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AI가 포용성과 다양성 고려해야 모두 존중받는 사회 만들어져”

루트임팩트,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 컨퍼런스

“AI는 인류가 누적해 온 다양한 관념과 정보를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누적된 선입견과 차별까지 그대로 반영됩니다. AI 시대에 포용성과 다양성을 어떻게 더 강화할 수 있을지 고려해야, 모든 구성원이 존중받고 참여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집니다.” (정경선 현대해상 CSO)

지난 12일 헤이그라운드 성수 시작점에서 열린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에서 정경선 현대해상 CSO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AI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와 성동문화재단이 8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한 ‘체인지메이커 컨퍼런스’의 마지막 컨퍼런스다. 행사에는 사회 다양성 및 포용적 시각에 관심이 있는 50여 명이 참석했다.

12일 열린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 컨퍼런스에 참석한 50여 명의 사람들이 앉아있는 모습. /김규리 기자

이날 ‘AI가 포용하는 미래:의사소통 장애와 언어재활’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은 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는 “미래 AI 기술은 중증 의사소통 장애인, 발달 지연 아동 등 의사소통 약자와 치료사, 보호자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2월에 설립된 언어발전소는 ‘비대면 언어 재활 플랫폼’으로, 전국에 있는 언어재활사와 환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언어재활 접근성이 낮은 의료 시스템을 보완한다. 언어발전소는 최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에 따르면, AI 기술은 발음 교정부터 학습 계획 수립을 비롯해 재활 수행 결과를 분석하는 데까지 활용될 수 있다.

12일 열린 ‘AI를 포용하는 다양성, AI가 포용하는 다양성’ 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 송예리 연세대학교 박사과정생과 신혜린 고려대학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루트임팩트

다음으로 연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송예리씨가 진행을 맡아 신혜린 고려대학교 교수와 ‘AI에 숨겨진 젠더 코드:기술과 문화의 상호작용’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신 교수는 “AI가 혐오 표현을 재생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대비가 필요하다”며 “기업의 책임도 있으나 개입과 교정 등의 과정에서 법제적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송예리씨는 “일상 속에서 AI를 활용할 때 AI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면 ‘그런 식으로 발언하면 안 된다’며 싸우기도 하는데, 이런 개인적인 시도도 ‘다양성을 포용하는 AI’로 향하는 데 도움이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신 교수는 “개인은 사용자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기에, 그러한 상호작용이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는 반영된다”며 “비록 변화가 오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AI를 인격체로 볼 수 있을까’, ‘국가나 기업이 AI 활용에 개입해야 할 필요가 생길까’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12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 장인혜 루트임팩트 임팩트 필란트로피 프로젝트 리드, 육근식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이사, 권오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가 발언하고 있다. /루트임팩트

마지막으로 장인혜 루트임팩트 임팩트 필란트로피 프로젝트 리드가 진행을 맡아 ‘다양한 코드:AI가 돕는 우리의 포용성’을 주제로 육근식 제네시스랩 HR사업총괄 이사와 권오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가 대화를 나눴다.

육 이사는 “입사 과정에서 AI를 활용한다면 기존에 사람이 진행해 한계가 있었던 면접 대상자 수에 제한이 사라져 오히려 더 많은 지원자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편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데이터 수집과 학습 과정에서 편향성 제거 기술을 도입하고 학습 과정에서 편향성이 강한 전문가는 제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상무는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포 굿(AI For Good)’ 프로젝트를 통해 AI를 ▲지구 ▲접근성 ▲인도주의 등 좋은 일에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5년간 2조를 투자한다”며 “AI를 활용해 환경 데이터를 수집해 대서양림을 보호하고 장애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7년 ‘접근성을 위한 AI’ 프로젝트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보는 AI(Seeing AI)’를 출시했다. 이는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결합해 카메라를 비추면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 시각장애인 및 저시력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된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성수동에서 일하는 창업가 10인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전시 ‘비하인드 더 북’도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에는 노순호 동구밭 대표, 은초롱 점프 대표, 이수인 에누마 대표 등 성수 소셜벤처 밸리와 헤이그라운드에 자리잡은 사람들이 성장한 여정부터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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