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만난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 대표는 "생물다양성 보존은 결국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멸종위기 생물의 서식지에서 활동하는 풀뿌리 조직과 협업해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제주=허재성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생물다양성 보존도 결국 사람에 투자해야… 풀뿌리 조직 발굴이 핵심”

[인터뷰]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 대표 고조되는 기후위기에 생물다양성이 빠른 추세로 감소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최근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2022’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 포유류·양서류·어류 등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규모는 평균 69% 감소했다. 개체군 감소의 주된 요인은 서식지 황폐와, 과도한 자원 이용, 침입종 등이다. 국제사회에서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며 각국은 생물다양성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간은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특정 지역의 멸종위기 생물을 촘촘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도 스타트업 ‘그라운드업아시아’는 민간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곳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설립된 그라운드업아시아는 인도·네팔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지역의 원주민 사회, 마을공동체, 로컬 NGO 등 풀뿌리 조직을 인큐베이팅하는 스타트업이다. 풀뿌리 조직이 지역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면서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도록 컨설팅과 자금, 인프라 등을 지원한다. 지난 10월23일 제주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 참석차 방한한 스왑닐 차우다리 그라운드업아시아(GroundUp Asia)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생태복원 전문가는 현지 사정 꿰고 있는 원주민 -그라운드업아시아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생물다양성 보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풀뿌리 조직들과 협업해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눈표범·철새 등 고위험 개체군을 보호한다. 보존 활동은 주로 네팔의 서부 히말라야 지역에서 이뤄진다. 히말라야는 생물유산이 풍부하지만, 보호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풀뿌리 조직을 인큐베이팅한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은 세계 인구의 5% 미만을 구성하지만,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80%를 보호하고 있다. 원주민들은 수세대에 걸쳐 지역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는 “기후테크 투자의 측정 방식을 표준화하고 투자 기업의 임팩트 모니터링하는 방식을 고도화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제주=허재성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기후테크 투자는 아직 틈새시장… 아시아 시장 성장잠재력 무한”

[인터뷰]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 “기후테크 분야는 워낙 펀더멘털이 강하고 친환경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팬데믹도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어요. 지난 3~4년 동안 기후테크 분야 자체가 엄청나게 성장했거든요. 특히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 성장세가 굉장히 빠릅니다. 다만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제외한다면 투자 비율이 전체의 4%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은 아시아 지역이 더 크다고 보고 있어요.” 도미닉 멜러 ADB벤처스 공동창립자는 기후테크 투자를 ‘틈새시장’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후테크 투자금은 지난 2016년 66억 달러(약 8조원)에서 2021년 537억 달러(약 70조원)로 8배 가량 성장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이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투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투자 시장에서는 아직 주류가 아니라고도 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020년 1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UN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을 목표로 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털 ADB벤처스를 설립했다. ADB벤처스 공동창립자인 그를 지난 10월24일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현장에서 만났다. 초기 스타트업부터 IPO 앞둔 기업까지 맞춤 투자 -ADB벤처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아시아에서 가장 큰 금융기관인 ADB에서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기후테크를 다루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아시아 내에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 그리고 기후변화 역량이 특히 취약한 계층들이 도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20년 1월 출범 이후 3년째다. 현재까지 총 투자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지금까지 약 40개 기업에 투자했다. 평균 투자 규모는 100만~200만 달러 정도 된다. 한 기업에

25일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패널 토론 참석자들이 ‘ESG투자와 그린워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유지니아 고 스탠다드차타드 지속가능금융 부문 대표,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 /D3쥬빌리파트너스
“그린워싱 기업 가려내려면… 의무화된 공시 기준 필요해”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한국의 주요 기업 1200여곳 중 4분의 1은 환경 데이터를 공시하지 않습니다. 공개 기업도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는 데이터만 공시하는 데 그칩니다. 자산운용사, 투자자가 기업 투자를 결정하기에 불충분한 수준입니다. 정부가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하는 방법론을 정립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피투자기업에 정확한 ESG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하죠.” 25일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는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열린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에서 임팩트투자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사 이튿날을 맞아 참석자들은 생태계 시스템 전환과 그린워싱에 대한 강연과 워크숍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기관 임팩트 투자자들이 ESG투자와 그린워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에는 유지니아 고 스탠다드차타드 지속가능금융 부문 대표, 고은해 서스틴베스트 이사,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탈 대표가 참여했다. 고은해 이사는 “그린워싱 기업들은 실체가 없는 데이터로 불편한 현실을 덮기도 한다”면서 “의무화된 공시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펠르랭 대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데이터 자체를 의심하라”면서 “ESG 요소 중 환경뿐 아니라 사회와 거버넌스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석한 고 대표는 “지속가능을 테마로 한 펀드라고 해도 100% 친환경 펀드가 아닌 석유화학 산업 혹은 패스트푸드 기업이 일부 포함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명확한 기준선을 정해놓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개인 자산으로 임팩트투자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언수 리는 “자원의 재배분이 필요하고, 배분된 자원은 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에 우선으로 제공돼야 한다”면서 “겸손을 핵심으로 하는

24일 글로벌 임팩트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가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열렸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임팩트투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생물다양성에 투자하라”… 국내외 임팩트투자 전문가들의 조언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박쥐는 한 마리당 평균 2.67종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열대지방에서만 서식하던 박쥐들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온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중국 남부로 박쥐가 서식지를 옮기면서 100여종의 바이러스도 함께 유입됐고, 그 중 하나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 전염된 거죠. 기후변화가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건 ‘생태백신’입니다.” 24일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 호텔&네이처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생태백신’이 팬데믹 방지에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인류가 생태계를 복원하지 않으면 당장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면서 다른 생명체와 자연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무대에 올라 생물다양성과 임팩트투자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임팩트투자를 불교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론에 참여한 제드 에머슨 티드먼어드바이저(Tidemann Advisors) 임팩트투자 글로벌리더, 애니 첸 RS그룹 회장, 얼네스트 엥 퉁린콕옌(Tung Lin Kok Yuen) 대표는 단순성, 연기(緣起·모든 현상은 인연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 등 불교에서 등장하는 개념을 어떻게 임팩트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투자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얼네스트 엥 대표는 “투자 시스템을 바꾸는 게 어렵지만, 우리가 어떤 것을 믿고, 어디에 의존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초월적인 차원에서 자본과 시간을 어떻게 투자에 활용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The Era of Climate

이덕준 D3쥬빌리파트너스 대표가 24일 제주에서 개최된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D3쥬빌리파트너스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제주서 개최… 올해 주제는 ‘생물다양성’

D3쥬빌리파트너스-Toniic 공동 개최아시아 임팩트투자자 등 100여명 참석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모임 ‘2022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가 제주 서귀포시 히든클리프호텔&네이처에서 24일 열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는 ‘생물다양성 위기 해결을 위한 협력 기반 마련’(Embracing Complexity and Biodiversity)을 주제로 진행된다.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는 임팩트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2016년 시작된 연례 포럼으로, 올해는 D3쥬빌리파트너스와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인 ‘토닉(Toniic)’이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 첫날인 24일 현장에는 국내외 임팩트투자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덕준 D3쥬빌리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개회사에서 “진정한 변화는 의무적인 행동보다 깊은 관심으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라며 “임팩트투자 커뮤니티는 여전히 작지만 자연과 지속가능한 시스템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임팩트투자로 더 많은 자본을 유입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순서로 임팩트투자 운동가로 불리는 제드 에머슨 티드먼어드바이저(Tidemann Advisors) 임팩트투자 글로벌리더는 “자본의 목적을 단순히 자본 증식과 성장에 두는 건 ‘암세포적 이데올로기’와 같다”라며 임팩트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 15년 사이 자본 시장에 사회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새로운 자금이 들어왔고 현재 그 규모가 수조달러에 이른다”며 “초기에는 미약했을지라도 결국 우리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26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첫날은 생태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의 주제 발표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이안 먼로 에토캐피탈 대표의 ‘친(親)기후 투자’가 이어진다. 이어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은 ‘한국의 탄소중립과 녹색성장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연단에 선다. 패널 토론에서는 ‘기후목표 달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