1%), 기계공학(6.3%) 순으로 나타났다.
CEO들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1960~1963년생(60년대 초반생)이 20.7%(291명)로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했다. 이어 1964~1966년생(18.2%), 1967~1969년생(12.9%) 순으로 나타나 1960년대생들이 여전히 국내 재계의 핵심 허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신 대학별(학부 기준)로는 서울대가 189명(13.4%)으로 1위를 기록했다. 연세대(112명·8%)와 고려대(108명·7.7%)가 뒤를 이었으며 한양대(56명), 서강대(46명), 성균관대(38명)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조사에서 외국 대학을 졸업한 CEO가 110명을 넘어선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향후 4~5년 내에 외국인 대표이사를 포함해 해외파 CEO들의 활약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