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시민 의견 모으는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소셜벤처 ‘빠띠(Parti)’ 권오현 대표
지난 겨울, 광장은 뜨거웠다. 곳곳에서 시국선언이 터져 나왔다. 그 중, 이름부터 독특한 한 시국선언문이 있었으니, 일명 ‘사회선언가 N명의 크라우드소싱 시국선언문’. 182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그 중 자발적으로 6명이 초안을 작성해, 17명의 수정 사항을 담아 완성한 ‘N명의’ 크라우드소싱 시국선언문이다. 여기서 특별한 점 하나 더. ‘시국선언’ 제안부터 참여, 작성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 온라인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 ‘빠띠(Parti)’를 통해서다.
▲타임랩스로 편집한 ‘사회선언가 N명의 크라우드소싱 시국선언문’ 작성 과정. 작성 제안에서부터 원하는 이들의 참여, 의견 수렴, 실제 선언문의 작성 및 공유 등 대부분의 과정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 ⓒ사회혁신가 N명의 크라우드소싱 시국선언문
플랫폼이자 단체 이름이기도 한 ‘빠띠’를 설립한 건 개발자 출신의 권오현 대표(사진). “여러 사람이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인터넷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모여 의견을 공론화하는 플랫폼을 구현한 게 ‘빠띠’다. 현재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6명으로 이뤄진 협동조합 형태의 소셜벤처인 빠띠는 민주적 일상 커뮤니티 플랫폼 ‘빠띠’와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 ‘우주당(우리가 주인이당)’ 등을 개발·운영중이다.
빠띠는 프랑스어로 ‘정당(政黨)’이라는 뜻. ‘참여’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Participation’의 앞 글자를 딴 것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의견을 모으고 행동하는 ‘직접 민주주의 플랫폼’을 구현한다. 시민들이 직접 법안을 제안하고 이를 국회의원과 함께 입법 추진하는 플랫폼 ‘국회톡톡’은 정치 스타트업 와글, 더미래연구소와 함께 만든 입법 플랫폼. 그 밖에도 다양한 ‘일상의 민주주의’ 실험이 ‘현재 진행형’이다.
◇꼰대 언론은 가라, 20~30대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청년 미디어 ‘닷페이스’ 조소담 대표
“밀레니얼 세대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기성 세대, 기존 언론이 보기엔 유난스럽고, 말이 안 된다고 치부되잖아요. 주변 친구들이 ‘지금 보는 모든 미디어를 끊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기존 미디어는 우리를 가르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게 됐어요. 우리 세대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들을 새로운 ‘메시지’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조소담(26∙사진) 닷페이스(.Face) 대표의 말이다. ‘닷페이스’는 지난해 설립된 영상기반 뉴미디어 스타트업. ‘새로운 세대를 위한 영상 뉴스’를 표방한다. 20~30대 SNS사용자를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을 유통한다.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 남짓 되는 ‘짤막한 영상’으로 메시지를 풀어낸다. 젠더문제, 페미니즘, 정치사회, 성 소수자 문제, 세상을 바꾸는 기술 등 기성 언론에선 배제됐거나, ‘소수’로 치부됐던 이슈들이다. 현재 ‘닷페이스’ 페이스북 페이지 구독자 수는 8만 여명. 2016년 3분기 286만회 정도였던 조회수에서 올해 초에는 1900만 조회수까지 달성했다.
▲닷페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조회수 47만회를 기록한 ‘광화문에 나타난 고래 한 마리’ 영상 ⓒ닷페이스
‘엄마와 나’ 시리즈에선 엄마와 아들이 천연덕스럽게 각자의 ‘건강한 성생활’을 이야기하고, “나는 성소수자 게이”라며 “시선과 차별이 두려워 이성애자로 살아왔다”는 대학 총학생회장 후보의 ‘커밍아웃’ 출마 선언도 1분 남짓 되는 원테이크 영상에 그대로 담아낸다. 지난 7월엔 미디어 스타트업 투자기관 ‘메디아티’에서 투자도 받았다. 조 대표는 지난 4월, 미국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에도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퀴어 퍼레이드 현장을 담은 영상 ‘[성소수자 부모모임] 엄마는 널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단다’.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52만회, 공유 3787회를 기록했다. ⓒ닷페이스
오는 5월 31일(수)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를 통해, 지면에 담지 못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