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 큰 성과…비영리단체 투명성 논란은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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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0인 선정 ‘올해의 공익 뉴스’]

도매기금 출범, 공익 분야 활력 기대
기업계 전반 사회적 가치 관심 높아져

역동성 갖춘 ‘비영리스타트업’ 주목
정부 아동보호정책 대대적 개편 선언

올 한 해도 공익분야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했다. 정초부터 유명 동물단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쏟아지면서 비영리 전반의 신뢰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사회적금융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출범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사회적경제박람회에 참석할 만큼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지만, ‘사회적경제 3법’은 끝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더나은미래는 각계 전문가 30명을 설문조사해 ‘2019 공익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설문 결과, 지난 1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출범은 올 한 해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혔다. 근거 법안 미비로 정부 출연분 출자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인내자본 공급 ▲사회적 목적 프로젝트 지원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 등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 대표는 “다양한 가치를 아우를 수 있는 도매기금의 출범이 공익분야에 활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변형석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대표는 “우리나라 사회적경제에 중요한 전기로 기록될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대전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사회적경제박람회’에 참석해 임팩트투자 확대,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지원, 지역 순환형 경제모델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사회적경제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최초”라면서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재호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부장은 “사회적경제를 ‘사람중심 경제’와 ‘포용국가’ 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거론한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도입 결정도 주목받았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월 전체 자산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를 적용하고, ESG 기준에 못 미칠 경우 투자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는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도입이 금융 섹터 전반에 가져올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결정이 다른 기관투자자의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무 성과와 비재무 성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사회적경제 3법'(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가치실현기본법·사회적경제기업판로지원법)의 국회 통과 불발은 아픈 손가락으로 지목됐다.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인적 자원 육성 ▲금융 시스템 구축 ▲사회적경제 주체 지원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 규정 등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끝내 좌초했다. 이상진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국회의 협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숙원 사업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한데, 이를 위한 법제 기반이 구축되지 못했다”며 “정치권의 무책임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한인 소셜벤처 에누마의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 우승 소식도 주요 뉴스로 꼽혔다. 신현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IT·교육·게임 등 한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소셜벤처가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기업사회공헌 분야에서는 기업의사회적책임(CSR)이 경영의 핵심 가치로 부상한 점을 주목한 전문가가 많았다. 박필규 GS칼텍스 CSR추진팀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경영 목표로 제시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사회적 가치 축제인 소셜밸류커넥트(SOVAC)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공공과 민간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평가가 이뤄지는 등 기업계 전반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도영 CSR포럼 대표는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측정·공시는 추상적이었던 기업의 CSR 활동을 실질적으로 평가하는 실험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김민석 LG전자 CSR팀장은 “체계적 실행과 평가 방법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2019년은 비영리를 향한 ‘쇄신’ 요구가 빗발친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소연 케어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연말까지 법적 공방이 계속되면서 비영리 전체로 불똥이 튀었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일부 단체·시설의 비인권적 행태가 알려지면서 기부 환경이 얼어붙었다”며 “내가 낸 기부금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었는지 측정해 달라는 요구가 2020년에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다행인 것은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활동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며 “다양한 비영리 주체가 정보공개, 의무사항 이행 등과 관련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명성 이슈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태 MYSC 대표와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비영리스타트업’에 주목했다. 비영리스타트업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해 공익 미션을 추구하는 비영리 조직을 말한다. 김 대표는 “영리와 비영리를 비교해보자는 것이 아니다”며 “비영리에’혁신 대 비혁신’의 담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방 대표는 “복잡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역동성을 갖춘 비영리스타트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타임지 ‘올해의 인물’ 선정 소식이 주목받았다. 우용호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센터 소장은 “어린 소녀가 각국 정부·시민단체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은 “기후 위기가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해결을 위한 합의와 행동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툰베리로 대표되는 ‘Z세대’의 사회참여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미국의 툰베리, 태국의 툰베리가 활약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곳곳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아동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뉴스로 꼽혔다. 아동의 ▲인권·참여권 ▲건강권 ▲보호권 ▲놀이권 보장이 골자로 친권자의 자녀 체벌권 폐지, 출생 통보제 도입, 아동학대 대응체계 개편 등 내용이 담겼다. 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은 “형식적 대책만 발표하던 정부가 아동보호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선언하고, 놀이권 등 그간 드러나지 않은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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