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월)

[기업 자원봉사 A-Z] ⑦ 가족과 함께하는 친환경 자원봉사 우리동네 에코캠프

가족과 함께하는 친환경 자원봉사 ‘우리동네 에코캠프’

 

“기업과 임직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봉사를 하면 참여자의 만족도는 물론 지역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높아집니다.”

지현주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이하 부산중구센터) 코디네이터는 기업과 자원봉사센터의 협력 성공 비결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보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자원봉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좋은 일을 한다는 선의만큼, 봉사자의 적성과 재능을 살린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부산중구센터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의 주선박관리 및 선박신조감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해양서비스(주)와 임직원 봉사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현대해양서비스가 참여하는 봉사 활동의 테마는 ‘환경’이다. 해양오염방지, 환경, 에너지,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이행하고 있는 현대해양서비스의 특성상 환경 관련 봉사 프로그램이 제격이기 때문. 봉사자 대부분이 설계자, 디자이너라는 업무 특성도 고려해 프로그램 대부분을 친환경 제품 만들기로 구성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만든 친환경 제품들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기적으로 제공된다.

 

◇임직원의 재능 더한 자원봉사 ‘일석이조’ 효과

현대해양서비스 임직원들이 도로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

현대해양서비스는 해양오염방지, 해양 환경을 주요 기업 사회공헌 의제로 규정하고, 현재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환경과 보건, 위생 분야에 CSR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부산중구센터는 ‘환경’에 초점을 맞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첫 시작은 월별 테마에 따라 진행되는 V-day 프로그램이었다. 2014년 7월부터 나무심기, 환경 보호 캠페인, 환경 정화 활동, 농촌일손돕기 등, 계절과 시기에 따른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매월 넷째주 토요일마다 진행됐다. 가장 반응이 좋았던 건 ‘만들기’ 프로그램. 참여 임직원 대부분이 설계사, 디자이너였기에 ‘제작’에 관련된 일들에 열정과 재능을 보였다.

농촌 일손돕기에 열중하고 있는 현대해양서비스 임직원들.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

2015년 독도사랑필통만들기에 참여했던 현대해양서비스의 한 직원은 “필통이 보다 완성도있게 제작된 것 같다”면서 “예쁘고 튼튼하게 만들어진 필통을 받고 기뻐할 어린이들을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관심과 애정이 프로그램에 더해지는 것을 본 지현주 코디네이터는 ‘환경’에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턴 매월 셋째주 수요일마다 ‘우리동네 에코캠프(eco-CAMP)’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환경생태 교육을 받고 천연재료를 활용해 방향제, 모기퇴치제, 제습제, 비누 등을 만들었죠. 만들어진 물품들은 중구에 사는 독거노인 가정에 제공됐고요. 직원들이 만든 친환경, 천연 제품들의 품질이 좋아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세요.”

지현주 코디네이터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통해 완성도 있는 제품이 만들어지고, 또 이를 받고 기뻐하는 어르신들의 소식을 들으면 직원들이 더욱 동기부여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동기부여는 자원봉사의 지속성과 연결됐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봉사활동이어도 자원봉사자의 적극성과 봉사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봉사 프로그램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 봉사활동의 경우, 보람은 물론 재미까지 더해셔 직원들이 가족들까지 데려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특성과 니즈 조사로 봉사의 질 높여

부산 중구엔 거주민이 많지 않다. 초·중·고·대학교의 숫자가 매우 적은 상황이라 아동·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적절치 않았다. 대신 노인 인구의 비중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편이라 실버 세대를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대상을 좁혔다. 이에 더해 기업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연구했다. 현대해양서비스는 환경 관련 기업이라 나무심기, 거리정화 등 환경정화 사업을 위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피드백과 내부 의견을 더해 지금의 에코캠프로 발전시킨 것.

자원봉사 기획과 실행 준비는 센터에서, 현대해양서비스는 자원봉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했다. 지현주 코디네이터는 “예를 들어 에코 캠프를 어디서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수혜 대상에게 완성된 물품을 나눠줄지 등은 센터에서 기획하고, 기업은 매주 셋째 주 수요일에 에코 캠프에 참가해 물품을 만들어 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터와 기업간 협력, ‘신뢰’가 기본

에코캠프에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이는 현대해양서비스 임직원 자원봉사자들.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

그렇다면 기업과 자원봉사센터간 연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일까. 지현주 코디네이터는 ‘상호신뢰’라고 강조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연구·개발로 기업에 신뢰를 주고, 기업은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적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센터와 주민에게 신뢰를 줘야한다는 것.

기업은 물론 지역사회 또는 수혜 대상의 만족도를 고려한 프로그램 기획도 빼놓을 수 없는 협력 포인트다. 지현주 코디네이터는 “기업의 전문성과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기획, 제시하는 것이 좋다”면서 “예를 들어 교육 회사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영어 과외를 하거나, 관련 교재를 만들어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진행돼온 자원봉사 활동을 돌아보고 분석하는 피드백 과정도 중요하다. 부산중구센터는 직원들의 피드백 하나하나를 흘려듣지 않는다. 센터는 직원뿐 아니라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 주말 봉사활동 시간을 수요일 오후로 바꾸는 등 해당 피드백을 즉시 반영하기도 했다. 수혜자의 만족도 역시 고려 대상이다. 센터와 기업 자원봉사자들은 봄과 겨울에는 천연 가습기를, 여름에는 모기 퇴치제를 만들어 제공해 수혜자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려한다.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현대해양서비스 임직원들이 만드는 친환경 제품들은 부산 중구의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에게 전달된다.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

“이제는 기업도 수혜자도 보여주기 식의 자원봉사와 그렇지 않은 활동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혜자, 직원을 모두 고려하는 ‘섬세함’이 필요한 이유죠.”

 

<기업 자원봉사 파트너십, 이렇게 해보세요>

-지현주 부산중구자원봉사센터 코디네이터의 TIP

Q1. 기업과 함께 자원봉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4년 현대해양서비스로부터 ‘임직원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문의 전화가 왔어요. 되도록 지역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요.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가 위치한 부산 중구는 관내에 학교가 거의 없고, 주거 지역이 아닌 상업 밀집 지역이라 봉사 대상을 찾기 매우 힘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희 센터에선 학교로 수혜 기관을 특정짓지 않고, 대상과 지역을 넓혀갔습니다.

Q2. 기업을 연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큰 어려움은 기업의 협조를 얻는 일과 소통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회공헌부서가 따로 마련돼 있는 기업이라면 담당자가 자주 바뀌지 않아 소통에 큰 문제는 없지요. 하지만 관련 부서가 없는 회사에선 담당자에게 본래업무가 있기에 자원봉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워요. 게다가 인사이동으로 기업 담당자가 변경될 경우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공백이 생기고, 센터 담당자 입장에선 새롭게 다시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니 힘이 들 수 밖에요. 특히 후임 담당자가 바로 정해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의견 전달 및 조율이 어려워지니 봉사활동 진행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자원봉사를 하기 전에 관련 교육을 충분히 이수하게 하거나, 담당자와 소통을 해야합니다. 얼핏 보기엔 자원봉사가 쉬워 보이지만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그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이죠. 직원들에게 활동 전 봉사 프로그램에 대해 상세한 설명은 물론 자원봉사의 목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기업-자원봉사센터’ 협력을 위한 팁이 있다면?

기업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니 임직원에게 가장 많이 듣는 피드백이 ‘참가자가 진정으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직원들이
자신의 재능을 살려 봉사활동을 한다면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들이었죠. 두번째 팁은 ‘가족 친화적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2004년 기업 자원봉사를 시작하면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자원봉사를 만들어달라’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임직원 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성공적인 기업-자원봉사센터 협력 팁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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