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십
‘성장’보다 ‘가치’를… 국제개발정책 나아갈 길

새 정부 국제개발협력, 최우선 과제원조 철학 없어 정권따라 좌지우지… 새정부 5년, 철학 세우고한강의 기적’ 넘어서 민주주의, 인권… ‘책임있는 국가’ 거듭나야 지난해, 연일 ‘ODA(공적개발원조)’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최순실을 비롯해 특정 집단이 ‘개발협력’을 사유화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코리아에이드’, ‘미얀마 ODA’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5월 24일, 감사원은 ‘ODA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유·무상 원조 분절화도 심각하고 무상 원조를 수행하는 기관만도 63곳에 달해 사업 부실화, 현지 사무소 중복 운영, 수원국 혼선 초래, 원조 효과 저하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ODA와 연관된 정부기관끼리의 비효율뿐 아니라, 새마을운동중앙회·새마을세계화재단 등 복수 기관의 유사 사업으로 “너무 혼란스러우니 단일화 해달라”는 해외의 요청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새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어디로 가야 할까. 더나은미래는 새 정부 출범을 맞아 향후 국제개발협력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었다. ◇철학과 합의 없었던 개발협력 40년 올해로 대략 40년.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의 역사다. 1987년 설립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유상 원조를 시작으로 1991년엔 무상 원조를 시행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만들어졌다. 2006년엔 ‘원조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 다크(DAC)에 가입했고, ODA 기본계획 1·2차와 국제개발협력기본법도 만들었다. 하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우리의 ODA는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이라며 “새 정부는 철학과 방향성을 설정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손혁상 경희대 공공대학원장은 “그간 개발협력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다 보니 근본적인 전략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전문성이 떨어졌다”며 “새 정부 5년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어떤 기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와 전략을

기업 자원봉사 심층분석<下>임직원의 자발적 참여, 그 안에 답이 있다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 분석下···DB 분석, 심층 인터뷰  10년간 기업 사회공헌활동 중 자원봉사 비중 꾸준히 증가교통비 지원·봉사 시 근무 인정… 우수 자원봉사자 포상도 눈길가족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 참여·만족도 높이는 기획 필요 “아이디어가 없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내년도 사업계획안을 완성해야 하는 시즌이기 때문. 특히 지금 같은 장기 불황엔 숙제가 더 어려워진다. 비용을 줄이면서 효과는 높여야 하고,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사회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임직원 봉사와 기부 참여율이 높을수록 사회공헌 비용은 줄고 효과성은 커진다”며 “최근 임직원 자원봉사가 결합된 사회공헌활동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기업 사회공헌활동 중 자원봉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6년 64.4%에서 2014년 79.5%로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기업 임직원 자원봉사의 양적·질적 성장 수준은 어떨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산업군별 상위 10대 기업(2015년 매출액 기준 300위 이내) 110곳의 자원봉사 프로그램 DB를 구축(지속 가능 보고서, 홈페이지, 기사 등 공개된 데이터 기준, 한 기업당 대표 프로그램 최대 3개까지 분석)하고, 산업군별 상위 기업 13곳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트렌드를 분석했다. ◇자발성·전문성 높이고 고객 참여시켜 핵심 키워드는 ‘자발성’으로 나타났다. 산업군별 1위 기업 9곳(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KT·SK이노베이션·현대건설·CJ제일제당·롯데쇼핑·현대중공업)에 프로그램의 주된 기획 방법을 묻자 5곳(55.6%)이 직원들로 구성된 봉사단 및 동아리가 직접 기획한 후 자발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임직원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이었는데 강제 선발 없이 능동적·자발적 참여를 독려하자 오히려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악기 배운 지 3년 만에 서울대 입학… 꿈을 찾은 비결

기아대책·GS샵 음악 지원 사업 ‘무지개 상자’ 10년째 1만명 아이들 악기·음악 교육 지원 서울대 음대 입학, 강원예고 합격 성과 거둬…   “39번 입장하세요.” 트롬본을 손에 쥔 학생의 얼굴이 잔뜩 경직됐다. 두 차례에 걸친 100%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단 두 명만 신입생으로 선발된다. 주어진 시간은 3분. 수천 번 연습한 멜로디를 떠올리며 간신히 연주를 마쳤다. “지원자의 90% 이상이 예고 출신이었어요. 재수는 기본이고 다섯 번째 도전하는 경력자도 있더라고요. 내년을 기약하자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거예요. 너무 기뻐서 옆에 있는 친구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어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비전학교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이솔아(20)씨는 그날을 떠올리며 웃어보였다. 이씨는 올해 21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대 음대 기악과에 입학했다. 그녀가 트롬본을 제대로 시작한 지 3년 남짓. 예중·예고를 거쳐 최소 10년 넘게 준비하는 경쟁자들 속에서 맺은 기적이다. 지난해엔 서울대 음대 관악 동문회가 주최하는 전국 관악 콩쿠르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비결이 무엇일까. 이씨는 “10년간 나를 지켜보고 응원해준 ‘무지개상자’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10년간 약 1만명···자신감과 꿈을 찾은 아이들 무지개상자는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행복한홈스쿨’ 아동들에게 바이올린·플루트·트럼펫 등 클래식 악기 및 음악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5년 저소득층 아동의 문화·정서 지원 필요성을 느낀 기아대책과 GS샵의 협력으로 시작돼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당시 결식아동이 이슈였어요. 막상 아이들을 상담해보니 ‘배고프다’는 말보단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입을 모으더라고요. 아이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클래식 악기를 지원하고,

[박란희 편집장의 선진 NGO 견학] ③ 확고한 전문성 갖춘 영국NPO

3년 파트너십 맺는 데 준비만 2년… 꼬장꼬장한 NPO 유언장에 ‘유산 기부하자’ 캠페인 벌이는 NPO 단체들 모금과 후원자 확보 위한 홍보·마케팅 투자 당연시 후원 기업의 모든 정보 모아 인권 침해·부패기업 걸러내 ‘죽을 때 당신의 삶을 남기세요(After Death, Leave Life)’ 세이브더칠드런UK가 올해 벌이는 유산 기부 캠페인 타이틀이다. 세이브칠드런UK는 유산 기부를 받기 위해 2개 팀을 별도로 운영한다. 수지 스테이븐 미래전략 리서치팀장은 “유산 기부와 고액 기부는 우리의 전체 모금액(2억8370만 파운드, 4800억원)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죽음과 신생아의 삶을 연결시키는 전략으로 캠페인을 브랜드화하면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영국에선 매년 9월과 10월 유산 기부 컨설팅 전문 기관인 ‘리멤버 어 채리티(Remember a Charity)’와 ‘윌 에이드(Will Aid)’가 각각 주도하는 유산 기부 활성화 공동 캠페인이 벌어진다. 영국 전역에서 비영리 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시민들이 유언장에 ‘유산 기부 하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독려하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영국에서 만난 NPO 담당자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이들은 우선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비전과 미션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지난해 기업 후원을 1억507만파운드(2500억원) 받은 세이브더칠드런UK는 기업과의 파트너십 기준이 있다. 타냐 스틸 모금후원팀장은 “포르노, 담배, 무기를 판매하는 기업과는 절대 파트너십을 맺지 않고, 제약회사나 정유·가스·광산업,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 아동 학대 경험이 있는 기업, 모유를 대체하는 분유 판매 기업, 부정부패와 연관될 수 있는 보안 경호회사 등은 위험도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한다”며 “모든 기업에 관한 정보를 수집·분석하는데, 특정 기업과 사업을 하기 전에

[사회적기업 2.0시대가 왔다] ⑤ 1사1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에 대기업 노하우 전수… 파트너십 발휘해 동반성장 농산물 생산해 유통하는 ‘자연찬 유통사업단’ 현대글로비스 유통망으로 판매처 확보 어려움 해결 현대차 퇴직 임원 초빙… 재무·회계 노하우 전수 ‘㈜이지무브’ 매출 급성장 40억 지원 받은 ‘안심생활’ 요양보호사 육성해 중년층 여성 취업 도와 최근 대기업에 ‘사회적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사회적기업을 발굴·지원하거나, 직접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대기업도 많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 대표기업 22곳과 ‘1사1사회적기업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기업들은 사회적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1대1 맞춤형 컨설팅 지원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더나은미래’는 1사1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취재한다. 첫 번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파트너 사회적기업인 ㈜이지무브·㈔안심생활·자연찬 유통사업단이다. ‘자연찬 유통사업단(이하 자연찬)’은 국내 영농장애인과 농촌 취약계층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건 올해 6월이지만, ‘자연찬’은 설립되기까지 3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 유통사업은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라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던 김세열 자연찬 대외협력팀 본부장은 기업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애인 이동 편의를 지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을 직접 찾아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전했다. 장애인 4인 가족의 월 평균소득은 170만원으로, 일반 4인 가족 월 평균소득(480만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농장애인의 경우 이보다 더 열악한 120만원이다. 국내 영농장애인은 13만명에 달하지만,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판매처를 확보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업 필요성에 공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때부터 김 본부장과 함께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영농장애인 관련 연구

[‘기업 사회공헌의 현실과 대안’ 시리즈] ③일정 취소 손바닥 뒤집듯·업무협약서 요구에 난색… 기업·NGO<비영리 시민단체> 파트너십 ‘흔들’

기업 사회공헌 현실과 대안 ③ 기업 무리한 요구… 맞춰가며 일정 짜놓으면 행사 직전 취소한 경우도 납품 단가 조정 압력에 협력업체들 몰래 기부 전담팀 갖춘 기업 33.9%… 지속적 활동하기 어려워 최근 국내의 한 NGO 실무자는 대기업 S사로부터 “임직원 500명이 함께 봉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해당 NGO 실무자는 거절의사를 밝혔다. 봉사단 규모가 커질수록 수혜처를 발굴하기 어렵고, 수혜처에 대한 배려보다는 봉사자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500명은 너무 많으니 100명 규모로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도, S사 관계자는 “원래 규모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함께 할 수 없다”며 압력을 넣었다. 결국 어렵게 나무심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해당 NGO실무자는 행사 당일 오전, S사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회사 사정으로 봉사활동을 취소하겠다”는 것이었다. 행사 전날까지 설득을 거듭해 수혜처를 겨우 확보한 터라, 이제 와서 약속을 어길 순 없었다. 해당 NGO는 급히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S사 임직원 대신 나무심기 봉사를 진행했다. 당시 프로그램에 관여한 NGO실무자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업의 단순한 행사로 생각하는 이가 많다”면서 “사회공헌의 목적이 단순 홍보가 아닌 진정성에 있었다면, 수혜자와의 중요한 약속을 그렇게 쉽게 깨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벤트로 전락한 기업 사회공헌 활동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게 됐지만, 그러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국내의 한 대형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규모의 싸움’이 돼버렸다”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임직원 수가 많을수록 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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