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서울 76개 학교에 ‘채식 급식’ 자율 배식대 생긴다

학생들이 급식으로 채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그린급식 바(bar)’가 서울시 내 76개 학교에 생긴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은 19일 “지나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채식 급식을 먹을 수 있는 급식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관내 학교에 그린급식 바(bar)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지난 4월 공모 후 심사를 통해 선정한 초등학교 45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12곳, 특수학교 5곳 등 76개 학교다.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그린급식 바는 학교별로 시설 현황을 고려해 추가 배식대를 설치하거나 기존 배식대 일부에 자율 배식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해산물, 유제품, 달걀류도 포함하지 않은 샐러드 위주의 채식 식단이 제공된다. 학생들은 기존 식단이나 그린급식 바 중에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교육청은 그린급식 바 설치 학교에 연간 200만원씩 예산을 지원한다. 학교 급식실 사정에 따라 그린급식 바 추가 설치비, 운영비, 채소 구입비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빠르면 이달 말부터 그린급식 바를 설치해 채식 배식을 시행하는 학교가 나올 전망이다.

이번 정책의 추진 배경엔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사회적 목소리가 있다.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진정을 기각하면서도, 교육 당국이 채식 식단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작년 4월부터 관내 모든 학교에서 월 2회 채식 급식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 23곳에 ‘그린 바’를 설치해 채식선택제를 시범 운영했다. 이번에 시범 운영되는 ‘그린급식 바’는 기존 채식 식단 운영을 확장하는 형태로, 월별 시행 횟수와 메뉴는 학교별 예산과 영양사의 재량에 따른다.

서울시교육청은 채소를 섭취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양교사 연구 동아리 모임을 추진하는 등 학교급식에 채식 가치가 확산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린급식 바 운영을 통해 육식을 선호하는 학생들의 입맛을 개선해 육식으로 인한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한다”며 “아울러 육식 섭취가 어려운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교육적 가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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