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고기로 요리, 친환경 소비로 나무 심기…’혁신 비즈니스’ 통해 기후변화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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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가축 사육 줄이니 온실가스 감소
결제 포인트 모아 나무 심어 사막화 방지
파도 활용 파력발전, 차세대 에너지 꼽혀
각국 기후변화 관점 ‘임팩트 투자’도 활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기후변화를 막는 새로운 설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 기업은 올 들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점령하고 있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들은 십시일반으로 1억 그루의 숲을 이뤄냈다. 지난달 26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발표한 ‘2019 유엔 글로벌기후행동상’ 수상 대상을 살펴보면, 상을 받은 15곳 가운데 비즈니스 모델이 10건에 달했다. 정부나 NGO에서 벌이는 프로젝트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식물성 고기를 생산하는 ‘임파서블푸드’. ⓒUNFCCC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 식품인 ‘식물성 고기’는 올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년간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실제 고기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풍미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핵심은 콩 뿌리에서 추출한 헴(heme)이다. 헴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에 들어 있는 붉은색소 분자로 고기 맛의 원천이다. 미국 푸드테크기업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콩 뿌리의 헴을 이용해 육즙이 흐르는 대체육을 선보였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7월 글로벌 도넛 체인 던킨은 대체육 샌드위치를 내놨고, 8월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은 식물성 패티를 이용한 햄버거를 미국 전역에서 팔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 체인 맥도널드는 지난달 30일부터 식물성 고기 버거를 시험 판매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 엿보인다.

대중이 식물성 고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콩과 버섯 등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로 기존 고기 소비를 줄이면 가축 사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데,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약 16%)과 비슷한 규모다. 또 사육과 도축에 필요한 물 소비를 줄일 수 있고, 사료용 곡식 재배지를 확보하기 위해 나무를 베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해 대체육 판매로 8만1000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물 340만t을 절약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캐나다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지난 5월 2일 대체육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대 주주는 미국 최대 육류가공기업인 ‘타이슨푸드’다. 대체육을 미래 식량으로 보는 이유다.

알리페이 이용자 5억명이 참여한 사막화 방지 프로젝트 ‘개미숲’으로 변화한 중국 간쑤성 지역. ⓒUNFCCC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현실로 만든 사례도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간편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통한 CSR 프로젝트 ‘개미숲(Ant Forest)’으로 3년 만에 약 1억2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난 2016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5억명이 참여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알리페이로 자전거 구입, 대중교통 이용, 공공요금 전자결제 등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면 ‘그린 에너지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데, 이 포인트로 모바일상에서 가상의 묘목을 키울 수 있다. 나무가 자라면 NGO와 파트너 기업이 실제 나무를 구입해 중국 서북부 사막 지역에 심는다. 지금까지 나무심기로 보호한 토지 면적은 1120㎢로 서울시 면적의 약 2배에 달한다. 해당 지역에서는 농부와 협력해 유기농산물을 개발하면서 지난 8월 기준으로 약 4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개미숲 프로젝트는 알리바바그룹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에서 맡고 있다. 천룽 앤트파이낸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향후 개미숲 프로젝트를 통한 사막화 방지 사업에 2억위안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코웨이브파워’가 개발한 간이 파력발전기. ⓒUNFCCC

간소화된 기술로 파력발전 사업을 벌이는 에코웨이브파워(Eco Wave Power)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파도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리는 파력발전소는 초기 개발비와 낮은 에너지 효율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에코웨이브파워는 기존 설치된 방파제나 부두 같은 인공 구조물에 부착할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발전기 단가를 확 떨어뜨렸고 2016년 상업화에 성공했다. 파력발전은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꼽힌다. 전 세계 인구 절반이 해안선 100㎞ 안에 살고 있어 공급이 쉽고, 24시간 내내 발전 가능하다. 세계에너지위원회에서는 파력발전을 통해 현재 전 세계가 생산하는 전기량의 두 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후변화 관점의 임팩트 투자도 활발하다. 농업 위주의 개발도상국 주민들은 기후변화에 의해 생계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여성 200만명을 지원하는 ‘여성생계채권(WLB)’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를 통해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몇 년 새 대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살길이 막막해진 여성을 대상으로 농업자립사업을 벌인다. 캐나다 퀘벡주에서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 주민을 돕는 국제기후협력프로그램(ICCP)을 마련해 2260만달러(약 270억원)를 조성하기도 했다. UNFCCC는 “올해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 670개의 심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적이고 확장성을 갖춘 놀라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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