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살리기 나선 주민들…지역 프로그램 참여 인원 1년새 8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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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성전면의 ‘열린배움터’에서 이른바 ‘엄마쌤’이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모습. /열린배움터

전남 강진 성전면은 인구 2800명 규모의 작은 마을이다. 마을 주민 절반이 넘는 1500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초등학교는 하나. 전교생은 40명이 채 안 된다. 한 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가정 비율이 높지만, 아이들이 방과 후에 갈만한 곳은 없었다. 이처럼 조용한 마을이 분주해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5월부터다. 마을의 여섯 엄마는 교문 밖을 나서며 흩어지던 아이들을 한데 모아 돌보기 위해 ‘열린배움터’라는 아동 돌봄 시설을 만들었다. 평범한 엄마들이 센터장·활동가로 변신하면서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놀이터가, 외국인 엄마들에겐 사랑방이 생겼다.

전남 목포에 청년공동체 ‘괜찮아마을’을 조성한 공장공장, 순창 지역에서 재즈 페시티벌을 기획한 BOVO문화관광연구소도 지역 활성화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건 ‘드림위드’ 사업 지원 덕분이다. 드림위드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의 지원으로 지역사회 문제들을 해당지역 주민들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사업으로, 굿네이버스와 더나은미래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북 순창 일대에서 열린 ‘순창VIBE’ 페스티벌 현장. /BOVO문화관광연구소

최근 발간된 ‘2019 드림위드 결과보고집’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4개 마을에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성과를 나타냈다. 주민들은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주식회사 등 다양한 조직 형태를 꾸려 사업에 뛰어들었고, 사업 분야 역시 교육·커뮤니티케어·문화예술·관광체험 등 다양했다.

이들의 활동이 지역의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 지난해 지역 주민들이 ‘마을다운 마을을 만들자’며 팔을 걷어붙인 충북 충주 신니면에서는 ‘내포긴들영농조합’ 주도로 초중등생에게 춤을 배울 수 있는 아이돌 만들기 프로젝트가 기획됐다. 농촌마을 특성상 어르신 위주로 구성된 마을 행사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내포긴들영농조합은 연습실을 마련하고 전문 댄서를 초빙해 아이들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왔다. 4개월간 밤낮없이 춤 연습을 한 아이들은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대회에서 출전해 은상을 받았고, 주민 200여 명이 모이는 신니면 마을축제에서도 중심에 섰다. 이번 프로젝트 덕분에 마을축제는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대표적인 연중행사가 됐다.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 참여한 충북 충주시 신니면 내포긴들마을의 ‘SNG 아이돌 만들기 프로젝트’ 팀과 신니면 어르신들. /내포긴들영농조합

드림위드의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기존 14개 단체의 구성원 수는 385명이었지만, 드림위드 사업 후 554명으로 약 44% 증가했다. 마을 살리기 프로그램 횟수는 당초 185회에서 332회로 급증했고, 참여 인원은 638명에서 5053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리기 위해서는 다른 단체와의 네트워크도 필수다. 이들 14개 단체의 네트워크 기관 수는 사업 전 143개에서 사업 후 215곳으로 약 50% 확대됐다.

신원섭 열린배움터 회장은 “마을 문제에 직면한 많은 주민이 ‘인구가 적어서 안 된다’ ‘도시와 비교하면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등의 한계에 부딪히곤 하는데, 단체를 꾸려 계획을 짜고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해나간다면 ‘마을의 삶’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올해 7회째 맞는 드림위드 사업에는 전국 378개 단체가 지원했고, 최근 지원 대상 단체 13개가 선정됐다. 공동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이익환원형’ 단체 9곳과 교육·예술·보건·환경 등 지역사회 현안 해결을 위한 ‘주민참여형’ 단체 4곳이다. 이익환원형 단체는 최대 1000만원, 주민참여형 단체는 최대 700만원의 활동비를 받게 된다. 활동 지원은 오는 12월까지 약 7개월간 이뤄지며, 이 기간에 현장 모니터링과 전문가 자문 서비스도 제공된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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