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하면서 돈 버는 사회? 제가 만들어보겠습니다

더매진 프로젝트 공부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주세호(33)씨의 ‘행복한 상상’은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개인 사업과 취미로 하던 복싱으로 장학금 500만원을 모았다. 생활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더매진(theimagine). ‘더 열심히(더 매진한다)’, ‘더 행복한 세상을 상상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일주일에 한 번, 5시간씩 모여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주씨가 직접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학생들에게 지급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지금은 일단 저부터 시작하는 거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가 정말 행복해질 것 같아요.” 주 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28살의 늦은 나이에 취미로 복싱을 시작한 주 씨는 2015 MBC 프로 복싱 미들급 신인왕에 등극했다. 경기마다 받는 대전료가 쏠쏠했다. “복싱을 하는 순간은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돈이 생기는 거에요. 이 돈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궁리 끝에 대전료를 더매진 프로젝트 장학금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게스트하우스 수익금과 각종 스터디 회비를 통해 장학금을 충당한다. 그렇게 모은 돈이 500만원. 모두 ‘재밌어서 하는 일’이다. “저는 재밌는 일 하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장학금도 받고. 얼마나 좋아요.” ◇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 “나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 전 주 씨는 삶에 회의를 느꼈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고민이었다.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 청년을 만나다] ① 청년 투자가의 기부 이야기

‘청년 기부왕’ 박철상(32)씨가 더나은미래 청년 기자들을 찾았습니다. 지난 8월, 경북대학교 캠퍼스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난 지 1년만의 재회입니다. (관련기사 ‘청년 기부왕’ 박철상 바로가기) 그동안 그는 운영하는 장학기금을 6개에서 9개로 늘렸고, 장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치과치료 지원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현재 1년에 약 7억원의 정기 기부를 진행 중입니다. 해외 아동 교육 및 저개발 국가 지원 등 비정기 기부에도 연 2억원 가량을 쏟고 있습니다. 계획했던 유학길도 미뤘습니다. 직접 설계한 장학기금을 안정화시키고, 자신이 없어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적임자를 찾아 맡은 일을 하나하나 넘기자니 시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이번 청년 기자와의 만남에서는 30대 청년이 기부에 꽂힌 이야기, 다독으로 유명한 박씨의 책 이야기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합니다.    청년, 박철상의 이야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울산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 고등학교에 들어갔더니 평준하가 돼버렸습니다. 그간의 노력이 무산된 것 같아서 화가 났어요. 그래서 농구만 열심히 했습니다. 아침 먹고 농구하고, 점심 먹고 농구하고.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수능 때 실력 발휘를 못해 재수를 했습니다. 그 때쯤 가세도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수능 성적에 맞춰서 학교를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나는 치열하게 했는데, 결과물이 좋지 않으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온갖 불평불만을 했었죠. 그런데 군대 가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여기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군대 가서 할 게 생각밖에 없습니다. 초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일기를 썼다. 수첩으로 8~9권쯤 일기를 쓰다 보니 그동안

[기부 그 후] 반려동물 입양으로 찾은 새로운 행복

노란 빛깔에 까만 입이 도드라져 ‘입이 시키먼 남자’, 줄여 ‘입시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시남이’. 시남이의 어미 개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버려져 길을 떠돌다 임신했고, 결국 차가운 바닥과 축축한 벽으로 둘러싸인 유기 동물 사설 보호소에서 시남이를 낳았습니다. 감기라도 한 번 돌면 시남이처럼 작은 강아지들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있는 보호소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유약한 아기강아지에게 적합할 정도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남이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도움으로 홍대에 위치한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기견 입양 카페 ‘아름품’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낯선 이에게 경계심이 강하던 시남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입양과 구조에 보태진 4,841명의 힘 지난 6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서는 시남이가 있던 곳과 같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의 시설 보수와 의약품 제공 등 지원 및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입양으로 강아지 공장을 멈춰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한 달에 시장에 경매되는 강아지들의 숫자는 약 2만 마리. 공장에서 격리돼 무수한 강아지들을 낳아야 하는 모견들의 고통은 물론, 넘쳐나는 공급으로 소중한 생명을 언제든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쯤으로 생각해 쉽게 사고 버리는 이들 때문에 반려동물들은 끝없는 공포를 겪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락사의 공포까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강아지 공장’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카라는 시민들의 힘을

[기부 그 후] 우리의 옛집, 우리 손으로 지켜냈어요

회벽은 부서지고 갈라졌습니다. 1년 내 한옥을 덮어주던 초가지붕, 이엉은 여름철 장대비와 차가운 가을비에 썩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해냈습니다. 도래마을 옛집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선 매년 이엉을 새로 얹고, 비어있는 회벽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깨진 기와는 없는지, 서까래가 썩진 않았는지 늘 살펴야 합니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유산기금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도래마을 옛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의 한옥 특징이 잘 반영된 도래마을옛집은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근대 한옥입니다. 전통 마을의 모습과 1930년대의 지역,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우리 곁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 재단에서는 기금을 모아 도래마을 옛집을 매입,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보수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은 시민문화유산 2호로 지정돼있습니다. 해피빈 모금도 도래마을옛집 개소와 동시에 열렸습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우리 한옥을 지켜간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의 수리와 보수는 해피빈 모금함에 모이는 시민의 관심으로 이뤄져 지금까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도래마을 옛집은 갈라진 회벽에 마감을 다시 하고, 새 이엉을 얹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해피빈의 모금함이 다시 한 번 열렸습니다. 목표 금액은 350만 원. 1년에 걸쳐 2159명의 기부로 모금된 액수는 215만 원. 목표금액이 채워지지 않았어도 당초 계획했던 수리는 모두 끝냈습니다. 한옥의 특성상 망가진 곳을 방치해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 유산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주신 시민분들. 후원금액은 물론, 댓글도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드디어 새 지붕을 올리는

“잘 먹고 잘 논다, 보여주고 싶었죠”…비건페스티벌 기획자 강소양 인터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정돼 있으니 비건(Vegan · 우유, 버터, 달걀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을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아요. 그런데 사실 저희 정말 잘 먹거든요. 그래서 이번 페스티벌 테마도 ‘1일 9식’이에요. 우리 되게 잘 놀고, 우리 되게 잘 먹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함께 놀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 (비건 페스티벌 기획자, 강소양 카페 ‘달냥’ 대표·사진) 지난 1일,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제2회 비건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올해 5월 첫 비건 페스티벌을 연 후, 입소문을 탔는지 이날 현장에만 3000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제법 큰 규모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비건 페스티벌의 기획자는 단 3명이다. 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채식 카페 ‘달냥’의 강소양(39)·최서연(35)대표와 비동물성 소재 의류브랜드 ‘비건타이거’의 양윤아(34)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세 명의 채식주의자 친구가 ‘사서 고생’하며 이렇게까지 큰 행사를 개최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페스티벌이 막바지에 접어든 오후, 현장에서 강소양 대표를 만났다. 그는 짧은 질문에도 단문으로 답하는 법이 없었다. ‘비건’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확신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딱히 사명감을 갖고 채식을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어머니의 영향이 컸죠. 그러다 고3 때, 공장식 축산의 폐해를 다룬 미국 다큐멘터리 <진정한 영웅들>을 봤어요. 예전에 농가에서 키우던 소를 생각할 게 아니더라고요. (사육과 도축이) 너무 비인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 이후로 동물권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사람들에게 채식이 갖는 의미를 알리고 싶었지만, 그가 비건이라고 밝힐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은 차가웠다. 사람들은 낯선 삶의 방식을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기부 그 후] ‘길 위의 슬픈 죽음’을 막아주세요

동물들이 길 위에서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로드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죽음, ‘로드킬’ 짓이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토끼, 배가 터진 채 길 한 가운데 방치된 고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도로 위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죽음을 마주합니다. 처참하게 죽은 동물들의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로드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로드킬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아니예요. 환경, 생태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현장 조사나 출장이 잦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도로들을 거쳐 지나게 되는데,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로드킬’을 접한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녹색연합은 전라남도 광양시에서 발생한 두꺼비 로드킬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매년 경칩 무렵, 두꺼비들은 산란을 위해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도로 위에서 수십, 수백마리의 두꺼비가 목숨을 잃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꺼비가 차에 치이면서 나는 소리, 도로 위에서 썩은 두꺼비 시체 악취는 지역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광양시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2014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야생동물 교통사고 현황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000여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 ‘로드킬 제로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이유입니다. ‘로드킬 제로 캠페인’은 수도권 도로부터 로드킬을 줄여나가자는 캠페인입니다. “‘로드킬’은 치인 동물들에게도

새로운 맛의 세계, 비건페스티벌을 가다

히피(hippie·물질문명에 반대하고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실천하는 사람들)들의 축제가 이런 분위기일까.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다닥다닥 늘어선 파란색 간이부스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겨나왔다. 유혹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저마다 먹거리를 손에 들고 나무아래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식사를 즐겼다. 부스 안 쪽에선 앞치마를 둘러멘 사람들이 바쁘게 주스를 갈고 샐러드를 무쳤다. 불고기와 짜장면, 달콤한 파이까지 준비된 음식의 종류도 다양했다. 겉으로 봐서는 여느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들과 다를 바 없어보였지만, 이 요리들은 모두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   지난 1일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제2회 비건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비건(Vegan)’이란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우유, 버터, 달걀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이날 현장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의류, 생필품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판매, 소개하는 개인과 단체 39팀이 참여했다. ‘커뮤니티’와 ‘먹거리’를 찾아 나선 비건을 비롯해 육식을 즐기는 이들과, 외국인까지 다양한 식성과 취향을 가진 시민 3900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채식주의자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들은 왜 채식을 시작하게 됐을까?” 국내에서 열리는 ‘비건인들의 가장 큰 축제’에 더나은미래의 청년기자 세 명도 함께했다. 비건을 시작한지 5개월차에 접어든 정한솔 청년기자, ‘고기반찬마니아’ 이형민 청년기자, 밥상 앞에 줏대 없는 조은지 청년기자다.  ◇무궁무진한 ‘비건푸드’의 세계  ‘비건이 아닌 청년기자들도 입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을까’ 잠시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샐러드와 과일주스만 있을 것 같았던 현장은 ‘1일9식’이라는 올해의 테마에 걸맞게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했다. 파스타, 피자, 김밥까지 음식이 이정도로 다양하다면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 싶었다. 특히 동물에서만 얻을 수

[기부 그 후] 소녀들의 가슴에 희망이 싹틀 수 있도록

“세상은 소녀들의 과거와 현재의 ‘상황’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가졌다는 ‘행동’만 보고 부정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이들이 청소녀 미혼모의 현실을 알도록, 그리고 더 많은 청소녀 미혼모들이 희망을 갖고 찾아오도록 알리고 싶었습니다.” (강명옥 자오나학교 교장) 자오나학교는 청소녀 미혼모(22세 미만) 및 위기청소녀를 대상으로 주거 및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2014년 설립된 국내 최초 대안학교입니다. 청소녀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 때문에 지금까지 대외적인 홍보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 2월, 자오나학교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지하철 광고를 설치하며 처음으로 대중에게 학교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통해 ‘자오나학교’를 알리고, ‘청소녀 미혼모’를 세상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이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 광고로 맺은 용감한 청소녀 미혼모들과의 인연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학교를 알리는 것을 돕겠다며 해피빈 모금에 6244명이 약 1천 만원의 성금을 모아준 것입니다. 덕분에 자오나학교는 연신내역과 혜화역에 설치한 지하철 광고로 학교를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네티즌의 힘으로 게재한 광고는 자오나학교에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임신 6개월인 상희(가명)양은 광고 속 자오나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합니다. 그 후 그녀는 직접 부모님을 설득하고 입학 절차 등을 거쳐 학교에 왔습니다. 청소녀 미혼모가 자원해서 직접 학교를 찾아온 건 개교 후 처음이었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덕분에 학교의 존재를 몰랐던 소녀들, 그동안 청소녀 미혼모와 시설에 대해 편견을 갖던 사람들이 주위 청소녀 미혼모들의 손을 잡고 하나 둘 학교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 소녀들 마음에 꿈을 심는 ‘멘토’ 생기기도 지난겨울, 혜화역 지하철 광고를 보고

[기부 그 후] 혼자가 된 아이에게 사랑을 선물하다

부모와의 이별,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 2014년 9월, 태어나면서 태변을 삼킨 준이. 아이는 곧장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습니다. 그 사이 준이의 친부모는 아이를 두고 떠났고, 준이는 홀로 생사를 오가며 사투를 벌였습니다. 그런 준이를 사랑으로 품은 건 위탁 가정이었습니다. 따뜻한 위탁 어머니와 아버지의 품 속에서, 준이는 자신을 입양해 줄 새로운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은 또다시 갑작스럽게 찾아왔습니다. 2015년 4월, 준이는 갑작스럽게 구토와 함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왔고, 급히 응급실에 달려가 검사한 결과 작은 신장 한 쪽에서 무수히 많은 암 덩어리들이 발견됐습니다. 곧장 오른쪽 신장을 적출하는 대수술이 필요한 상황. 수 천만 원의 진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준이와 위탁 어머니를 연결해준 동방사회복지회는 해피빈에 긴급하게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1326명의 사랑이 일궈낸 희망 지성이면 감천일까요. 모금함 개설 보름 만에 목표액 990만 원이 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하루빨리 수술이 이뤄져야 했지만 준이는 감기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위탁 어머니와 의료진 등이 가슴을 태울 때, 1326명의 후원자들은 준이에게 무수한 응원 댓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첫째도 신생아 때 심장 수술했지만 지금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준이도 잘 이겨내고 건강해지길!아가야, 아줌마도 항암 치료로 투병 중이야. 우리 재발없이 꼭 건강해지자. 사랑한다. 많은 이들의 격려 덕분에 준이는 10시간의 수술을 무사히 버텨냈습니다. 이후 이어진 항암치료는 어찌나 독한지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고 먹는 것은 물론 잠자는 것까지 쉽지 않았지만, 준이는 자신을 응원하는

‘청년 혁신가’가 들려주는 세상 담는 이야기

23일부터 내달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청세담’ 6기 특별 강연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청년 혁신가’들이 예비 소셜에디터들을 만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관하고 현대해상이 후원하는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6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부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 혹은 비영리단체 등을 운영하며,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 청년 5명이 강연자로 나선다. 공강 시간 동안 학생 식당에서 봉사 후 받은 식권들을 취약 계층 학우들에게 기부하는 비영리 대학생 단체 ‘십시일밥’의 이호영 대표(23일), 소아암 환자를 돕는 축구 기부 캠페인 ‘슛포러브’로 유명한 ‘비카인드’의 김동준 대표(30일), 주식 투자로 수백억 자산가가 된 뒤 매년 고액 기부를 실천하는 대학생 박철상씨(10월 7일), 위기 청소년 등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비영리단체 ‘별을만드는사람’의 심규보 대표(10월 14일), 우간다 어린이들을 위한 물통 가방 ‘제리백’을 만드는 박중열 대표(10월 21일)가 순차적으로 강의를 들려줄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8월 26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강당에서는 소셜에디터스쿨 청세담 5기 졸업식이 진행됐다. 청세담 5기 수강생 중 6개월간의 청세담 과정을 모두 수료한 청년은 총 26명. 최우수 졸업의 영예를 안은 김리은씨는 “청세담을 통해 공익 현장을 치열하게 느껴봤다”며 “배운 걸 항상 잊지 않는 언론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이 쓴 졸업 기사는 ‘청년 세상을 담다 Vol.5’란 제목의 오프라인 책자와 이북(e-book)으로 만들어졌으며, 온라인 서점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예술가들이 걱정 없이 ‘전시’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비용 없는 전시’ 기획‧실행하는 벤처 회사, ‘7Pictures’ 전희재 대표 “예술가의 60%가 월 100만원도 못 버는 생활을 합니다. 수백만원이 드는 전시는 ‘그림의 떡’이죠. 결국 작품 대신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다, 예술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카페, 문화공간의 빈 곳들을 활용해 ‘비용 없는 전시’를 기획‧실행하는 벤처 회사, ‘7Pictures(이하 세븐픽쳐스)’의 전희재 대표는 평범한 경영학도이던 대학시절, 1년 동안 좋아하던 아티스트들을 쫓아다니고 인터뷰하면서 예술가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알게 됐다고 한다. ‘재능 있는 예술가들이 많이 알려지고, 이들도 본업으로 자활할 순 없을까’, 수년 간 고민 끝에 그는 지난해 세븐픽쳐스를 시작했다. 덕분에 서울 곳곳엔 예술가들이 부담 없이 재능을 펼칠 장(長)들이 생겨나고, 카페 등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들은 수준 높은 인테리어 효과를 얻고 있다. 이뿐 아니다. 시민들은 세븐픽쳐스의 이름 그대로 7일 내내 생활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 작은 ‘팬심’이 전 대표를 ‘사업가’이자 ‘문화전도사’로 변신시킨 것이다. 하지만 처음엔 그야말로 ‘맨 땅의 헤딩’이었다. 인원은 이전 직장 동료와 지인 등을 포함해 넷 뿐. 모두가 전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시내 카페와 문화 공간 리스트를 뽑아 3개월을 매일같이 뛰어다니고 설득해야 했다. 예술가들을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무작정 50여명의 예술가들에게 메일을 보내 전시 의향을 물었지만, ‘공짜 전시’를 쉽게 믿고 하겠다는 이는 한두 명에 그쳤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첫 전시에서 700만원어치 작품 구매가 이뤄진 것. 비결을 묻자 전 대표는 “‘공간을 하나의 갤러리로 만든다’는 콘셉트가