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년 동안 사회적기업 수가 7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는 늘었지만 다양성은 부족하다. 전체 사회적기업 중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유형이 66.4%로 과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나라살림연구소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자료를 활용해 200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증을 신청한 사회적기업을 지역별, 분야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면서 그 해에만 55곳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올해 6월까지는 총 3974개의 사회적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16년 동안 70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년대비 인증 기업 증감률 평균은 32.2%로 나타났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한 기업 수도 매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166건이었다가 2021년엔 657건으로 늘었다. 한해 평균 17.4%씩 증가한 셈이다. 200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인증을 신청한 기업은 총 5925곳이었다. 이 가운데 3974곳(67.1%)이 인증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경기와 서울에서 유지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수가 1157곳으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인천에 있는 206곳을 더하면 수도권 소재 사회적기업은 전체의 40.6%로 나타났다. 경북(6.8%), 강원(5.7%), 전북(5.7%)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사회적기업 유형을 사회서비스제공형, 일자리제공형, 지역사회공헌형, 혼합형, 기타(창의혁신형) 5가지로 나눴다. 이 중 일자리제공형 기업이 전체의 66.4%를 구성했으며, 모든 지자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기타(11.8%), 지역사회공헌형(8.2%), 사회서비스제공형(7.5%), 혼합형(6.1%) 순이었다. 연구소 측은 “사회적경제 조직의 양적 성장은 이뤄졌으나 여전히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령 정비는 미흡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적경제 기본법’이 6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어 자치단체의 조례로만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과 사업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수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사회적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근거법령의 조속한 제정 등을 통해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기업은 경제적 조직이기는 하지만, 공적이고 혁신적인 가치가 중요한 조직”이라며 “지역사회공헌형, 혼합형 등 다양한 유형의 기업이 육성되도록 정책적 지원이 제공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07년 사회적기업 설립 지원과 육성을 위해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해당 법안은 사회적기업 육성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사회적기업의 매출액과 취업자 수 등이 대략적으로만 공개돼 통계자료 활용이 어려운 상황인 점도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곧 4차 기본계획이 발표될 예정인데, 이에 맞춰 사회적기업의 경영상태도 확인할 수 있도록 기초 통계자료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