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스터디투어 현장을 가다-베트남 특집편
“베트남의 농가 자립을 높이는 ‘퍼펙트 빌리지(Perfect Village)’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해당 지역에서 매출이 약 2.3배 높아졌습니다. 4년간 지원한 퍼펙트빌리지 1000곳을 통해 1만8000명 주민의 건강·위생·수익이 개선됐습니다. 2020년까지 3000개의 퍼펙트빌리지를 지원할 계획이에요. 베트남 전체의 30%에 달하는 규모죠.”(부이투흐엉 유니레버 지속가능경영 총괄 매니저)
지난 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유니레버 회의실. 유니레버의 ‘지속가능한 리빙플랜(Sustainable Living Planet, 이하 USLP)’ 프로젝트가 소개되자, 국내 기업 CSR(지속가능경영) 담당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성과 측정과 평가를 어떻게 하나요?” “정부와의 파트너십 성공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유니레버의 CSR 의사결정 구조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등 깊이 있는 질의응답은 자연스레 토론으로 이어졌다. 부이투흐엉 총괄매니저는 “처음부터 베트남 정부의 농촌개발계획에 맞춰 유니레버의 자원과 역량을 결합시켰고, 지역의 니즈를 철저하게 파악했으며, 지속가능경영 프로젝트를 베트남 비즈니스 모델의 정중앙에 뒀다”며 성공 포인트를 3가지로 정리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글로벌 CSR컨설팅그룹인 InnoCSR과 함께 ‘아시아 CSR 멤버십’을 출범, 지난 3~8일(5박6일) ‘CSR 스터디 투어–베트남 특집편’을 진행했다. 한국이 대(對)베트남 1위 투자국(약 57조원, 2016년 기준)으로 떠오른 만큼, 중국 일변도를 벗어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번 스터디 투어에선 유니레버, 코카콜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 Bank), 유럽 최대 시멘트회사 홀심(Holcim), 프랑스 에너지관리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하이네켄,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 지속가능경영발전협의회(VBCSD) 등 다국적 글로벌 기업 및 기관 10곳을 방문해 지속가능경영 모범 사례를 분석했다. CSR스터디투어에 참가한 현대차, KT, CJ, LG디스플레이, AIA생명 등 대기업 CSR 담당자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시행착오와 성공 비결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들으니 시야가 확 트였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 ‘일석이조’
베트남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사회 이슈에 주목했다. 코카콜라는 ‘깨끗한 물 공급’과 ‘여성 자립’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에코센터(Ekocenter)’를 설립했다. 에코센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 100% 에너지 자립형 모델로 물 정화 및 정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주민위원회에서 선정된 여성이 에코센터를 직접 운영, 물과 코카콜라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자립하는 모델이다. 레투캄리 코카콜라 베트남 사회공헌 총괄은 “제품을 판매하기 전, 지역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과정을 ‘소셜라이선스(Social License)’라 부르고, 이를 정부가 허가하는 사용권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최대 시멘트회사 홀심은 베트남의 쓰레기 재활용 문제가 커지는 점에 주목, 폐기물을 수거해 이를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로 활용하는 ‘지오사이클(Geocycl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쓰레기 수거 비용을 받고, 연기가 나지 않는 시스템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인 셈. 호찌민에서만 300개 고객사가 홀심의 지오사이클 모델과 계약했고, 이렇게 지난해 처리한 쓰레기양만14만5000톤에 달한다.
◇CSR 거버넌스·파트너십, 성공 모델로
독립적·체계적인 CSR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지속적인 성공 모델을 만들어가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은 전 세계 안과질환을 치료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브랜드인 ‘Seeing is Believing(이하 SIB)’을 위한 별도 이사회가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IB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전 세계 지사에 방대한 양의 매뉴얼과 공통 설문을 공유하고, 데이터를 취합해 성과 및 임팩트를 측정한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본사의 지속가능경영팀이 CEO에게 직접 보고하고, ‘CSR 스코어 카드’를 개발해 전 직원 KPI에 CSR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경영진들로 구성된 사회적책임위원회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초청해 보완점을 듣고, CSR 전담 이사회는 이를 바탕으로 매년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세운다. 미리암(Meriem Kellou) 슈나이더일렉트릭 동아시아 사회적책임 총괄 매니저는 “CEO와 경영진을 비롯한 전 직원이 에너지 관리 전문기업 비전에 맞는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 2013년 대비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윤석 InnoCSR 대표는 “파트너 기관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고 임팩트를 측정할 뿐 아니라, 본사를 비롯해 해외 지사에도 CSR 전문가를 배치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점이 특징”이라며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성공적인 CSR 프로젝트로 비즈니스 돌파구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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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CSR 멤버십 하반기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CSR 성공 전략, 글로벌 기업에게 배운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설명회에선 지난 7월초 진행된 ‘CSR스터디투어–베트남 특집편’의 글로벌 기업 10곳의 성공 사례 공유와 함께, 하반기 CSR 스터디 투어(중국, 인도네시아 예정) 정보가 소개됩니다. 오는 8월 26일부터 7주간 진행되는 ‘지속가능경영 미니 MBA’ 설명회도 이어집니다.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 및 기관 관계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일정: 2017년 8월 8일(화) 오후 4~5시
▲장소: 서울 광화문 C스퀘어빌딩 B1 ‘라온홀’
▲참가신청: goo.gl/forms/fnbgKbipcA02r27p2
▲문의: csrmemb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