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칼럼] 코로나 사태… 장애 학생 위한 배려는?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print
유지민(서울 강명중 2)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생들이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했다. 중학교 2학년인 나도 매일 집에서 컴퓨터, 프린터와 씨름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체 장애가 있는 내 입장에서는 이런 수업 방식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리적 등·하교를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 하루에 8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생기는 체력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온라인 수업이 그렇다. 이미 여러 가지 단점이 드러났다. 집에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전자 기기가 없는 학생도 있고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코로나19 관련 직업 종사자 가정 자녀의 돌봄 문제 등도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장애 학생들이 겪었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장애 학생이나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처한 교육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각·청각 장애 학생들의 불편함은 대학교에서 사이버 강의가 시작됐을 무렵부터 문제가 됐던 걸로 안다. 판서 내용을 볼 수 없어 필기가 불가능하고 저화질의 강의로 인해 수업 내용의 30%도 알아듣지 못하는 등 조금만 생각해봐도 영상 강의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얼마나 큰 난관으로 다가올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청각 장애를 가진 분은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최대로 높여 간신히 수업을 듣고 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지적·발달 장애 학생들은 특수 학교에 다니거나 일반 학교 중에도 특수 학급에 소속된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교육 면에서는 상당 부분을 학교에 의지하는지라 학생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기는커녕 의자에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는 상황일 테니 온라인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나를 포함한 지체 장애 학생들도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선생님들이 제시하는 과제를 전혀 수행할 수 없는 ‘체육’ 수업의 경우에는 1학기 활동이 모두 공란으로 남게 될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직접 선생님들에게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고 매 수업 시간 주어지는 과제를 얼렁뚱땅 수행했다.

특수교육대상자에 속하는 모든 학생은 각자만의 차별화된 커리큘럼이라고 하는 ‘개별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은 느낌이다. 모두가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지만 온라인 학습을 아예 시작조차 못 했던 장애 학생들도 있다. 청소년으로서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다는 걸 사람들이 한 번씩만 생각해주면 좋겠다.

비장애인 기준으로 급하게 짜인 임시 교육 시스템이 원래도 그리 모범적이지 않았던 교육 환경과 만나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가장 먼저 나라에서 나서야 할 것 같다. 지역 공동체와 학교에서도 함께 힘을 써야 한다. 온라인 수업이든 뭐든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의 교육을 가정에서 짊어지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 인생은 개인전이고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금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기억하고 싶다. (물론 진짜 뭉치라는 말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과의 물리적 거리 유지는 필수!)

 

※더나은미래가 ‘모두의 칼럼’ 연재를 시작합니다. 장애, 환경, 아동, 노동 등 공익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칼럼입니다.

관련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