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정책을 삽니다… 국민 정책제안 플랫폼 ‘광화문1번가’ 첫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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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국민 정책 제안 플랫폼 광화문 1번가 문이 열렸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내 국민인수위원회가 국민들이 국정운영에 필요한 정책을 자유롭게 제안하고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저녁에는 구체적인 주제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열린포럼’이 열렸다. 첫 포럼의 주제는 ‘소셜벤처와 창업’. 행사는 소셜벤처 인큐베이팅·투자 기관인 ‘소풍(sopoong)’ 한상엽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사회적기업가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광화문 1번가 첫 열린포럼에 스피커로 선 사회적기업가들의 발언 내용을 정리해봤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일자리 숫자에 방점을 두지 말고, 변화를 만드는 프로젝트 단위 지원을

첫 주자로 나선 청년 미디어 ‘닷페이스’의 조소담 대표는 본인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창업과 관련된 정부 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나 일자리 현황판 등 숫자로 대변되는 일자리 늘리기 정책의 실효성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현했다. 일자리 하나가 늘었다고 사회혁신의 총량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 “오히려 지금 시대는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는 등 일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 정책의 비효율성도 지적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한 불필요한 절차들이 많아. 낭비되는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실제적인 변화를 만드는 프로젝트 단위의 지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청년들이 안전하게 실패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실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적어서 청년들이 작게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닷페이스가 궁금하시다면?

지난달 30일, 광화문1번가 첫번째 열린포럼에 발표자로 나선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김경하

장동현 노페땅 대표,

정부의 창업 지원은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바텀업(bottom-up)으로 접근해야

장동현 ‘(주)노페땅’ 대표는 현장과 유리(遊離)된 정부 지원금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정부 창업 지원금의 인건비 사용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제안했다. 노페땅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정기결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삼천원을 운영하고 있는 소셜벤처다. 삼천원 플랫폼에는 인디밴드, 싱어송라이터, 웹툰 작가, 디자이너, 배우, 사진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소개되고,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선택해 일정 금액을 정기후원한다. 아티스트와 팬 사이에 복잡했던 유통구조를 생략하고, 이 둘을 직접 연결하며 혁신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장 대표는 올해 초,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7기 사업에 참여했다. (예비)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창업팀을 대상으로 창업자금, 창업공간, 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선발되면 1년 동안 1000만~5000만원의 사업개발비를 지원받는다. 단, 정부 지원금 내에 인건비 사용은 금지돼있다. 장 대표는 “팀 내에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개발 인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개발비를 인건비로 사용할 수 없어 외주를 맡길 수 밖에 없었다”면서 “창업팀 내부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인력이 떠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셜벤처는 공공에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는 파트너이므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삼천원은 문화예술인을 위한 정기결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삼천원 홈페이지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

소셜벤처를 위한 규제완화 샌드박스를 도입하자

이지앤모어는 모든 여성에게 ‘편리한 월경 라이프’를 제공해주는 것을 모토로 하는 소셜벤처로, 저소득층을 위한 생리대 지원 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는 “월경컵 국내 도입을 시도하면서 정부의 수많은 규제에 부딪혔다”고 경험을 풀어냈다. 여성의 질 안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실리콘 재질의 월경컵은 현재 외국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음에도, 식약처의 허가가 나지 않아 기부나 기증이 불가능하다. 안 대표는 “어느 정도의 입증자료와 실험결과, 외국의 사례가 있다면 실험 및 인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의 제안은 소셜벤처 영역에서 먼저 규제완화 샌드박스가 도입하자는 것. 소셜벤처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익성까지 함께 추구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2015년, 핀테크 영역에서 규제완화 샌드박스를 도입했다. 샌드박스란 모래를 깔아 어린이가 다치지 않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제한된 장소를 뜻하는 것으로, 규제완화 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존 규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제도다. 안 대표는 “사회적기업 영역에서 규제완화 샌드박스가 적용된다면, 보다 수월하게 자신의 제품을 개발하고 사회적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앤모어 기사 읽기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가 광화문 1번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하

이날 행사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석한 박성희 고용노동부 정책국장은 “2011년부터 7년째 사회적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양적 지표뿐만 아니라 사회적 성과를 측정해 성장을 지원하겠다”면서 “재창업 지원, 중간지원기관의 역량 지원, 바텀업 방식의 간접적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제안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또 다른 스페셜 게스트인 변태섭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은 “돈도 벌고 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소셜벤처 창업이 전세계적인 트렌드인 것 같다”면서 “중소기업청에서도 관련 지원 사업을 개선해 창업가들이 부담을 덜면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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