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직원이 감히 날 능멸해?” “난 법 상관 안 한다” 희망브리지 사무총장, 상습적 폭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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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에 불복한 직원들에 수차례 폭언
관계자들 회의·대화 담긴 녹음 파일 입수
“과거 사무총장직 반대한 연판장에 앙심”

재협 측 “사실무근…인격 모독 발언 없어”
“업무 잘하라는 취지로 조금 격하게 말한 것”

/Getty images bank

“어떤 놈이 내 욕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와. 그놈은 이제 목이 날아가. 법? 난 상관 안 해. 그냥 그놈을 잡아다 끝낼 거야.”

지난 4월 17일,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는 전 직원 대상 전체 회의를 진행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 회의에서 김정희(57) 사무총장은 줄곧 격앙된 목소리로 특정 직원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더나은미래는 이 회의를 포함한 재협 관계자들의 회의와 대화 내용이 담긴 여러 녹음 파일을 단독 입수했다. 이날 회의 자리에서 김 사무총장은 30분이 넘는 시간을 ‘그놈’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김 사무총장은 “노동위원회에 가서 근로자 권리 찾으려 하겠지만 난 법은 상관 안 한다”면서 “국민 성금으로 월급을 받는 직원이 사무총장을 능멸해? 감히?”라며 분에 받친 듯 언성을 높였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복수의 전·현직 제보자들은 “김 사무총장이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야근과 주말 출근을 강요하고 회계 규정에 맞지 않는 일을 처리하라고 시켰다”면서 “이를 거부하면 온갖 트집을 잡아 ‘무능하다’ ‘나가라’ ‘다른 직원에게 월급 기부하라’는 식의 폭언을 했다”고 했다. 현직 직원 A씨는 “욕먹는 건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야근을 안 하면 ‘할 일이 없느냐’고 하고, 야근을 하면 ‘수당 챙기려고 시간만 보내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20년 가까이 이 기관에서 근무했는데, 조카뻘인 신입 직원까지 다 모인 전체 회의에서 수도 없이 ‘사소한 일도 제대로 못 하는 노회한 사람은 잘라야 한다’며 망신을 줘서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사무총장이 직원들의 대화를 감시하고 정당한 절차 없이 징계하려 했던 또 다른 정황도 포착됐다. 더나은미래가 입수한 지난해 10월 16일 전체 회의 녹음 파일에는 “앞으로 회사 내부·외부 소통에 대해 응징하겠다. 징계위원회에 넘겨버리겠다”고 말하는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담겼다. 사무총장은 “행동 조심하라”면서 “이제부터 내가 다 캐고 다닐 거야”라고 경고했다.

전·현직 제보자들은 “김 사무총장이 과거 자신의 재협 채용을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렸던 직원들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판장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사무총장은 당시 재협 사무총장직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이 시기 재협 직원들이 그의 사무총장 선임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사무총장 선임 관련 건의서’를 협회장에게 제출한 게 일명 ‘연판장 사건’이다.

더나은미래가 입수한 건의서 사본에 따르면, 직원들은 김 사무총장의 도덕성과 능력을 문제 삼았다. 특히 김 사무총장이 2011년 재협의 50주년사업추진단장(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부정 사용 의혹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말과 휴일에 집 근처에서 사용한 업무추진비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 제보자들은 “김 사무총장은 본인이 사무총장직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유가 연판장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서명한 사람들을 색출해 숙청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녹음 파일에서도 사무총장은 “소통에 대해 응징하겠다”는 말을 한 뒤 곧바로 연판장 사건을 언급했다. 한 직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너는 ‘저는 아니에요’라고 하는데, 정말 아니야? 그런 일이 없었어? 증명할 수 있어?”라고 수차례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해 대해 재협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특정인을 지칭한 인격 모독성 발언은 없었다”고 했다. 또 “사무총장은 업무를 더 잘하라는 취지의 말을 조금 격하게 했을 뿐인데, 특정 직원이 오해한 것”이라고 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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