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전문가에게 듣는 자녀 양육 Q&A] ① 보건, 심리 정서 영역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자녀 양육 전문가 Q&A

부모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관련 서적이나 TV 프로그램,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찾아봐도 무엇이 아이에게 꼭 들어맞는 방법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루에도 몇 가지씩 생기는 양육 고민을 어디서 해결할 수 있을까. ‘좋은 부모 되기에 정도(正道)는 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동복지 NGO 굿네이버스는 자녀 양육에 대한 부모들의 고민과 궁금증 150여 가지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취합(9/6~8, 3일간)했다. 이를 보건심리 정서교육 및 학교생활아동학대부모교육 전반 등 5개 영역의 전문가 6인에게 물었다. 더나은미래 온라인을 통해 전문가 Q&A 전문을 공개한다. 

[도움 주신 전문가 명단=김길수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김선희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원 교수,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혜경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 팀장, 전우경 열린부모교육학회 이사(아이플러스 부모교육연구소장), 최영순 광주교대 광주부설초등학교 교장(가나다순)]

#보건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해상 교수 ⓒ굿네이버스

Q.  19개월 아기 엄마입니다. 아이가 잠드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고민인데요, 기본 밤 11시는 넘겨야 잠이 듭니다. 밤잠 자는 것을 유독 힘들어하고, 새벽에 1~2차례 깨서 울어요. 야제증이나 야경증도 의심해봤어요.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아이의 키가 크지 않는 등 성장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많이 들었기에 걱정입니다. 영유아, 성장기 아이들이 얼마나 자야 성장에 문제가 없나요? 아이의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도 궁금합니다.

이해상 교수=수면은 성장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면 중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이미 약 40년 전에 발견되었습니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16년 미국 수면학회에서 권고한 수면시간을 보면 생후 4-12개월에서는 낮잠을 포함하여 12-16시간정도, 생후 1세에서 2세 사이에서는 11-14시간정도의 수면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3-5세에서는 10-13시간의 수면을, 6-12세 사이에서는 9-12시간의 수면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잠들고 아침까지 푹 자게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면 패턴을 몸에 익혀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의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입니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순서를 지켜 잠자리에 들도록 함으로써 ‘지금부터 자는 시간이구나’라는 사실을 아이 몸에 인식시켜주는 것입니다. 또한, 수면 중에 뇌에 자극이 될 만한 소음을 없애고, 방안을 어둡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같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몸의 모든 부분이 이완될 수 있는 편안한 잠자리가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3살 여자아이 엄마입니다. 아이가 음식에 욕심이 많아요. 요즘 들어 과자, 단 맛이 강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먹고 싶다는 표현을 강하게 해요. 안 먹이면 집착할까봐 걱정이고, 먹이자니 아직 나이가 어려서 건강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 됩니다. 과자, 음료수 등의 간식을 제공하는 횟수와 양은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그리고 이런 식탐을 어떻게 조절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이해상 교수=건강한 식사 습관은 우선 아침, 점심, 저녁을 거르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 세끼 식사와 두 번의 간식을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식사 시간은 적어도 20~30분 동안 천천히 먹도록 하며, 하루에 먹는 음식의 양을 적절히 배분해서 한 끼에 폭식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과 점심을 든든히 먹고 저녁의 양은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은 하루 필요한 열량과 영양소의 1/4을 공급할 수 있어야하며, 적어도 2가지 음식군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간식을 과일이나 채소같이 건강에 더 좋은 음식을 먹는 기회로 활용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7살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저희 집만 봐도 아이가 햄버거, 피자, 햄, 라면 등 고칼로리의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는데,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라 혹시 소아비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요즘 어린 나이에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또래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우리 아이에게도 그 문제가 생길까도 염려됩니다. 성조숙증이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아이에게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성조숙증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이해상 교수=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8세 이전, 남아의 경우 9세 이전에 이차성징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가 시작하는 증상은 여아에서는 가슴 발달을 보이게 되고,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4cc 이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지만, 비만이나 과체중이 성조숙증을 발생하는 원인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비만한 아이일수록 사춘기가 빨리 시작될 수 있고, 여아에서 특히 생리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이전의 여러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급격한 체중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 3대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하는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바른 성장을 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굿네이버스

Q. 19개월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엄마입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해 다니고, 성장발달에도 문제없이 잘 크고 있어요. 그런데 한두 달 전부터 기저귀를 갈 때나 목욕할 때 자신의 생식기를 보면 손으로 마구 잡아 뜯습니다. 벌겋게 상처가 날 때까지요. 아프니까 하지 말라고 야단도 쳐보고, 시선도 다른 곳으로 돌려도 보지만 고쳐지지 않아요. 자신의 생식기를 계속 만지는 우리 아이,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이렇게 자신의 생식기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많나요?

이해상 교수=남아가 외성기 부분을 반복해서 긁거나 잡아 뜯는 행동은 아이가 가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는 외성기 주변에 습진이 생기거나 곰팡이 감염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경우 발진이 육안으로 확인이 되며, 스테로이드 연고와 항진균제를 바르면 해결이 됩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음경과 음경을 덮고 있는 포피 상이 공간(포피강)에 찌꺼기가 있거나 염증이 생길 경우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게 되며 때로는 고름이 생기거나 벌겋게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경우, 치료를 위해서는 포피를 젖히고 포피강과 귀두를 세척해야 합니다. 포피륜(포피 끝의 구멍)이 좁아서 포피강이 쉽게 노출되지 않는 상태를 포경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전문가의 처치를 받아 세척을 하거나, 포피륜 확장 연고를 바르면서 스트레칭을 하여 점차 포피륜이 넓어지고 귀두가 쉽게 노출되도록 해서 세척하기 용이하도록 해야 합니다.

Q. 5살 남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엄마예요. 아이가 음식에 흥미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피자를 줘도 별로 안 먹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해요. 그나마 젤리를 좋아하지만 몸에 좋지 않기에 일주일에 한 번만 챙겨줍니다.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우리아이, 성장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죠? 식습관을 어떻게 교정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이해상 교수=입맛은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새로운 음식 한 가지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10~15번 정도는 음식을 먹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거부를 보일 경우에는 익숙한 음식과 비슷한 음식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처음에는 소량의 음식을 주어 거부감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싫어하는 음식이 제시되면 입을 꼭 다물거나 고개를 돌려 음식을 피하는 경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숟가락에 담고 아이의 입 근처에 댄 후 입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입니다. 입에 들어간 음식을 물고 있는 경우에는 양과 재질을 조절하거나 씹기 훈련을 선행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는 가족이나 어른들이 음식을 먹는 것을 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고 싶어 하므로 가족과 같이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먹는 시간 동안에는 장난감이나 TV를 치우고 완전히 먹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영유아 건강검진 때 아이의 키가 상위 1%라고 결과가 나왔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성장호르몬 검사를 해보라고 권하더라고요. 이 검사를 꼭 해야 하는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요. 아이가 또래에 비해 작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아이가 평균보다 큰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이해상 교수=키가 또래 보다 큰 경우, 대부분은 부모님의 키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키가 상위 1% 정도라면 혹시 다른 원인에 의해 키가 큰 것은 아닌지 고려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키가 비정상적으로 큰 경우에는 여러 가지 증후군 (마판 증후군, 소토스 증후군 등)의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분비되는 말단 비대증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사춘기 증상을 보이면서 성장 속도가 빠른 성조숙증의 경우에도 또래보다 키가 클 수가 있겠습니다.

#심리 정서 (김선희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원 교수)

김선희 교수 ⓒ굿네이버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과 ‘부모라서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자녀가 온 가족과 친척, 교사와 다양한 전문가 선생님들 안에서 ‘함께 길러지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부모는 ‘어떻게 할까’ 보다는 ‘내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나?’ 를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다른 방법’, 이왕이면 타인과 어울리는 좋은 방법을 함께 찾아가야 하고 배워가야 합니다. 지시적이거나 강압적인 방식이 아닌, ‘함께 경험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Q. 6살 아이가 지금까지도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있어요. 불안을 느낄 때나 잠이 올 때, 심심할 때면 특히 심해집니다. 손가락을 빠는 습관 때문에 감기 등 온갖 전염병에 옮아오는 것 같고, 감기도 달고 살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나쁜 버릇을 고쳐보려고 아이와 이야기도 해보고, 맛이 쓴 매니큐어도 발라줘 봤는데 소용이 없네요. 우리 아이의 나쁜 버릇 어떻게 고쳐주는 것이 좋을까요?

김선희 교수=아이는 스스로 위안을 느끼고 만족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한 살 이전에 하는 아기의 행동인 ‘손을 빠는’ 퇴행적 행동을 하곤 합니다. 나쁜 버릇으로 보고 ‘고쳐주기’보다는, 아이가 이런 행위를 현재 나이와 상황에 적절한 방법으로 충족할 방법이 무엇인지 부모가 함께 찾아야 합니다. 분명히 손을 빨지 않고도 잘 지내는 모습도 있을 겁니다. 아이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찾아보세요. 이는 주로 부모와 즐거운 놀이 시간을 가지면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고민입니다. 아이가 심심하면 떼가 심해지고, 그러다보면 제가 너무 힘이 들어서 아이에게 핸드폰을 쥐어주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핸드폰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소리를 지르니 결국 건네주게 되네요. 핸드폰 없이는 식사도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 같은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규제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거부하는 아이의 태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김선희 교수=아이는 ‘엄마가 힘들어서’ 대체물로 전해진 스마트폰과 친해졌고, 이제 엄마보다도 더 애착을 갖게 된 존재(스마트폰)를 다시 엄마가 빼앗으려고 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아이에게는 핸드폰이 위안이자 안전감을 주는 존재가 되었는데 말이죠. 아마도 엄마도 핸드폰과 오랜 시간을 긴밀하게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것 같네요. 어려우시더라도 엄마가 먼저 핸드폰 없이 아이와 식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중독적인 매체는 있었습니다. 핸드폰이든 다른 중독적인 어떤 매체이든 자신이 주체가 되어 ‘절제’하고, ‘통제’함으로 사람간의 소통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획득’하고, 자기 조절력을 근사하게 경험하도록 해주세요. 아주 조금씩 그러나 일관적으로 엄마부터 함께 시도해 보시길 권합니다.

Q. 6살 아들 엄마입니다. 언제부턴가 아이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이라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거짓말을 하는 횟수도 늘어나고, 거짓말이 고도화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회초리를 들어도 변화가 없네요. 아이가 거짓말 할 때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김선희 교수=두 가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부모가 거짓말을 하는 상황을 아이가 보거나 동참하는 일이 어느 정도 있는지요? 어려운 상황을 순간적으로 모면하기 위해 부모님이 대수롭지 않게 둘러대는 핑계나 거짓말은 아이가 사소하게 거짓말을 하고 지속하게 되는 부정적 순환고리를 만듭니다.

또한, 아이가 환상적 놀이나 이야기, 상상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다만 부모는 아이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를 사실처럼 말하는지 질문하거나 확인을 해주셔야 합니다. ‘엄마는 이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그렇지만 네가 꾸며낸 이야기는 누굴 다치게 하거나 손해를 보게 하는 일이 아니면 재미있게 들을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셔야 합니다.

아이는 거짓말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인지, 아이의 입장에서 ‘왜 이런 거짓말을 하지?’를 알아보고자 다가가셔야 합니다. 아마도 ‘왜’를 이해하게 되면 아이는 거짓말로 엄마의 주의를 끄는 불편한 방식보다는, 엄마의 관심에 부응하고자 하는 좋은 태도를 경험하면서 엄마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굿네이버스

Q. 맞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5세가 되면서부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거부감이 심해졌어요. 애교 많았던 딸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떼쟁이로 변합니다. 울고 소리를 질러서 그 소리에 이웃이 신고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입니다. 이럴 때는 부모인 저희도 너무 힘들어서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힘들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우는 아이를 받아주기 버겁습니다.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 지르고 우는 아이, 어떻게 받아줘야 할까요?

김선희 교수=아이는 ‘악을 쓰고 떼를 계속하면 얻게 되는’ 방식을 기제로 획득한 것 같습니다. 우선,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있음을 일관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양쪽 부모님이 공통 범위를 설정하셔야 합니다. ‘해도 되는 것’은 어느 상황이든 아동의 입장에서 해주시되,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힘들고 아이가 지치더라도 일관되게 받아주지 않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엄마 아빠가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니 좋은데요. ‘네가 떼 쓰니 힘들다’가 아니라 ‘네가 뭘 원하는지 아는데, 그건 안 되는 거라서 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네가 힘들어하니 엄마 아빠도 힘들구나. 기다릴게. 이건 누구에게나 안 되는 거고, 참는 건 힘든거야’하는 마음의 공유로서 이뤄져야 합니다.

Q. 10개월 된 쌍둥이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조금 컸다고 제가 없어도 아이들이 잘 놉니다. 그런데 몸이 더 크고, 힘이 센 둘째가 형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마다 모두 뺏어버려요. 첫째가 장난감을 빼앗기면 처음에는 울기도 하고, 다시 빼앗으려고 싸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체념한 듯 동생의 행동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빼앗기네요. 그런 모습이 마음이 더 아파요. 쌍둥이여서 이러한 상황이 더 심한건가요? 아이들이 스스로 서열을 잡도록 부모가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런 상황이 발생할 때 마다 훈계하며 개입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형제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훈계해야 할까요?

김선희 교수=쌍둥이 뿐 아니라 형제나 자매가 있는 부모도 비슷한 고민을 할텐데요. 아이들은 부모의 개입 여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서열을 확보합니다. 아직은 만 1세가 채 되지 않은 어린 쌍둥이 아들들이고 쌍둥이라도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른 인격체이므로, 다른 행동 성향을 보이는 것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가 ‘함께’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 아직은 ‘각각’ 엄마와 충분히 애착을 형성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엄마는 형과 동생이 각자의 성격을 형성해 가도록, 각각의 성격에 다르게 반응하시되 최대한 공평해야 합니다. 아직은 둘째가 엄마에게 좀 더 배워야 하고, 장난감을 빼앗기고 마는 첫째는 엄마의 위로를 받으며 각기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최근 15개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등, 하원 할 때 아이의 거부감이 매우 심합니다. 누구도 아이를 돌봐줄 수 없는 상황이라 어린이집에 갈 수밖에 없는데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찢어집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적응할 수 있으려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하교 하면서 세차게 거부하는 아이는 어떻게 타이르는 것이 좋을까요?

김선희 교수= 15개월의 아이에게는 엄마로부터 떨어지는 경험이 자연스럽지 않고 힘들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가능하다면 만 3세정도 까지는 낯선 선생님과 낯선 장소보다는 엄마가 아니라도 집에 와서 친근한 사람이 아이를 돌봐줄 수 있으면 좋습니다.

꼭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가 울고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눈앞에서 엄마나 아빠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불안하고 힘들 수 있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에는 아이를 꼭 안아주시며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보내주세요. 아침에 너무 서둘러 ‘떼어놓는’ 방식이 아닌 ‘잠시 다녀오는’ 방식이 되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이 시기를 아이와 함께 지나가셔야겠습니다.

ⓒ굿네이버스

Q. 4살 여자아이를 기르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우리 아이가 자위행위를 시작해 충격입니다. 나이가 너무 어리고, 여자아이인데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는 제가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처음에는 놀라서 인터넷으로도 찾아보고, 아이와 진지하게 이야기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고쳐지지가 않아요. 우리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자위 행동을 아이가 멈출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선희 교수=4세 여아가 신체 중 민감한 성기에 관심을 가진 것을 ‘자위행위’로 보고 크게 잘못된 일로 여기기보다는 엄마의 표현대로 ‘아직 어린’ 아동의 자연스런 성장 과정으로 여겨주셔야 합니다. 아이가 신체감각에 집중해 있을 때 중간에 ‘그만해’ 혹은 ‘하지마’라고 중단시키면 아이는 수치감과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엄마는 아이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운 시간을 함께 경험하세요. 아이가 점차 자기가 좋아하는 외부 대상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가 몸에 손이 갈 때 주의를 자연스럽게 다른 즐거움으로 환기시켜주세요.

Q.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와 소통을 많이 하는 엄마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됐어요.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도 어쩌다 아이의 스마트폰을 몰래 살펴봤다가 알게 되었고요. 아이가 어려움이 생기면 털어놓을 수 있는 부모가 되고 싶었는데 저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의 고민을 들을 수 있는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대화하고,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김선희 교수=엄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자녀의 삶이 있습니다. 다만 엄마로서, 부모로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내 아이가 어떤 마음, 어떤 상황에서 지내는지를 최대한 알려고 해야 합니다. 내 아이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학교 선생님들과 상담 선생님들, 그리고 필요할 때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히려 엄마라서 더 도울 수 없는 문제들을 아이가 마음 놓고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가장 잘 하고 계신 부분은 아이의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알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고 이는 ‘부모가 부족해서’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에게 언제든 부모가 어려운 점을 들을 준비가 돼있다고 알려주시고 사랑을 표현해주세요. 부모가 해결하기 어려운 종류의 일이라면,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알려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 및 학교생활, 아동학대 영역 전문가 Q&A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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