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플라잉타이거 “친환경 경영, 고객의 일상을 바꾸는 데서 시작합니다”

고불고불한 빨대, 케이크 인형이 달린 머리띠, 비눗방울이 나오는 공룡 장난감….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은 독특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인테리어 소품과 오피스 용품, 주방용품, 파티용품 등 5000가지 물건을 판매한다. 현재 전 세계 26국에 총 900개 매장이 있다. 한국에는 2016년에 진출, 전국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플라잉 타이거는 1995년 설립 당시부터 친환경 경영을 실천했다. 최근에는 ESG 경영을 선포하고 업계에서 선도적인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덴마크 본사 경영진이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위비스 경영진과 ESG 실천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지난 5일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마틴 저미엔 CEO를 비롯한 본사 경영진, 한국 경영진이 참석한 ESG 경영 간담회가 열렸다. 마틴 CEO가 주로 답하고, 일부 질문에는 도상현 위비스 회장이 설명을 덧붙였다. 다음은 간담회 현장에서의 일문일답.

마틴 저미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CEO. /위비스 제공
마틴 저미엔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 CEO. /위비스 제공

-한국에 온 소감은.

마틴 저미엔: 한국 파트너사의 경영진, 언론사와 직접 만나 기쁘다. 플라잉 타이거는 특이하고 재밌는 상품을 파는 브랜드다. 한국 고객들이 좋아해 준 덕분에 플라잉 타이거는 한국에서 지난 6년 동안 매우 빨리 성장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더 크다고 본다. 이번 방한에서는 ESG 경영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풍요로운 생활에는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인상적이다.

도상현 회장: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실의에 빠졌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플라잉 타이거 매장에 들어온 순간, 고객들은 웃는다. 인상 쓴 사람이 없다. 본사에서는 한국 고객에게 ‘소소한 행복’을 전하고 싶어 한다.

-플라잉 타이거는 오래전부터 친환경 경영에 힘써왔다.

마: 27년 전 창업했을 때부터 친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제품을 만들었다. ‘플라잉 타이거답다’라는 말에는 재미 외에 친환경 개념도 포함된다. 환경 문제는 단순히 규제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생활과 접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친환경 트렌드를 만드는 데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생활용품 기업으로서 ESG 경영은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나.

마: 사람들은 친환경이라고 하면 ‘지루하다’는 인상을 갖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바꾸고 싶다. 환경에 대한 의식을 가지면서 재미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려고 한다. 친환경적인 것도 충분히 재밌고, 행복하고, 독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목표다. 또 플라잉 타이거에서는 1년에 5000종류 넘는 제품을 유통한다. 이것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항상 인식하고 환경 문제에 접근한다. (환경에 관한)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을 두면서 고객의 니즈도 충족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수천 종류의 상품을 공급하다 보면 폐기물 문제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마: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순환이 가능한가’이다. 최대한 목재, 종이, 짚, 대나무 같은 재생가능한 천연재료나 유리, 금속 등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접착제 하나를 써도 순환이 가능한 재료인지 검토한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다음 세대도 함께 살아갈 장소이기 때문에 순환경제의 개념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한다.

도상현 회장은 “생각보다 폐기되는 물품은 많지 않다”며 주문과 생산 과정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상품을 생산하기 전 덴마크 본사에서는 각국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파트너사가 정해진 시간까지 주문을 하면, 지역별 수요를 예측해 제작에 들어간다. 한국의 경우 2년 정도면 재고가 거의 소진된다.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의 ESG 경영을 설명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틴 저미엔 본사 CEO(왼쪽에서 세 번째)와 도상현 위비스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위비스 제공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의 ESG 경영을 설명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마틴 저미엔 본사 CEO(왼쪽에서 세 번째)와 도상현 위비스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위비스 제공

-2019년 본격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마: 2025년까지 제품 생산과 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일회용품 사용량을 2021년 대비 50%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6년까지 약 30% 감소하는 것이 목표다. 재활용 플라스틱, 종이와 목재를 사용한 제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제품에 나무와 종이 함량이 10% 이상이면 국제산림관리협회로부터 FSC 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2019년에는 68%, 2021년에는 79%의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올해 말까지 10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상품뿐 아니라 매장에서 사용하는 집기도 2012년부터 FSC 인증 목재를 주로 사용했다. 또 2025년까지 회사가 소유하거나 임대한 차량을 전부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회(S)와 지배구조(G) 측면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마: 사회 부문에서는 협력사 교육, 감사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연결돼 교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규모 회의나 교육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협력사와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업체와 공장을 대상으로 하는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 협력업체가 준수해야 할 규정, 품질 기준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해에만 40개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12번의 세션을 열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글로벌 관계사들과 긴밀한 협조를 꾀한다. 온실가스 규제,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된 경영이 각 파트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소통한다.

-주요 소비층이 MZ세대다. 이들을 고려한 ESG 활동이 있나.

마: MZ세대와 접점을 만들어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M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틱톡에서 FSC 상품 사용하기 이벤트를 진행해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매장에서는 FSC 상품 찾기, 에코백 사용 권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앞으로 과제는.

마: 온실가스 감축 등 앞서 말한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나아갈 것이다. 플라잉 타이거가 다음 세대 어린이들을 위해 하는 노력이 고객에게도 전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고객이 우리의 뜻을 이해하고 함께 실천하기 시작하면 양쪽의 노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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